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탐구생활

인턴연구원들의 활약상 공개!

안녕하세요! 희망제작소 시니어사회공헌센터 32기 인턴 우주왕(박일주)입니다. 희망제작소에서의 생활도 어느덧 마지막 주에 접어들게 되었는데요. 인턴을 마무리하면서 과연 32기 인턴들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퇴근 후’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인터뷰를 통해 32기 인턴들의 소소한 일상과 일상 속에 담긴 생각을 살짝 엿보았는데요. 비록 허락된 사생활 공개이지만 은밀한 것이 더 위대해 보일까 싶어서^^ 각자의 이름 대신 별명으로 32기 인턴들의 퇴근 후 생활을 여러분께 공개합니다!

생활의 발견! 밥, 술, 운동, 그리고 드라마

퇴근 후 당신의 일상은 어떠한지 물었습니다. 따작은 보통 퇴근 후 닭을 이용한 요리나 덮밥, 비빔밥 등을 만들어서 저녁을 먹는다고 합니다. 따작의 요리 솜씨는 인턴들뿐만 아니라 연구원 몇몇 분들도 인정하실 정도인데요. 매번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텐데 따작에겐 즐거운 일인가 봅니다. 한편 알라코는 퇴근 후 술이 함께 하는 모임을 통해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욕망에 솔직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네요. 추블리 역시 오랜 자취 생활로 인해 스스로 단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식이 강해 퇴근 후엔 밥을 만들어 먹고 청소를 한 후 그에게 잠만큼 중요한 존재인 드라마를 본 다음 최적 수면 환경을 만들어 잠든다 합니다. 출퇴근 시간이 4시간 가까이 걸리는 옐사는 가끔씩 퇴근 후 수영을 즐기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기고 있습니다. 모두들 나름의 규칙을 갖고 적당한 술과 운동을 함께 하는 건전한 생활을 하고 있었네요!

취미생활도 우린 좀 달라

두 번째로 당신의 취미는 무엇이냐 물었을 때 대부분의 인턴들이 전국민이 이력서에 취미로 쓴다는^^;; 독서와 글쓰기, 영화감상이라고 답했습니다. 세슘은 요즘 학교 다닐 때 읽지 못했던 책을 읽거나 독립영화를 보면서 휴학 중에 꼭 하고자 했던 목표 중 하나인 ‘재충전’을 하고 있는 중이라 했습니다. 따작 역시 새롭게 무엇인가를 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을 반복하기를 좋아해서 한 영화를 20번 이상 본 적도 있다고 하네요. 니홍 역시 주로 책을 읽거나 관심 주제에 대해 웹서핑하기를 즐긴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와우는 단순히 책을 읽는데 그치지 않고 좋아하는 구절을 필사하고, 내용을 체화해 실행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에게도 사회적 문제를 직시하는 책들을 함께 읽어보자고 독서모임을 제안했던 그는 요즘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를 읽고 있다고 하네요. 독서와 글쓰기, 영화감상 같은 어찌 보면 누구나 취미로 꼽을 법한 것들도 인턴 동기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특별하게 즐기고 있었습니다. 이런 그들의 취미생활에서 삶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희망제작소 밖 달콤한 나의 도시

전 슬슬 이 친구들의 놀거리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들, 배우러 다니기 참 좋아하는 친구들입니다. 모모는 전에 일했던 시민단체에서 만난 분들과 ‘북촌학당’이라는 곳에서 헌법 세미나 모임을 하고, 최근에 자원봉사활동을 했던 선거 캠프에서 만난 좋은 형이 소개해준 토요일 독서모임에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한편 아는 선배가 만든 의정 자문단에서 부단장을 맡았는데 요새 자주 가지 못해서 아쉽고, 의무감이 느껴진다고도 했습니다. 세슘 역시 매주 참여연대 아카데미 ‘헌법과 민주주의’라는 강의를 듣고 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퇴근 후가 기다려진다고 하네요.

배우고 경험한 것을 직접 글로 쓰고 새로운 정보를 나누는 일에 관심 있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니홍은 인턴십 동안 대략 15개의 강연을 수강했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것들을 블로그에 글로 남긴다고 했습니다. 니홍의 블로그는 포털사이트에서 ‘희망제작소 인턴’이라고 검색하면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와우는 인턴을 하기 전에 다녀온 200여 일간의 배낭여행을 여행기로 남기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의 여행기는 그가 소속된 책 쓰기 코칭프로그램 ‘꿈꾸는 만년필’을 통해 ‘이것도 여행이라고’라는 제목으로 정기적으로 연재되고 있는데, 책으로 발간될 날이 머지 않았다고 하네요! 한편 알라코는 작년 퇴사 이후 돈 안 들이고 놀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혼자 알기 아까운 정보를 나누기 위해 백수 친구들과 Facebook ‘백수문화생활’이라는 페이지를 운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좋아요’ 한 번이 알라코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친구들이 책 이외 다른 것들을 통해서도 지식과 경험을 얻고 있었습니다. 와우는 최근까지 퇴근 후 친구를 도와 소시지 판매를 했는데요. 이를 통해 자본주의 경제에 대해 여러 가지를 느끼고 배웠다고 합니다. 단지 역시 ‘아름다운 서당’에서 주관하는 ‘YLA’라는 프로그램에서 조별 활동을 하느라 무척 바쁜 와중에도 스스로 새로운 것들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꾸결은 주 2회 도봉구 수화통역센터에서 진행하는 기초 수화반을 다녔는데요. 수료식 때 사회도 보고, 앞으로 중급반을 수강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센터에서 자원할동도 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추블리는 약 2년 전부터 학교 친구들과 동아리를 만들어 학대받은 아동들을 돌보는 자원활동을 주말마다 해왔다고 합니다. 사실 요즘 개인적으로 바빠 자주 아이들을 만나러 가지 못하지만 워낙 아이들을 좋아해서 앞으로 다시 자주 자원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노동과 휴식, 그리고 ‘곁’에 대해

여러 질문 끝에 다른 직장과 희망제작소의 차이를 물었습니다. 꾸결은 일반적인 직장들이 열정을 강요하며 야근을 밥 먹듯이 하도록 강요하는 현상이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알라코는 주변 백수들과 직업, 노동이라는 것의 의미가 무엇일지 생각하며 함께 사회적경제를 공부하고 있으며,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진로 관련 웹진을 구상하는 중이라 합니다. 한편으로는 사람들은 어떻게 게으름을 극복하고 생각하는 바를 행동으로 옮기는지 궁금해서 좋아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 이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신의 휴식을 함께 하는 ‘곁’이 있다면 누구냐는 질문에, 따작은 어렸을 적부터 만나온 책 속, 영화 속 사람들을 희망제작소에서 직접 만난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또한 이전 직장에서보다 진정으로 동료의 퇴근 후 삶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틀에 한 번씩 함께 산책하는 강아지 필리비가 곁에 있어 행복하다고 하네요. 그런데 세슘은 그동안 휴식을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만 생각했던 탓에 휴식시간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을 꺼리곤 했던 것이 반성된다며 같이 휴식할 수 있는 ‘곁’을 찾는 것, 스스로 고립되어 소비하려고 했던 시간을 ‘곁’과 함께 누리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라고 합니다. 니홍은 현재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자취생활을 하는 중이라 고향 사람들을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SNS 덕분에 퇴근 후 외롭진 않다고 합니다. 그리고 휴식을 함께 하는 ‘곁’은 누구냐는 질문에 고맙게도 저희 인턴 동기들을 꼽아주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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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인터뷰는 제가 속한 시니어사회공헌센터의 주요 사업인 <퇴근 후 Let’s>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인턴 동기의 제안이었고, 이번 글의 제목은 또 다른 동기의 아이디어였습니다. 저는 이런 똑똑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턴 동기들이 퇴근 후 어떤 삶을 사고 있는지 궁금해서 멋대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글로 옮겼는데요. 저의 부족한 글쓰기 실력 탓에 싣지 못한 귀한 이야기들이 아깝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 너무 열심히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몇 친구들은 너무 바빠 연애를 하지 않고 있다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그건 사실이 아니지만요.^^;)

얼마 전 마무리된 <퇴근 후 Let’s> 6기 수강생들이 퇴근 후에 하고 싶은 일들을 보면 ‘아이와 놀기’, ‘퇴근할 때 택시 덜 타기’, ‘친구 초대해서 밥해주기’, ‘하루 30분 운동하기’ 등이 있었습니다. 퇴근 후 일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을 만들어 내는지, 소소한 일상에서 큰 힘을 발견하는 일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 저는 요새 새삼 느낍니다.

인턴 수료식이 코앞에 다가온 지금, 인턴 동기들은 새로운 출발을 신나게 꿈꾸면서도 새롭게 마주할 현실에 다소 막막해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들이 앞으로 어느 자리에서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소소한 일상에서 큰 힘을 발견할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인턴 동기들이 서로의 퇴근 후 일상에 관심을 갖고 즐겁게 함께 할 수 있는 든든한 ‘곁’을 만나기를 희망합니다.

글_ 박일주(32기 시니어사회공헌센터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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