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첫글을 작성하고 한달만에 글을 작성합니다. 그동안 혹시나 제 글을 기다려 주신 분이 계시다면, 진심어린 사과를 드립니다^^; 지방선거가 큰 이슈였던 만큼 선거와 트위터를 먼저 작성해보려다가 트위터와 사회혁신의 관계를 먼저 풀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사회혁신의 가능성이라는 관점에서 두번째 글을 작성했습니다. 질문도 많이 주시고 고민도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려요!


지방선거 이야기를 잠깐 언급해보자. (선거와 트위터의 관련성은 좀 더 긴 글로 다음번에 찾아뵐 것을 약속 드린다). 지난 6월 2일과 3일로 넘어가는 그 순간에, 많은 사람들이 숨막히는 긴장감 속에서 개표 방송과 트위터를 주목했을 것이다.

한 손에는 텔레비젼 리모콘을 들고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보고, 한 손에는 스마트폰, 또는 마우스를 들고 트위터의 ‘타임라인’을 바삐 살폈을 것이다. 54%가 넘는 투표율과 20대, 30대의 투표율이 증가한 것. 이러한 결과의 이면에는 트위터에서의 투표 독려 트윗(tweet: 트위터에서 작성된 글)들이 큰 작용을 했다고 보는 분석과 고백이 심심치 않다.
 ”사용자
필자는 트위터를 활용하는 내내 ‘이 새로운 소셜 미디어가 사회를 변화시키는 가능성을 갖추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봤고, 이러한 질문에 대한 탐구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사회의 변화는 개개인의 행동의 변화에 기초한다고 본다면 개인의 투표 행위의 변화를 일구어낸 트위터에는 정말 대단한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한 개인의 투표 행위에 대한 변화 뿐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의 행동 변화를 일으킨 트위터. 그렇다면 트위터는 세상을 바꿀수 있는 힘을 이미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닐까?
 
‘사회혁신’을 트윗할 순 없을까

필자는 트위터가 특히 ‘사회 혁신’을 가속화 시키는 페달로 훌륭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사회혁신이란 ‘충족되지 않은 사회적 욕구를 해결하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기존의 자원이나 이론, 아이디어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엮어 사회문제에 접근해 질적으로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자 결과라고 할수 있다.
 
그것은 사회적 비용을 현저하게 줄이거나, 기존의 각 사회 영역들을 새롭게 엮음으로써 시너지를 극대화해 새로운 사회적 자원이나 자본을 형성하고, 새로운 관계망을 구축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사실 사회혁신에 대한 연구와 논의는 한국 사회에서 아직 충분하지 않다)

”사용자

위에 나와있는 단어들은, 사회혁신의 주요 사례로 흔히 일컬어지는 것들이다. 무하마드 유누스를 통해 크게 알려진 마이크로 크레디트나 커피와 초콜릿 등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공정무역은 이미 유명한 개념이 되어 가고 있다. 사회혁신에 관한 다양한 사례들을 살펴보고 이를 정리하려 시도한 영국 영파운데이션의 제프 멀건(Geoff Mulgan) 은 사회혁신의 특징을 3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1) 사회혁신은 그 자체로서 전혀 새로운 것이기보다는 보통 기존 요소들의 새로운 결합이거나 혼합이다.
2) 사회혁신이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보통 조직과 부문 혹은 학제 간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
3) 대부분의 사회혁신은 기술혁신과는 달리 필연적으로 이전에는 분리되어 있었던 개인과 그룹 사이에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만든다.

사회혁신은 위와 같은 특성 때문에 정부, 시장, 시민사회 등의 영역을 넘어 협력하는 거버넌스 속에서 추동되기 쉽고, 희망제작소도 이러한 이유로 다양한 영역의 행위자와의 소통, 협력을 통해 사회혁신을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술이나 디자인, 예술 등 사회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는 영역을 사회적 상상력과 연결하려는 노력도 이러한 사회혁신의 맥락에 토대를 두고 있다.

지저귀고, 흐르고, 섞이고  

영역을 넘나들며 사회적 자원을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시키면서 관계를 만드는 사회혁신, 이것이 도대체 트위터와 어떤 상관이 있을까? 필자는 트위터에서 진행된 자발적 나눔과 캠페인, 또는 자발적 선행을 보며 사회혁신과 트위터가 매우 친밀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1. 필요한 자원에 대한 정보가 다양한 사람에게 신속한 방법으로 전달되는 온라인 파발마

 
”사용자수혈이 필요한 위급 상황에서 한 사람이 트윗을 작성한다. RH- AB형 헌혈해주실 분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위의 트윗은 차례대로 4명에 의해 리트윗(retweet)되었으니 각각의 트위터러가 50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면 50*50*50*50*50=312,500,000 명에게 전달되는 파급력을 가졌다.
 
미아찾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 미아를 찾는 트윗을 작성하고 이것이 전파되어 미아를 찾게 되었다는 소식도 트위터 안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식이다. 리트윗이라는 간단한 행위를 통해서 서로 다른 관심사와 가치관의 사람들이 한 가지 목적을 위해 정보를 나르고, 아주 미미한 수준이지만 긍정적인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누군가에게 선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트위터는 사회혁신을 가속화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2. 다양한 계층과 영역의 사람들이 대화하고 만나는 광장

트위터 안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IT 업계 종사자, 디자이너, 가수, 영화배우, 국회의원, 시민운동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관심 주제를 가지고 쉴새없이 지저귀고 또 지저귄다. (참고: http://koreantweeters.com/ktwitter/list/1/1 )

”사용자
주로 2~30대의 연령층이 활발히 사용하고 있지만 이 사용자들은 트위터 안에서 토론을 벌여 격론이 오가기도 하고, 좋은 캠페인이나 프로젝트를 기획하기도 한다. 계급이나 계층, 직업, 연령이 다른 사람들이 손쉽게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묻고 대답할 수 있다는 점은 각 영역에 고여있는 생각들이나 자원들이 다른 영역으로 흐를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출발지점이다.

이러한 트위터의 ‘사회혁신 친화적’ 성격이 가져온 결과들을 몇가지 예를 통해 살펴보자.

1) 트윗나눔   http://www.twitnanum.org/

”사용자
자신의 트윗 작성수에 일정금액을 매칭하여 자선단체나 공익재단에 기부하기로 한 캠페인으로 누군가의 작은 제안이 담긴 트윗 하나에서 시작되었다. 나눔에 동참하기로 한 사람들은 자신의 트위터 프로필에 작은 리본을 달아 이 행사에 공감하고, 동참하고 있음을 표시했으며, 오프라인 모임과 파티도 진행되었다.

2) 아나바다 기부파티  https://sites.google.com/site/twestivalseoul/home

”사용자김주하 아나운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행사인데, 남을 위해 자신이 사용하던 물건 중 기증하고 싶은 물건을 내어 놓고 이를 판매해 얻은 금액을 기부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이 행사는 의료인, IT 업계, 스포츠인 등 실로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이 참여했는데,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었던 큰 이유는 트위터를 통한 소통과 논의에 있다고 본다.

3) 빛트인 배잼의 탄생   http://wonsoon.com/1577

”사용자
희망제작소 희망별동대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정천식 씨는 트위터 상에서 배 농사를 짓는 어느 분의 배가 저온창고에서 썩어가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정천식 씨는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문가들에게 문의해 배를 어떻게 활용할지 궁리한 끝에 이를 잼으로 만들어 판매하기로 결정했고, ‘빛트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희망별동대 팀이 이를 실행에 옮겼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 역시 트위터를 통한 경계를 넘는 소통과 자원의 연계에 있다고 본다.

아는가? 당신의 트윗이…

트위터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자원을 새롭게 엮을 수 있는 가능성, 특정 영역에 고여있는 정보, 고민, 생각들이 다른 영역과 만나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 오프라인에서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계층과 계급의 사람들이 손쉽게 대화할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당신도 거대한 사회문제를 풀어가는데 있어  중요한 정보를 클릭 한번로 더 많은 이에게 전파하며 즐거운 변화에 일조할 수 있다. 누가 아는가. 당신의 트윗 하나가, 당신이 리트윗한 트윗 하나가 세상을 바꿀수 있을지!

글_사무국 이성은 연구원  (트위터:  http://twitter.com/homospero    블로그:  http://blog.makehope.org/leea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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