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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부리말 아이들> 과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두 소설 속 인천은 고단하고 슬프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주 무대인 만석동은 지금은 그 모습이 많이 변했지만, 인천의 대표적 빈민촌으로 오랫동안 헐벗고 가난했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은 어떤 모습일까. 인천을 연고로 하는 야구팀 ‘삼미슈퍼스타즈’는 전혀 슈퍼스타스럽지 못했다. 촌스러운 팀 로고는 그렇다치고, 실력마저도 형편없었다. 만년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다 결국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져갔다.

그 후에 나는 동인천 시장통에 있는 한 낡은 분식집에서 다시금 삼미를 만날 수 있었다. ‘삼미슈퍼스타즈 증정’ 문구가 박혀있는 지저분한 대형거울이 바로 그것이었다.

두 소설을 읽은 후, 내가 4년째 살고 있는 이 도시 인천은 내게 왠지 미묘한 매력을 지닌 도시로 다가왔다. 거칠고 투박하지만 그래서 더 인간적으로 느껴진달까. 이번 총선때 투표율 꼴찌로 총4연승을 기록했을 땐 정말 ‘헉’했지만.

많은 항구 도시가 그렇듯, 인천도 떠나온 사람과 떠나갈 사람으로 가득한 도시다. 새로운 삶을 찾아 인천으로 온 사람들은 떠나지 못해 터전을 잡았다. 그러나 책 속에서도 그렇듯, 인천에는 희망이 있고 물론 자랑스런 역사도 있다.

80년대 인천은 노동운동의 중심지였다. 86년 5월 3일 인천 시민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신한민주당의 개헌추진위원회 경인지부 결성대회가 시위로 무산된 사건은 후에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되기도 하였다. 독재 정권하에서 노동·민주화 운동으로 치열하게 싸워온 사람들은 지금 인천 땅 곳곳에서 시민운동으로 그 맥을 지켜나가고 있다.


그러나 시민운동단체들은 너나없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러한 재정적 어려움을 해결하고 자립성을 보장하고자 만들어진 단체가 바로 인천시민운동지원기금. 인터뷰를 하기위해 김영훈 사무국장을 만났다.

”?”인천의 뿔뿌리시민운동을 지원합니다

인천시민운동지원기금은 작년 5월 인천지역에 있는 시민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인천연대 재정위원회에서 법인 설립을 처음 추진하기 시작한 지 3년만이었다.

처음 자본금은 개인후원과 인천에 있는 중소기업 등 기업후원을 통해 모아졌다.

“기업이 일반 시민단체를 후원할 때 소득공제 문제 등 어려움이 있어요. 기업들이 시민단체를 더욱 손쉽게 후원할 수 있도록 하는 일도 우리의 역할이죠.”

지원단체 선정은 프로젝트 심사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지원이 필요한 단체가 사업계획서를 내면 이를 심사위원이 심사하여 결정하는 단계를 거친다. 심사위원은 교수나 언론인, 시민단체 관계자 등 각계 각층 인사들로 이루어져 있다.

사업은 일년에 한번 이루어지며 작년엔 지원을 신청한 7개의 단체 가운데 3개 단체를 지원하였고, 올해는 12개 단체 중 7개 단체를 후원하였다. 모두 천만원의 지원금이 시민단체의 활동을 위해서 쓰여졌다.

지원 후에는 각 단체가 제출하는 보고서를 통해 활동을 평가한다.

연말에는 모범사례를 선정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상금이 천만원 가량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라고. 상이름은 ‘인천풀뿌리시민운동상’. 공모를 통해 3개의 단체를 선정하는데 지역문제를 해결하거나 지역발전을 위한 창조적 활동을 했다면 언론사, 시민단체, 개인 누구나 참가 가능하다.



광주에서 걸려온 전화


“가끔 인터넷을 통해 저희을 접한 지방의 단체에서 연락이 오기도 해요. 저번엔 광주에서 도와줄 수 없냐고 연락을 받았죠. 하지만 저희는 법적으로 인천에서만 활동할 수 있기때문에 어쩔 수가 없어요. 미안한 마음이 들죠.”

타 지역의 지원기금같은 활동이나 단체에 대해 묻자 인천시민운동지원기금을 제외하고는 서울에 위치한 ‘시민운동지원기금’이 유일하다고 대답한다. 인터넷사이트를 검색해보니 그 마저도 가장 최근 글이 2006년이다.

선정은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지 않는, 재정적으로 어려운 단체를 중심으로 사업이 얼마나 창의적인지, 사회적으로 파급이나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인지, 일반 시민들이 참여 가능한지 등을 기준으로 한다.

”?”작년의 경우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의 ‘상근자 간부 재충전 및 지도력 향상을 위한 리더쉽 학교’와 뫼골지역복지센터의 ‘산곡·청천지역 주민의 이웃 찾기를 위한 동네 사랑방 만들기’, 그리고 인천노인복지협의회의 ‘홀몸노인 생활지원을 위한 사랑의 밑반찬 나눔’ 등의 사업을 지원했다.

“올해는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로 된 놀이터 환경을 개선하는 일과 이주노동자와의 혼인 등으로 이루어진 다문화가족, 또는 한국사회에 적응이 필요한 가족들을 위해 문화공동체를 여는 일에 지원했습니다.”

연말에 있었던 ‘후원의 밤’에 지원받은 단체에서 무료로 축하공연도 열었다고 한다.

“인천시민운동지원기금의 지원을 받은 프로젝트가 성공적이거나, 지원을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단체와 시민운동가들을 보며 보람을 느껴요. 실질적인 결과물이 있을 때는 너나 할 것없이 기뻐하죠”



상근자분들 건강검진 받으세요


시민단체의 상근자들은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일한다. 대부분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급여를 받으면서 기꺼이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4대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경우도 많고 근무 환경, 복지 수준 역시 일반 직장하고는 차이가 크다.

이러한 시민단체의 상근자들을 위해서 인천시민운동지원기금이 실시하고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바로 그들을 위한 무료 건강검진이다. 인천에 위치한 한 종합병원과 연계하여 일반적인 수준의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시민단체에서 일하고 있는 전임 상근자는 누구든지 소속단체의 추천을 받으면 신청 가능하다. 아직은 30명 정도의 상근자들만을 지원하고 있지만 앞으로 후원기금의 규모에 다라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인천을 위한 시민운동, 함께 후원해요


이 밖에도 인천NGO박람회나 시민단체활동지원을 위한 월례강좌 등의 다양한 사업도 추진중에 있다.

2년동안 기금활동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물으니 단체가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업의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는 점이 가장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수십개 단체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지원사업에 프로젝트를 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우선 가장 중요한 일은 활동을 알리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인천시민운동지원기금에 대해 알아야만 후원금액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기금의 규모를 늘려야만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주지 못하는 단체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을 것이다.

김국장은 기금의 활동이 단순히 인천지역 단체를 지원하는데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기부문화를 활성화하는데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민운동의 발전은 곧 지역의 발전이다. 인천시민운동지원기금이 인천의 풀뿌리시민운동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비옥한 토양으로 자리잡아 인천을 더욱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길 바라는 마음이다.





[글_해피리포터 고정은/ 사진제공_인천시민운동지원기금]




인천시민운동지원기금

홈페이지 : http://www.icngofund.org/
주소 : 인천광역시 남동구 간석3동 108-12 3층 301호
전화번호 : 032) 437-8311
이메일 : incheonfund@hanmail.net




‘해피시니어’는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쌓은 은퇴자들이 인생의 후반부를 NPO(비영리기구 : Non-Profit Organization) 또는 NGO(비정부기구 : Non-Government Organization)에 참여해 사회공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NPO·NGO에게는 은퇴자들이 가진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연결해주는 희망제작소의 대표적인 대안 프로젝트입니다.

본 프로젝트에 함께 하고 있는 ‘해피리포터’는 NPO,NGO들을 직접 발굴 취재해, 은퇴자를 비롯한 시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는 대학생 시민기자단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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