친환경 농업으로 농업문제 해결할 수 있다

“친환경농업으로 농업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까요?”

지난 17일 농촌희망기획 강좌 ‘비농업인이 바라본 한국 농업 농촌의 미래’에서 정진승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농업 문제의 해법으로 ‘친환경 농업’을 제시했다. KDI연구위원, 환경부 차관, 국제정책대학원장을 역임한 그가 작년부터 관심을 가진 것은 농업이다. 농업을 공부하기 위해 수많은 강의를 쫓아다니고, 현장의 농민들에게 생생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전국을 뛰어다녔다. 친환경농업에 대한 희망은 이러한 발품에서 얻어낸 결과이다.


축산분뇨를 퇴비화해서 사용해야


“우리나라 화학비료 사용량이 OECD 회원 국가 중 가장 많습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 농업의 문제점으로 과도한 화학비료와 농약사용으로 인한 환경오염 유발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선진 농업 국가는 화학비료 사용을 꾸준하게 줄여서 지속가능한 농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정부 권장치보다 40~50% 높게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대비되는 풍경이다.

네덜란드의 경우 1985년 기준으로 2002년까지 질소 사용량을 44.7% 감소시켰지만 한국은 오히려 질소 사용량이 31.5%나 증가했다. 정 교수는 “화학비료 사용은 축산분뇨를 퇴비화해서 줄여나가야 한다.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인 축산분뇨를 퇴비화하면 농업과 환경 모두를 살릴 수 있으며 축산분뇨로도 농작물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100% 공급할 수 있다”고 말한다.

친환경 농업은 농업발전과 환경보전의 조화를 통해 농업의 경제성 확보, 환경보전, 농산물의 안전성 등을 동시에 추구하는 농업이다. 친환경 농업의 국제적 수요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미국, EU, 일본은 친환경 농업이 1990년 이후 연평균 약 10~15% 성장하고 있으며 미국 농무부 경제연구소는 2010년까지 친환경 농업을 미국 시장의 10%까지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다.


친횐경 농업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연구해야


우리나라에서도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인증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정 교수는 “친환경 농업은 지속가능한 농업을 하고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경제성 또한 높다.뉴욕, 워싱턴, 시카고의 농산물 매장에는 친환경 농산품 코너가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사료를 먹인 소와 풀을 먹인 소의 구분을 확실히 하는 등 철저한 인증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정 교수는 “친환경 농산품으로 거대한 중국 시장을 공략해 볼 수도 있다. 친환경 상품으로 농업의 문제를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정 교수는 친환경농업을 육성하기 위해 생산에서부터 유통, 인증제도 정비 등 다양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많은 작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각 지방의 토양의 습도, 바람의 방향, 온도, 영양분 등을 조사한 정부의 토양조사 자료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정부에서 40여년을 조사한 토양 연구 자료는 농민에게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다. “고창은 예전에 수박농사로 유명했지만 한 토양에서 몇 십 년을 수박재배만 하다 보니 이제는 수박농사를 지을 수 없다. 이러한 문제점을 토양연구 자료를 이용해 해결할 수 있다.”고 정 교수는 말한다.

천적을 활용한 농법 또한 중요한 방안이 될 수 있다. 성주의 한 농민은 민간요법으로 동해안의 해초를 이용해 참외 재배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천적을 이용하고 있는 사업자들은 천적을 가지고 장사를 할 생각만 하지, 생태계에 대한 배려나 이해는 부족하다. 정 교수는 “천적을 잘 배양하고 공급가격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해 농민에게 보다 많이 보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 “개개의 농민들이 알고 있는 노하우를 널리 보급하고 과학적 증명을 통한 검증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학적인 유통과 소비자 교육을


생산과 공급을 규모화하기 위한 중규모 단지 조성도 해결안이 될 수 있다. 시설 규모화를 통해 노동비용을 절감하고 대량 생산을 통해 적절한 소비 출하와 가격 하락 유도가 필요하다. 정 교수는 “미국의 ‘스모크잼’처럼 우리도 유기농, 친환경으로 생산된 딸기를 가지고 잼을 만들 수 있다. 친환경 농업의 특성상 부패가 빨리되기 때문에 가공 산업을 연계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친환경 농업은 소량생산, 다품종, 부패의 가능성으로 유통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다. 정 교수는 이러한 문제점은 E-commerce 활용, 도매시장에서 거래 추진, 유통비용 축소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친환경 농산물을 필요로 하는 학교, 병원, 정부 기관에 공급함으로써 유통경로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의 비엔나의 경우 유기 농산물을 병원에 70%, 초.중.고에 40%, 유치원에 80%를 공급하고 있다.

소비자에 대한 교육 또한 필요하다. 소비자들에게 친환경 인증과 친환경 농업에 대한 교육과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한 홍보, 직접 친환경 농장을 방문하도록 초정해서 알리는 방법도 필요하다. 정 교수는 “공산품과 다르게 농산품에 대해서 소비자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철저한 인증시스템으로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주어야 한다. 현재의 인증 기준을 4단계에서 2단계로 단순화하고 신뢰성 있는 인증기관을 선정해 인증절차를 개선해야 한다. 유통시장에서 농산물을 수시로 검사하고 해외 인증 획득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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