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희망제작소 24] 시민의 길동무 택시, 함께 바꿔요

우리나라에는 왜 소형 택시가 없는가?
경차 택시 도입은 상황과 형편에 맞는 택시 선택권을 택시 사용자에게 주는 것입니다. 경차 택시를 운행하면서 현재 기본요금 1천900원, 168M 당 100원인 주행료(서울 기준)보다 낮은 수준의 요금을 책정하면(즉, 소형, 중형, 대형 등 차종에 따른 다양한 요금체제가 책정) 소비자의 선택 폭도 높아지고 그에 따른 친환경적인 경차 택시 운행이 늘어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경차 택시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 정부의 보조금이 필요하며, 경차 택시를 장려하는 정책적 접근 또한 필수적입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영업용 택시의 배기량 제한 규정이 없습니다. 소형, 중형, 대형, 모범 등으로 배기량이 명시되어 있을 뿐, 나머지는 업체 자율입니다. 물론 소형 택시를 운영하는데 딱 떨어지는 택시가 없어서 구조 변경 등에 추가 비용이 들지만, 택시 업계와 완성차 업체들도 수익만 따질 게 아니라 에너지와 환경에 관심을 갖고 작은 택시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여성 전용 택시 – 여성 승객 뿐만 아니라 여성 운전자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해요
사단법인 문화미래 이프가 ‘여성전용콜택시 성명서’를 내기 전, 여성 운전자를 인터뷰한 사례에 따르면 “여성 운전자들 또한 술 취한 남성들이 타면 불안하고 위협을 느낌. 여성전용 콜 택시 문제는 비단 여성 승객뿐만 아니라 열악한 근무 조건의 여성 운전자들의 입장에서도 고려되어야 할 부분. 여성운전자와 승객 모두가 겪는 심리적인 위축에 대한 대책이 필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여성 승객들이 운전자에 의해 느끼는 ‘심리적인 위축감’, ‘실제 성폭행 혹은 성희롱 사례’ 도 있지만, 기존의 남성 운전자 위주의 택시 운행에 의해 여성운전자들의 안전 또한 제고가 필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올해 9-10월 중 서울시가 도입하려는 안심 서비스와 브랜드 택시 사업은 환영할 만합니다. 하지만 여성들의 경우 이러한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동성의 운전자 혹은 승객이 탑승할 경우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부분을 간과할 수 없고, 이러한 서비스적인 차원의 확보와 더불어 여성 운전자 인원 확보에도 힘을 써야합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여성의 밤 문화에 성폭행뿐만 아닌 위협 사례를 제거하기 위해서라도 여성 전용 콜 택시는 적극 추진되어야 합니다.

관용차를 관용 택시로!
‘관용(업무용)택시’란 행정기관이나 기업체 등에서 업무용으로 사용할 교통수단이 필요한 경우, 콜택시 업체와 사전 계약을 통해 콜센터에 연락하여 택시운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를 말하는 것으로 이미 서울시의 여러 구와 대구, 창원 등에서 택시문제 해소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관용차와 관용 택시가 병행되어 운영되는지 여부는 보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한 내용입니다. 아이디어 제안자이신 금홍섭 님을 비롯하여 여러분들이 관용 택시를 도입하여 관용차로 인한 세금낭비와 사적유용을 방지하고 침체되어있는 택시 업체들을 살리자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편집자 주>
“시민의 길동무 택시, 함께 바꿔요”
[이건 어때요? 시민의 Idea가 세상을 바꾼다]

이보현(31)

금홍섭(39)

이현수(31)

택시는 늦은 밤 귀가길이나 급한 일이 있을 때 목적지에 빠르고 편리하게 데려다 주는 시민의 길동무 이다. 서비스도 날로 진화해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콜택시, 현금이 없어도 신용 카드 결제가 가능한 카드 택시 등 만능이다.

이제 편리함을 넘어 ‘안전, 환경, 공익을 위한 21세기형 택시’로 거듭나는 건 어떨까. 늦은 밤 귀가하는 여성을 위한 전용택시, 대기환경을 고려한 경차택시, 공공기관의 업무에 쓰이는 업무택시 등 한국일보와 희망제작소가 아이디어를 모았다.

“여성 전용 도입… 밤길 안전하게”

늦은 밤 택시를 이용하는 여성들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여성으로 살아가며 각인된 ‘무의식적 공포’다.

직장인 이보현(28)씨도 마찬가지다. 이씨는 택시에서 ‘험한 꼴’을 당한 적은 없지만 마음 놓고 타는 게 쉽지 않다. 그는 “폐쇄 공간인 택시 안에서 여성은 무방비 상태”라며 “기사의 인격을 의심하는 게 아니라 밤길을 혼자 걸을 때 무서운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남자 친구나 직장 동료가 함께 택시를 타 주거나 차량 번호를 적어 두는 등 ‘챙겨 주면’안심이 되긴 하지만 ‘매번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안심 택시’를 위해 “지방자치단체나 검증된 단체에서 여성전용 콜택시를 운영해 달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기사도 여성이면 금상첨화다.

해외에서는 여성전용 콜택시가 인기다. 러시아 모스크바에는 지난해 8월 ‘핑크 택시’가 등장해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영국 워링턴에서 15대로 시작한 ‘핑크레이디 택시’도 런던 등 대도시로 뻗어가고 있다.

서울시도 이르면 9월‘브랜드 콜택시 활성화 사업’의 하나로 여성전용 콜택시를 도입한다. 하지만 시 택시 기사 9만5,000명 중 여성은 840여명에 불과해 여성 기사만으로 운영하기는 힘들다. 희망제작소는 “다른 지자체도 여성전용 콜택시 도입을 시급하게 논의해 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고급 관용차 대체… 혈세 아끼게”

시민운동가 금홍섭(39)씨는 최근 대전의 한 공기업에 들렀다 종일 주차 돼 있는 3,500cc 최고급 검은색 관용차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주로 고위 공직자의 출퇴근에 이용되는 고급 관용차는 ‘굴러 다니는 혈세’다. 관용차를 둘러싼 잡음도 끊이지 않는다. 관용차를 가족과 함께 사적 용도로 사용하거나 더 큰 차로 자주 바꾸는 폐해도 적지 않다.

금씨는 관용차 폐지 캠페인을 벌이던 중 관용차를 업무택시로 대체하면 운영비 절약과 대중교통 활성화 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금씨는“관용택시를 도입해 업무상 필요할 때만 이용하는 건 어떨까요”라며 16일 사회창안센터에 아이디어를 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 등은 지난해부터 관용차 대신 업무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서울시와 도시철도공사 등 시 산하기관은 지난해 10월 업무택시를 도입했다. 동작 금천 등 시내 7개 자치구도 동참했다. 전북도는 개인택시 5대를 도입, 월 100만원을 지급한다.

비용절감 효과는 도드라졌다. 도시철도공사의 경우 관용차 이용 때보다 운영비의 60~80%가 절감됐다. 택시 수요창출과 교통환경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업무택시 운영의 부작용도 있다. 기존 관용차량 수를 줄이지 않거나 공무원출장비 규정에 따라 예산을 이중 지원하기 때문이다. 희망제작소 안진걸 팀장은 “업무택시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관용차량 축소 및 관련 규정 개정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차 보급… 싼요금 혜택 누리게”

직장인 이현수(31)씨는 “왜 우리나라 택시는 중ㆍ대형차 일색일까”하는 의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물론 승차감이나 안전 측면에서 보면 중대형차가 낫다. 하지만 정부가 경차에 대해 각종 세금과 이용료 혜택을 주면서 보급 확대에 나서는 마당에 800~1,000cc의 ‘경차 택시’가 없다는 사실을 납득할 수 없다.

이씨는 “가까운 거리나 승객 1명만 탈 경우에는 경차 택시가 여러모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차량 구입비, 연료비가 적게 드는 만큼 요금 혜택을 주면 택시 회사와 승객 모두 이익”이라며 “친 환경적 이미지에 아기자기한 느낌까지 있으니 도시 미관에도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실제 경차는 아니지만 2,000cc택시를 1,600cc급으로 바꾼 일진운수에 따르면 2,000cc택시가 하루 평균 190㎞ 주행(가스 32ℓ)으로 11만6,000원을 번 반면, 1,600cc택시는 같은 거리를 25ℓ로 달려 12만2,000원을 챙겼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은 영업용 택시를 소형(1,500cc 미만), 중형(1,500cc 이상), 대형(2,000cc 이상), 고급형(3,000cc 이상)으로 구분한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 회사들이 수익을 이유로 경차 택시 공급을 꺼리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희망제작소 정기연 연구원은 “고객 선택권의 다양화 등 측면에서 경차 택시를 장려하는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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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기자 wookim@hk.co.kr
이현정기자 agada20@hk.co.kr

입력시간 : 2007/07/17 20: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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