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혁신 둘러보기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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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희망제작소 사회혁신센터는 우리 사회의 변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사회혁신’이라는 개념 아래 살펴보고 이를 더욱 촉진하기 위해 한국 사회혁신 사례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6월부터 10월까지 4개월 간 20여 명의 관계자 인터뷰ㆍ문헌 조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영문 사례집 한국 사회혁신 둘러보기(A guided Tour of Social Innovation in South Korea)’ 로 묶어냈고, 2011 아시아 NGO 이노베이션 서밋 에서도 공유했습니다. 영문으로 발간된 본 사례집을 챕터별로 한국어로 번역해 소개합니다.


5.4 하자센터

하자센터의 정식 명칭은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이다. 하자센터는 인류학자와 사회학자, 젊은 문화 기획자들이 모여 대학입시 고득점 취득에만 맞추어진 공교육에서 탈피한 청소년들의 진로 교육을 위해 설립되었다. ‘하자’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처럼, 하자센터의 프로그램은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스스로 자신들의 작품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하자센터는 청소년들이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주도해 나가고, 공동체를 함께 만들고, 사회에 기여하고, 미래 창의적인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훈련하고,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아시아의 젊은이들과 교류하도록 문화 프로그램들을 기획, 개발하여 청소년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공교육 시스템에 잘 적응하지 못한 많은 청소년들이 하자센터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고, 하자센터의 프로그램에서 배운 경험과 문화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신들만의 독립적인 길을 찾아가고 있다.

사회적 요구

1998년, 한국 사회는 전례에 없었던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게 되어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게 되었다. 그 결과 한국시장은 외국 기업들에게 대폭 개방되기 시작하였다. 많은 사람들은 직업을 잃었고, 청소년들은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1998년 이후로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은 대폭 증가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더이상 ‘평생직장’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청년들로 하여금 안정적인 직장을 갖기 위한 무한경쟁에 뛰어들게 하였고, 청년들은 안정된 직장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이 공교육과 사교육 모두를 포함한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입시만을 위하는 획일적인 모습으로 바꾸어 버렸다. 이러한 교육 환경에서는 문화영역 등에 재능이 있는 창의적인 젊은이들은 완전히 도태될 수밖에 없었다. 정규 교육기관에서 도태된 많은 청소년들은 학교를 그만두었지만, 학교교육 없이 성인이 되어 독립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훈련을 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것도 어려웠다. 뿐만 아니라 명문대학을 졸업한 후 고액 연봉을 받게 되는 직장을 찾은 청년들조차도, 종종 자신이 하는 일을 즐기지 못하고, 삶에 있어서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있다.

사회혁신 프로그램

하자센터는 서울시 산하의 청소년센터 중 하나이다. 공식 명칭은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이나 별칭인 하자센터로 더 잘 알려져 있다. 1999년 연세대학교의 인류학자, 사회학자들과 문화기획자들이 모여 만든 팀에게 서울시가 그 운영을 위탁하게 되었다.[47] 하자센터는 초기에는 탈학교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과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 학교 외 여가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기획하여 제공하였다. 지난 10년 동안 하자센터는 꾸준히 성장하였고, 현재는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 다섯 개의 대안학교, 청년 창업 지원 프로그램, 사회적기업 파트너십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국제 교류 프로그램과 컨퍼런스를 기획하고 청소년 및 청년과 창의에 대한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하자센터는 청소년들을 위해 짧게는 하루 2시간부터 주말, 5개월 등 다양한 기간과 내용을 가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가장 많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은 ‘일일체험프로젝트’로 1회 2시간 영화감독, 가수, DJ, 사진가, 모델,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과 같은 다양한 직업들을 체험해보는 것이다. 수개월 동안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은 주로 토요일에 진행되기 때문에 공교육 청소년들도 참여할 수 있다. 장기 프로그램과 대안학교에서 청소년들은 영화, 연극, 뮤지컬, 록파티 등과 같은 문화영역의 창조활동을 하게 된다. 장기 프로그램과 대안학교에 참여하면서 청소년들은 대학 진학이나 취업을 물론 사회적기업이나 마을기업 등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자신들만의 공동체나 그룹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하자센터는 이들이 만든  팀이 사회적기업 등 조직을 갖춘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사업계획, 마케팅, 재무, 영업 등에 대한 멘토링과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2012년 현재 하자센터에서 인큐베이팅한 예비 사회적기업 중 아홉 개가 노동고용부의 승인을 받은 사회적기업이 되었고, 최근에는 청년 창업을 준비하는 팀들이 지원을 받고 있다. 하자센터 출신이면서 최초로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된 노리단은 재활용자원으로 다양한 타악기를 만들고, 공연을 하는 공연 기획사이다.[48] 노리단은 2004년 하자센터 내 문화 프로그램으로 시작하여 지금은 68명의 정규직원을 두고 연간 200회의 공연과 1,000회의 워크샵을 개최하는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최근에는 커뮤니티 디자인 사업도 진행 중인데, 마을의 놀이터를 디자인하고 짓는 일이다. 직원의 40% 정도가 10대와 20대로 이루어져 있을 정도로 하자센터 출신의 청소년이 중심이 되어 운영되는 회사이다. 노리단은 서울이 아닌 지역으로도 확장을 시작하였는데, 2011년 부산에 최초로 하자센터 외부에 위치한 노리단이 창단되었다. 이 외에도 청소년, 결혼이주여성 등이 결합한 요리기업 오가니제이션요리[49], 공정 무역 여행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여행 회사인 트래블러스 맵[50], 쓰레기를 업사이클링하여 디자인 제품을 만드는 리블랭크[51]와 같은 사회적기업도 역시 하자센터에서 인큐베이팅된 기업들이다. 이러한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하자센터에서 문화 기획자로 성장한 청년들은 사회를 변화시켜 나가면서,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사업체를 책임지고 있는 사회적혁신가가 되어 가고 있다.

사회적 효과

하자센터의 장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의 대부분은 탈학교 학생들이다. 본래 탈학교 학생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하여 교육의 기회를 찾는 것이 어려운 형편인데, 하자센터에서는 이들에게 자신의 삶을 즐기고 자신을 다시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고 있다. 청소년들에 의해 시작된 예비 사회적기업을 포함한 사회적기업은 탈학교 학생들이 그들의 미래로 고려해 볼 수 있는 좋은 선례가 되고 있다.

12년간 하자센터의 활동을 지켜본 하자센터 전효관 센터장은 하자센터에 대해 청소년들과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특별한 공간이라고 말하였다. 미리 만들어진 교육 프로그램에 따라 간단한 기술만을 가르치거나 청소년들이 시간을 때울 수 있는 공간만을 제공하는 다른 청소년센터와는 달리, 하자센터는 청소년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관찰하면서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이 무엇인가를 창조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이러한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하자센터의 판돌(하자센터의 스태프를 지칭하는 말) 그들의 진정한 돌봄과 관심을 받는 청소년들(하자센터 내부에서는 죽돌이라고 부른다) 사이에 형성된 개인적 관계이다. 전효관 센터장은 한국의 청소년 프로그램 대부분은 청소년들과 가깝게 일하지 않는 공무원, 정책입안가, 혹은 선생님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세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삶에 있어서 가장 예민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 역시 빠르게 변하고 있다. 따라서 하자센터와 같은 청소년 프로그램 기획자는 항상 청소년 가까이에서 일해야 하고, 그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실행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이러한 깨달음에 기초한 하자센터의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들은 서울시 교육청 소속 교육 공무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하자센터는 서울시 교육청과 많은 일을 함께하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은 학교운영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권한을 학교장에게 주고,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추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시범 혁신학교들을 지원하고 있다. 하자센터는 학교 내에 카페나 정원을 만들어 학생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혁신학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하자센터는 서울 시내 특성화고를 대상으로 학생들이 미래를 위해 창의적으로 상상하고 계획할 수 있도록 돕는 ‘창의캠프 C-cube’와 ‘커리어위크’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하자센터는 공립학교의 공식 커리큘럼에 포함되어 있지 않는 혁신적인 교육 프로그램들을 어떻게 만들고 운영할지에 대한 전체적인 윤곽을 서울시 교육청에 제시하고 있고, 서울시 교육청의 교육 공무원들은 하자센터의 혁신 교육 프로그램들을 천천히 배워나가면서 많은 협력 사례들을 시도해보고 있다.

사회혁신 여정

아이디어 제안과 모델 시작

서울시는 20여 개의 청소년센터를 설립하여 소유하고 있고, 각 센터의 운영은 외부 위탁에 맡기고 있다. 1999년 인류학자인 연세대학교 조한혜정 교수는 연구원들 및 박사과정 학생들과 함께 팀을 꾸려 서울시립 청소년직업체험 센터를 3년간 운영하는 제안서를 제출하였다. 인류학자로서 조한혜정 교수는 인류와 사회에 있어서 문화와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었고, 한국의 청소년 문제는 규격화되고 기능적이기만 한 교육 프로그램에 기인하고 있다고 진단하였다. 연세대학교 팀은 청소년들이 즐길 수 있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미래의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문화 프로그램들을 기획하였다. 이 문화 프로그램들은 청소년들이 함께 모여 그룹을 지어 작업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프로그램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은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고, 공동체와 사회라는 것의 존재와 의미를 인지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1999년 12월 조한혜정 교수의 팀과 3년간 위탁 운영 계약을 체결하고,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는 하자센터라는 별칭과 함께 개소한다.

하자센터의 초기 프로그램 대부분은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졌다. 하자센터는 워크샵 스튜디오를 만들고, 각 스튜디오 내에서 성인 문화 창작자들이 직접 문화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운영하도록 하였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문화 기획자들은 청소년들을 견습생으로 두고, 자신들의 철학과 기술을 가르치며 문화 작품을 함께 창작해 나간다. 하자센터가 운영한 문화 프로그램은 대중가요 창작과 록 밴드 운영, 문화파티와 밴드 콘서트 기획, 요리 프로그램, 연극 영화 제작, 벽화 작업 등이 있다.

지속가능한 모델 실현

하자센터의 문화 프로그램은 두 가지 방향으로 성장하였다, 하나는 청소년들의 창의성을 기르는 특별 프로그램과 대안 학교들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적기업을 인큐베이팅 하는 것이다. 하자센터는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문화 창작의 경험이 젊은이들에게 장기적인 재정 독립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한계를 알게 되었다. 청소년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즐겁게 시간을 보내며 쌓은 기술과 지식이 그들의 취업을 보장하지는 못했다.

하자센터는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의 더 크고 조직적인 계획을 시작하였고, 그것은 청소년들이 문화 프로그램 및 대안학교에서 습득한 기술과 경험을 가지고 스스로를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신나는 문화 작품을 창작하는 전문적인 기술을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함께 하던 문화 작업을 통해 직접 그들만의 팀을 만들어 사업모델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여 청소년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일자리를 만들수 있도록 하는 계획이었다.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그들의 활동들을 서로 연결해주고,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

청년들들이 스스로 직업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창의성이다. 하자센터는 이제 특화된 프로그램과 대안학교를 통해 청소년들이 창의성을 기르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창의 캠프, 창의 서밋, 창의 워크샵, 국제 교류 프로그램들을 통해 청소년들의 창의성을 육성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또한 직접 운영하고 있는 하자작업장학교(문화작업)와 연금술사 프로젝트(창업)을 비롯해 오가니제이션 요리에서 진행하는 영셰프(요리), 트래블러스맵 산하의 대안학교 로드스꼴라(여행), 유유자적살롱에서 진행하는 ‘집 밖에서 유유자적'(음악) 등 다섯 개의 대안학교 및 대안교육 프로젝트 등을 통해 청소년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젊은이들이 직업을 발견하고 만들어내고 또한 자신들의 사업을 직접 시작할 수 있는 자신감과 용기를 가질 수 있을 만큼 창의적이 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 하자센터는 믿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이미 독립한 사회적기업들과는 다양한 네트워크 연계 및 공동사업을 통해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고, 사회적기업 설립 등을 목표로 하는 청년 창업팀들에게 멘토링과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하자센터가 배출한 사회적기업들은 서울시와의 협약을 거쳐 적정한 임대료를 내고 하자센터 내 공간을 사무실로 제공받고 있으며 같이 입주해 있는 동료 사회적기업 및 청년 창업팀들, 상주 문화작업자들, 하자센터 내부 스태프 등 ‘하자마을 사람들’과 지식, 경험 등을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서울시와의 첫3년 계약 종료 이후 하자센터는 청소년센터 위탁 운영 재계약을 3회 연속 성공적으로 맺었다. 지난 12년 동안 서울시와 하자센터는 한 걸음씩 신뢰를 쌓으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는 1년간 15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이 보조금은 대부분 직원들의 임금으로 쓰인다.[52] 서울시가 지급하는 보조금 이외의 수입은 매년 약 40억 원 정도인데, 이것은 하자센터가 공공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이거나, 청소년들과 중고등학교 대상 문화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해 발생한 수입이다.[53]

규모 확대

하자센터의 첫 번째 자연스러운 규모 확대 방안은 사회적기업을 창업시키는 것이다. 노리단과 오요리는 예비 사회적기업에서 성장함에 따라 사회적기업 인증을 노동고용부로부터 받게 되었다. 사회적기업으로 승인된 이후에 노리단의 경우 2012년 4월 하자센터를 떠나 부천에 사무실을 열게 되었고 지난 2011년 부산에도 지역 노리단을 창단해 부산의 젊은이들을 고용하고 있다. 오가니제이션 요리의 경우도 홍대에 ‘카페 슬로비’와 ‘오요리’ 등 레스토랑 두 곳을 경영하고 있다. 다른 사회적기업들도 점차 독립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규모 확대를 위한 또 다른 방법은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 하자센터와 같은 청소년센터를 운영하는 것이다. 하자센터를 방문하는 다른 지방의 청소년센터 담당자들은 하자센터의 프로그램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자신들의 지역에서도 준비하는 것에 많은 조언을 구하고 있지만, 비슷한 시스템을 다른 지역에서 준비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서울시와 달리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상태는 열악한 편이고, 따라서 지방의 청소년센터에 지급되는 보조금은 아주 적다. 두 번째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자체가 그다지 크지 않다. 청소년 프로그램은 지방 정부가 꼭 지원해야만하는 공공 프로그램 중 하나이기 때문에, 서울시 청소년 프로그램 예산과 비교하여 지역의 청소년 프로그램 예산이 전체 지방자치단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큰편이다. 이러한 이유로 지역 청소년 프로그램의 세부내용은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직접 보고되고, 청소년센터의 미션과 방향은 지방 선거 결과에 따라 선출되는 단체장의 의지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실정이다. 서울시의 경우 청소년 프로그램의 세부사항을 항상 담당 시공무원들이 살펴보고 있는데 이들은 서울시장의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지난 12년 동안 하자센터와 함께 일해왔던 사람들이다. 따라서 하자센터의 전효관 센터장은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청소년센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다른 곳에서의 재정적 보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더 풍부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그러한 프로그램은 다른 비영리기관들과 협력으로 개발하도록 노력 중이다. 하자센터는 각 프로그램의 ‘큰 그림’을 그리고, 다른 협력 비영리기관이나 문화 그룹들은 하자센터가 제안한 큰 그림의 세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한다. 이와 동시에 하자센터는 국공립학교나 센터 외부의 청소년 모임을 위한 다양한 청소년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하자센터는 국공립학교의 현장학습이나 특성화고 학생 대상의 사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등 준비한다. 최근에는 서울 및 지역의 혁신학교를 위한 여러 특화 프로그램들을 기획 중이다.

당면 과제

지난 10년 동안 신자유주의가 야기한 무한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도 극심해지고 있고, 젊은이들은 공동체와 사회 속에서 고립되고 있다. 이러한 고립으로 청소년들은 점점 무기력해지고 있다. 과거 청소년들은 친구들과 함께하며 자신들의 목소릴 낼 수 있는 공간을 필사적으로 찾아다녔다. 그러나 최근 하자센터 실무자들이 만난 한국의 청소년들은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일에 쉽게 지치고 힘들어 한다. 청소년들은 팀을 이루어 일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게다가 어떤 일도 그들 스스로 하고 싶어하지 않으며, 따라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문화 작품으로 만들어 낼 에너지조차 충분하지 않다. 이러한 ‘무기력증’은 하자센터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자센터의 프로그램 대부분은 자발적으로 청소년들이 참여하고 많은 이들과 함께 작업하도록 기획되었다. 그러나 이제 청소년들이 참여할 에너지나 관심조차 없다면, 하자센터는 어떻게 그들에게 에너지와 열정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만 한다.

또한 청소년들의 최신 유행 및 동향 등을 빠르게 이해하여 청소년들 눈높이에 최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하자센터 실무자들 역시 창의적이고 열정적이어야 한다. 하자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이 무기력증을 보이고 있듯이, 하자센터의 젊은 실무진들의 일부는 그들의 일을 개인의 경력관리 중의 하나쯤으로 여기고 있다. 이러한 사고를 갖고 있는 젊은 실무진들은 하자센터의 일에 충분히 열정적이지 못하다. 하자센터의 창립 멤버들은 대부분 한국 청소년 문제의 뿌리는 청소년 문화의 부재에 기인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청소년을 위한 새로운 문화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에 매우 열정적이었다. 이렇듯 무기력한 청소년들과 관성적인 하자센터 실무진들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 하자센터에게 새로운 리더쉽과 관리 방안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청소년들과 젊은 실무자들에게 영감을 주기 위한 방안으로, 하자센터 외부의 많은 단체들과의 협업을 강조하고 있다. 다른 팀들의 창조적인 작업을 경험하면서,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만들내는 것에 자극을 받고, 새로운 그룹들에게 자신들의 작업을 전달하기 위해 열정적이 될 수 있다. 전효관 센터장은 다른 사람들과의 협업은 창조성과 열정의 좋은 원천이라고 믿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의 협업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작업을 대중에게 알리는 능력을 향상시켜야만 한다. 하자센터 실무진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자질은 젊은이들과 공감하는 능력이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청소년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그들의 일에 깊게 관여하여 일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의 작업을 분석하고 그들의 일에 대한 장단점을 대중들이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만들어내는 일에는 잘 훈련되어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한계는 하자센터가 외부와 소통을 어렵게 하고, 하자센터의 발전을 느리게 하고 있다.

게다가 하자센터가 인큐베이팅한 사회적기업이 생존하여 젊은이들에게 장기적으로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큰 과제이다. 하자센터는 그들 사이에 교류를 계속 유지하도록 장려하고 있고, 이러한 청소년 사회적기업들간의 활발한 교류는 그들이 성장하는데 가장 중요한 전략 중의 하나라 생각한다.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기업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그 규모는 매우 작다. 협업, 협력과 교류는 사회적기업의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미래 비전

앞에서 간단히 언급한대로, 젊은이들과 하자센터를 영감과 열정으로 넘치게 하는 요소는 창의성이다. 2009년은 하자센터가 10주년이 되는 해였다. 2009년부터 하자센터의 주된 미션은 청소년 문화센터를 만드는 것에서 청소년 창의 허브를 만드는 것으로 바뀌었다. 모든 프로그램에 창의성을 불어넣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의 인력과 단체들을 포함해 다른 창의 그룹, 개인들과의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교류를 통해 하자센터는 다른 그룹과 협업 프로젝트를 발전시키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작업은 계속될 것이다. 예를 들어서, 매년 하자센터가 주최하고 있는 서울청소년창의서밋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아시아 단체와 함께 아시아 나라에서 창의 서밋을 공동 주최하여 창의 서밋을 확장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하자센터는 유럽과 아시아의 수많은 청소년 창의 프로그램들 중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한국에서 그들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될 수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또한, 하자센터는 청소년 창의성에 대한 학술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첫 번째 작업으로 연세대학교와 함께 청소년 창의성 지표를 만들었다. 이 연구는 다양한 청소년 창의 사례들을 살펴보고 청소년 문화와 프로그램의 창의성 측정 지표를 만들고자 한다. 이 지표는 세계 각국 도시들의 창의성을 측정 지표를 만든 것이다. 이 연구 결과에 기초하여 전략적으로 청소년 창의성을 육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자센터는 더 많은 청년 창업팀을 인큐베이팅하고 육성하여, 특히 소비자들에게 창의적인 문화 작업을 제공할 것을 계획한다. 청년들을 위한 아카데미를 운영, 워크룸 제공, 청년 당사자 모임 주최, 캠페인 등 하자센터 외부의 다른 젊은이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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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_ more.. | less.. |[47] 하자총서1. 왜, 지금, 청소년? (2002년, 또 하나의 문화, 조한혜정)
[48] 노리단
[49] 오요리
[50] 트래블러스맵
[51] 쓰레기가 사라지는 그날까지 우리 사업은 ‘쭈~욱’ (머니투데이, 2010년7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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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혁신 둘러보기

[목차]

  1. 서론
  2. 사회혁신이란 무엇인가?
  3. 한국의 사회혁신
     3.1 연구방법
     3.2 시범연구의 주요 관찰
  4. 한국 사회혁신의 활성화를 위한 향후 과제
  5. 부록 : 사례연구
     5.1 희망제작소
     5.2 희망제작소의 사회혁신프로그램
        5.2.1 사회창안프로그램
        5.2.2 시니어공헌센터
        5.2.3 완주 커뮤니티 비즈니스센터
    5.3 씽크카페
    5.4 하자 센터
    5.5 원주 협동사회경제 네트워크


● 한국사회혁신둘러보기

5.3) 씽크카페
– 5.4) 하자센터

※ 3.2. 시범연구의 주요 관찰, 4. 한국 사회혁신의 활성화를 위한 향후 과제는
    5. 부록 : 사례연구 소개 후 게재될 예정입니다.
 
글ㆍ연구 관련 문의_
사회혁신센터 한선경 선임연구원 alreadyi@makehop.org
사회혁신센터 김정원 객원연구원 jungwonk@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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