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뉴스 ①] “길거리에 엄청난 흉기가 서 있어요!”

[##_1C|1402241668.jpg|width=”670″ height=”502″ alt=”?”|19일 오후 1시 시각장애인들 50여명이 서대문역에서 ‘길거리 볼라드’가 담긴 사진을 들고 고충처리위원회로 행진하고 있다._##]이 포토뉴스를 포함해 시각장애인들의 고충과 그 해소방안을 나름대로 요약, 정리한 자료는 맨 아래 한글파일로 별쳠돼 있습니다. 이 포토뉴스의 사진은 사회창안센터 인턴 최승호님이 수고해주셨습니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올라가 있습니다. <사회창안센터 안진걸 알림>

“시각장애인도 제발 안전하게 걷고 싶다!”

4월 19일 오후 1시, 50여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서대문에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호소하는 내용을 담은 집단 고충민원서를 국민고충처리위원회(이하 고충위)에 제출하기 위해서였다. 주로 서울에서 온 시각장애인들이었지만 멀리 인천에서 어렵게 참여한 시각장애인들도 눈에 띄였다.
[##_1C|1366355564.jpg|width=”670″ height=”502″ alt=”?”|고충위로 가는 그 짭은 길 와중에도 곳곳에 볼라드가 서 있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협적으로 기다리고 있는 볼라드의 모습._##]그렇게 모여든 50여명의 시각장애인들과 시각장애인단체 성음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희망제작소, 인터넷희망방송은 서대문 전철역에서 ‘길거리의 흉기’ 볼라드가 담긴 사진을 들고 국민고충처리위원회까지 행진한 후 고충위 민원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정식으로 집단 고충민원서를 고충위에 전달했다.
[##_1L|1342380769.jpg|width=”670″ height=”893″ alt=”?”|실제로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볼라드에 부딪히고 있다. 성음회 양냠규 회장이 부딪히는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_##]이날 기자회견에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허주현 전남지소장은 “무분별하고 규격에 맞지 않게 설치된 볼라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며 “대부분의 시각장애인들의 볼라드로부터 피해를 당했거나 큰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각장애인들, 고충위에 집단 고충민원서 제출

이어 시각장애인 단체 성음회의 양남규 회장은 “국민에게 보행권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시각장애인에겐 그렇지 못하다”며 “이제부터서라도 시각장애인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권리를 위해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나가자”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희망제작소 안진걸 사회창안팀장은 “볼라드뿐만 아니라 음성안내 없는 교통신호등 등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있다”며 “이날 행사와 집단 고충민원서 제출을 계기로 지속적인 캠페인을 전개하자”고 제안했다.

비장애인들도 걸려 넘어질 정도로 늘어난 볼라드

한 시각장애인 참가자는 기자회견이 끝날 무렵, 볼라드로 인해 다친 다리를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시간이 많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멍자국이 선명했다. 시각장애인들이 볼라드에 대한 고충민원서를 왜 제출하게 됐는지를 생생하게 설명해주는 사례였다.

이날 시각장애인들이 제출한 고충민원서에도 인도에 세워져 있는 볼라드(주차방지돌기둥)로 인해 충돌사고를 겪은 시각장애인 70여명의 피해사례가 실명과 함께 첨부돼있었다.
[##_1C|1072432120.jpg|width=”670″ height=”502″ alt=”?”|고충위 1층 로비에서 시각장애인들이 ‘안전한 보행환경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_##]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서 민원서류를 직접 접수받는 고충위 김재관 시민협력팀장은 “시각장애인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며 “오늘 집단 고충민원이 정식으로 접수된 만큼 관계부처, 지자체 등과 협의해 전국적으로 실태를 파악해 최대한 빨리 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_1C|1122748866.jpg|width=”670″ height=”502″ alt=”?”|이날 행진과 기자회견을 준비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허주현 전남지소장(좌)과 양남규 성음회장(우)._##]한편, 많은 참가자들이 음성안내 없는 신호등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이 문제에 대한 대책도 호소하였다. 음성 안내 없는 신호등이 과반수에 이르며 그나마 음성안내기가 설치된 교통신호등의 상당수가 고장이라는 것이었다. 지난 2005년 제정된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이 있지만, 그 내용이 부실할뿐만 아니라 그나마 있는 규정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성토도 이어졌다.
[##_1C|1398665242.jpg|width=”670″ height=”502″ alt=”?”|시각장애인들은 급속히 늘어난 볼라드에 대해 공포수준의 위협을 느낀다고 이야기한다. 볼라드 앞에서는 정말 조심하는 모습이었다._##]앞서 희망제작소는 지난 3월 13일 국민고충처리위원회와 공동으로 개최했던 ‘시각장애인 고충과 그 해소방안에 대한 사회창안포럼’에서 논의됐던 내용을 바탕으로’시각장애인 고충과 그 해소방안에 대한 정책제안서’를 정부 관련 부처에 제안해놓은 상황이다.
[##_1C|1201569776.jpg|width=”670″ height=”502″ alt=”?”|음성안내도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혼자라도 있는 경우도 건너지도 못하고 전정긍긍할수밖에 없다._##]모든 행사가 끝난 뒤 시각장애인들은 점심을 먹기 위해 건물 밖으로 나와 다시 지하 1층으로 걸어 내려가야 했다. 하지만 계단의 간격이 매우 커 시각장애인들에게 상당히 위험해 보였다. 이처럼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이동을 위협하는 ‘관성’과 ‘부주의’는 사회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한 시각장애인의 말이 귓가에 생생하다.

“어떻게 된 게, 우리나라는 길거리에 엄청난 흉기가 버젓이 서 있고 늘어나고 있어도 아무도 조치를 안 한다.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들도 다치고 있는데도….”

[##_1C|1013940714.jpg|width=”670″ height=”1011″ alt=”?”|서울대입구역 부근의 쇠 볼라드. 지금도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 사진 :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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