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행복한 아파트 만들기

희망제작소 뿌리센터는 지난 2013년 5월 노원구청, SH공사, 한겨레신문사, 노원구 월계동 사슴 2단지 공동주택대표회와 함께 ‘주민참여형 행복한아파트공동체 만들기사업’ 업무 협약을 맺고, ‘행복한 아파트공동체학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웃과 함께하는 재미난 아파트살이 방법을 찾아보는 ‘행복한 아파트공동체학교’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주민들의 웃음 소리가 가득한 교육 현장을 소개합니다.


8월 1일 세 번째 만남

사슴 2단지 행복한 아파트공동체학교의 세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부터는 지난 시간에 공유한 각자의 관심 주제에 따라 4개 조로 나눠 앉았습니다. 먼저 희망제작소 뿌리센터 홍선 센터장님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 사례와 커뮤니티비즈니스, 마을 만들기란 무엇이며 국내외에서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마을사업 지원정책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함께 행복한 것이 중요합니다.’라는 말이 가슴에 남았습니다. 사슴 2단지 아파트 주민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기를 바라며 다음 순서로 우리 아파트의 장단점을 찾아보는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참가자들 별로 사슴 2단지의 장점과 단점을 종이에 적은 후 조별로 모아 가장 중요한 세  가지를 뽑아 발표를 했습니다. 함께 뽑은 사슴 2단지의 장점으로는 ‘단지가 깨끗하다.’, ‘마을에 미인들이 많다’, ‘단지 내 화초가 아름답다’, ‘소장님과 대표 회장이 일을 열심히 한다’ 등이 있었고, 단점에는 ‘서로 관심 가져야 할 대상이 많다’, ‘담배연기, 쓰레기, 음식물 악취’, ‘애완동물 키우기 등에 대한 갈등이 심하다’, ‘어르신들이 참여할 수 있는 소일거리가 없다’, ‘여가를 즐길 시설이 부족하다’ 등을 꼽았습니다.

아울러 사슴 2단지와 주변의 자원들을 찾아보았는데요. 단지 내외에 위치한 역사적 자원으로는 초안산 전설, 사슴설화 등이 있으며, 자연물로는 단지 내에 위치한 커다란 은행나무가 있고, 축제 및 이벤트로는 알뜰장터, 비누 만들기 축제, 인덕대학 축제, 초안산 축제 등을  꼽았습니다. 주민들의 모임으로는 텃밭모임, 부녀회, 점심모임, 청소모임, 주당클럽(술모임)  등이 있으며, 요리, 그림, 화초재배, 공예, 육아, 노래, 운전, 등산, 봉사활동 등을 잘하는 주민들을 찾아냈습니다.

이어서 이웃과의 정을 나누는 시간으로 모기·진드기 퇴치제 만들기를 했습니다. 준비된 재료들에 에탄올을 부은 후 일주일 동안 숙성시키면 천연 모기·진드기 퇴치제가 완성됩니다. 나의 왼쪽에 앉아 있는 이웃에게 ‘당신과 함께라서 행복합니다.’라고 적힌 종이에 이웃에게  전하는 짧은 메세지를 적은 후 페트병에 붙여서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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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일 네 번째 만남

네 번째 시간, 오늘의 깜짝 손님은 <더 꿈꾸는 협동조합>의 권영숙 이사장님입니다.. 인근에 위치한 ‘The 꿈꾸는’은 북카페이자 헌책방으로 2~30대 청년들의 모임인 노원청년회 회원들과 지역주민의 출자로 만들어졌습니다. 이곳은 카페로의 기능뿐만 아니라 헌책을 기부하거나 구매할 수 있으며, ‘착한가계부쓰기 월계동 주민모임’, ‘우크렐레 연주모임’, 인문학특강, 노동법아카데미 등 다양한 활동도 행해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다른 마을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라는 주제로 희망제작소 뿌리센터 송지영 연구원으로부터 다양한 사례들에 대해 듣습니다. 다른 교육프로그램에 비해 고령자가 많은 것을 고려하여 참가자들이 쉽게 고를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들을 주제별로 나누어 소개하였습니다.

먼저 벼룩시장/직거래장터 조에게는 단지 내 어린이를 중심으로 한 벼룩시장, 목적기금마련을 위한 녹색장터, 마을기업(주민)을 중심으로 한 직거래장터 등과 마르쉐@혜화동처럼 현재 활성화되어 있는 장터들을 소개했습니다. 동호회 조에는 악기연주모임, 강사초빙을 통한 문화강좌, 주민 재능기부를 통한 강좌, 불만합창단, 동네방송국, 독서클럽 등을 소개했고, 국수&카페조에는 반찬품앗이, 포틀락파티(Potluck Party), 국수와 주먹밥을 판매하는 마을기업(동네국수), 맞벌이 가정 어린이에게 방학 중 급식제공(LH공사의 엄마손 밥상), 지역 내 유휴공간을 활용한 카페 조성(동네목수), 로컬푸드를 사용한 밥상 협동조합(원주 한그릇) 등을 소개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일거리조에는 EM을 주제로 한 마을기업(청구이엠환경), 텃밭에서 기른 작물을 활용한 가공식품 생산모임(이웃랄랄라), 뜨개질&리본공예를 통한 소품 만들기·판매, 공동작업장을 설치한 경로당(소일거리 실시), 콩나물 재배 및 콩나물 국밥집 운영(은평구 꼬부랑 콩나물) 등을 소개하였습니다.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 후 주민들 자신이 해볼 수 있는 것들을 서로 논의하는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각 조별로 연락담당, 발표담당, 기록담당 등 각자의 역할을 정 해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어서 ‘아파트에서 도시농부로 사는 법’이라는 주제로 희망제작소 뿌리센터 이창한 연구위원의 특별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관리동 옥상에 공동텃밭을 운영하는 주민들은 텃밭에 대해 궁금한 것이 참 많았는데요. 온도와 습도, 양분과 물, 햇빛, 화분과 토양(퇴비와 액비), 병해충 예방 및 방제에 관한 다양한 방법들을 알려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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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2일 다섯 번째 만남

지난주는 베란다 창틀 교체작업이 진행되는 기간이라서 많은 주민들이 교육에 참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행복한 아파트공동체학교도 잠깐의 방학을 가졌습니다. 8월 22일 다섯 번째 시간, 오래간만에 만나는 참가자들은 마치 긴 여름방학을 마치고 개학식에 온 초등학생들처럼 서로를 반갑게 맞이합니다. 오늘은 마을사업을 투표하고, 초안을 잡아보는 날입니다. 지난 시간에 각 조별로 2명 이상이 선택한 활동들로 투표용지를 만들어 나눠 드렸고요. 용지에 적힌 활동 중 가장 마음에 드는 활동 한 가지를 선택했습니다. 투표를 통해 직거래장터, 악기연주동호회, 국수&커피를 활용한 마을기업, 콩나물을 활용한 소일거리가 마을활동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각 조별로 육하원칙에 맞춰 준비한 질문종이를 하나씩 붙여가며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나갔습니다. 오늘 나눈 이야기들은 마을활동계획서를 작성하는데 기초자료가 될 것입니다. EM활성액 만들기를 끝으로 행복한 아파트공동체학교의 다섯 번째 시간도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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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후에 진행되는 여섯 번째 시간까지 조별로 해야 하는 숙제가 있습니다. 행복한 아파트공동체학교 마지막 시간에 아파트 주민들을 초대해서 앞으로 실시될 마을활동을 소개하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는 종강축제를 개최할 예정인데요. 단지 곳곳에 부착하여 축제를 홍보하는데 사용할 포스터를 직접 만들 예정입니다. 종강축제를 어떻게 홍보하면 좋을지 아이디어를 생각해 오셔야 하고요. 아울러 조별로 일회용카메라 1대씩을 돌려가며 ‘사슴 2단지의 이웃’이라는 주제에 맞춰 사진을 촬영하는 ‘돌고도는카메라’도 진행하셔야 됩니다. ^^

다음 시간에는 그동안 논의하였던 것들을 정리하여 마을활동계획서를 작성할 예정입니다. 처음엔 “나는 이런 거 잘 못해요.” 라며 늘 주저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미루기만 했던 주민분들도 이제는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정리하여 종이에 적어 발표하는 것도 익숙해졌습니다. “살다보니 이0런 교육도 받고, 참 좋네요.”라고 웃으며 손을 꼭 잡아주시는 주민 분들 덕분에 교육을 준비하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도 힘이 납니다.

사슴 2단지 아파트에도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들녘에 익어가는 곡식들처럼 함께 행복한 사슴 2단지 아파트를 만들기 위한 주민 분들의 아이디어도 건강하고 맛있게 무르익기를 기대합니다.

송지영 (뿌리센터 연구원 jiyoung@makehop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