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기록하고 나누며 기후문제에 대응하다

기후문제해결을 위한 소셜디자이너 8주의 활동이 중반으로 접어들었습니다. 20명의 소셜디자이너가 5개 그룹으로 나뉘어 그룹별 활동을 추진했습니다. 각 그룹은 ▲이동 관련 탄소배출량을 기록하고 확인하는 활동, ▲지하철 내 적정온도를 찾고 서울교통공사의 탄소중립 현황 모니터링을 하는 활동, ▲친절한 비건생활 안내, ▲소외된 분리배출 품목 조사 및 배출장소 맵핑, ▲기후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이야기 모임 활동을 했습니다.


지난 6/11(토)에는 중간공유회 자리로 모든 소셜디자이너가 모여 4주간 활동을 돌아보고, 더욱 나은 결과를 위해 남은 4주간 추진할 활동 계획을 조정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동 수단에 따른 탄소배출량을 측정하는 어스로드 그룹과 기후위기 관련 자료를 모으고 이야기 모임을 진행하는 공동체인식 그룹의 활동 내용을 전합니다. 각 그룹의 세부 활동 내용은 소셜디자이너의 다이어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주어지는 정보가 다르다면 우리의 선택은 바뀔까요?
이동 경로를 탐색할 때 우리는 보통 거리, 시간, 비용(택시) 정보를 기준으로 이동 수단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이동 수단에 따른 탄소배출량을 보여준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어스로드 그룹은 이런 가설에서 활동을 계획했습니다. 우선 탄소배출과 관련된 참고자료를 수집하고, 기관에 문의하면서 탄소배출측정계수 기준을 정의했습니다. 수식을 넣은 엑셀표로 그룹 내 소셜디자이너들이 평소에 이동하는 거리와 이동 수단, 탄소배출량을 기록했습니다.

의외로 제한적인 정보
일상생활에서 어디론가 이동할 때 우리는 도보부터 버스, 지하철, 택시, 자전거 등의 다양한 이동 수단을 선택합니다. 이러한 이동 정보를 기록하는 과정에서 이동 수단별 이동 거리에 따른 배출계수가 다르다는 점과 버스와 지하철을 같이 이용할 경우는 정확한 거리를 산출하기 어렵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자가용의 배출계수는 환경부, 대중교통은 국토부가 제공하는데, 국토부에서는 리터당 계수를 제공하고 있어, 이동 거리에 따른 배출계수는 월드워치연구소, 서울시정연구소에서 발표한 값으로 사용했습니다. 이동 거리는 직접 이동 경로를 측정해서 산출했습니다.


당연히 자동차 이용이 탄소배출을 많이 한다. 얼마만큼?
이동 거리와 탄소배출 측정 기록은 우리에게 여러 의미를 남겨줍니다. 당연히 자동차로 이동할 때 탄소배출이 많다는 건 알지만 얼마큼 많은 건지 우리가 체감할 수 없는데요. 기록을 통해서 그 차이를 체감했습니다. 같은 탄소배출량을 기준으로 보면 자동차로 이동하는 것보다 대중교통과 도보로 이용할 경우 3배 이상의 거리를 이동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거리를 기준으로 하면 배출량 차이가 4배에 달하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플라스틱컵을 안 쓰기 위해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지만, 자동차로 이동했다면 텀블러를 사용해서 줄인 이산화탄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탄소가 배출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한 노력을 종이컵이 아닌 텀블러 사용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이동 수단까지, 나아가 생활 전반에 대한 전환이 필요함을 깨닫게 해줍니다.

또한 우리가 얼마나 이동하며 살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동 수단의 발달로 지역과 지역의 체감거리와 이동시간이 짧아졌지만 그만큼 많이 이동하며 살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어스로드 그룹은 4주간의 이동에 따른 탄소배출량 기록을 바탕으로 인식설문조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설문 결과와 기록 내용을 정리해 주요 포털사에 탄소배출량 정보 표기 요청을 위한 제안서 작업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기후위기에 대한 자료를 추천합니다.
공동체인식 그룹에서는 기후위기를 다루는 다양한 형태(영상, 이미지, 문서, 공연 등)의 자료를 수집하고,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야기 모임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했습니다. 소설, 에세이부터 다큐멘터리, 영화, 공연, 논문과 포스터까지 그동안 소셜디자이너가 접한 다양한 자료 중 함께 나누고 싶은 자료를 정리하며 추천 이유와 대상을 기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추천하기 위해 다른 관점으로 자료를 바라보게 되었고, 스스로 기후위기에 대한 학습을 새롭게 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과정을 그룹 내 소셜디자이너와 함께 나누고 소통하면서 공감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한편으로 기후위기 관련해 정돈된 자료 아카이브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워낙 방대하고 종류가 다양하지만, 시민이 접하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자료를 솎아내어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공감했습니다.

이야기 나눔 시작과 어려움
소셜디자이너 활동을 계기로 처음으로 주변 지인들과 기후 위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클럽하우스 등 각자의 상황에 맞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 모임을 진행했지만, 일상적인 관계망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모임을 지속해서 만들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는데요. 이러한 어려움을 향후 4주간 함께 집중적으로 풀어보기로 했습니다.

소셜디자이너가 발제하는 기후 이야기 모임
6/23(목)부터 7/7(목)까지 총 3회에 걸쳐 매주 목요일 오후 8시부터 온라인으로 이야기 모임을 진행합니다.(👉자세히보기) 회차별로 주제를 정해 각 소셜디자이너가 추천 자료를 리뷰하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비건과 동물권, 탄소배출과 제로 웨이스트, 기후인식변화를 주제로 소셜디자이너가 발제합니다. 특히 마지막 인식변화 주제에서는 그동안 제작된 기후, 환경의 날 포스터에서 나타나는 키워드 변화를 살펴보며 기후문제가 시대별 어떤 의미였는지를 돌아볼 예정입니다. 공동체인식 그룹의 8주 활동의 결과물로는 그동안 모은 자료의 아카이빙 작업과 모임 후기 내용을 정리할 계획입니다. 누구나 기후위기에 대해 쉽게 접할 수 있고 나눌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희망합니다.

이 외에도 ▲소외된 분리배출 품목(폐의약품, 종이팩/멸균팩 등)의 분리배출 방법과 표기를 정리하고, 분리배출 정거장 위치정보를 기록하는 분리배출 그룹, ▲비건 화장품, 가공식품, 패션/잡화의 표기성분과 비건소비생활 정보를 카드뉴스로 정리하는 비비 그룹, ▲지하철 적정온도에 대한 인식조사와 서울교통공사의 온실가스 감축 제안서, 기후위기 인식전환을 위한 보드게임 등이 개발될 예정입니다.

시민이 함께 기획하고 실천해가는 연구 방식으로 조금 부족할지도 모르지만, 중간공유회를 통해 보다 나은 결과물 도출을 위한 계획과 다짐을 확인했습니다. 무엇보다 기후시민으로, 소셜디자이너로 고민을 나눌 수 있고, 함께 실험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모두에게 소중한 경험으로 남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7/9(토)에는 결과공유회가 예정되어있습니다. 남은 활동 이후에 활동 종료가 아닌 또 다른 활동의 시작, 일상의 실천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정리: 미디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