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례로 알아보는 진로교육의 내용과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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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문을 연 수원시 평생학습관은 희망제작소가 위탁 운영하는 공공교육기관입니다. ‘서로 배우며 함께 성장하는 정다운 우리 학교’를 지향하는 수원시 평생학습관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여러분께 그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평생학습 초점의 네 번째 주제는 <청소년 진로교육>입니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대부분이 대학 진학을 위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 진학의 목표를 이룬 후 상실감과 당황스러움을 경험하곤 합니다. 앞으로 나아갈 길이 무엇인가 어디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 경험의 기회 없이 그저 한 방향으로만 흐르고 있는 현실에 내몰렸기 때문입니다. 이제 청소년들에게 미래의 삶을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한 두 번의 적성테스트나 진학 상담이 그 기회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청소년 진로교육. 어떻게 해야 할 것일까요?

[평생학습 초점] 청소년 진로교육 (2) 해외사례로 알아보는 진로교육의 내용과 방향

빠르게 변화하는 직업세계에서 청소년들에게 직업세계를 이해하도록 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일의 유형이나 일자리를 찾아보고 준비하도록 하는 진로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진로교육은 학생 개개인을 위한 자아실현을 위한 지원뿐만 아니라 국가인력의 효율적인 배치라는 거시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유의미하고 필요한 작업임은 부인할 수 없다(OECD, 2004). 특히, 인적자원이 가장 핵심적인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한국 상황에서는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데 기여하는 진로교육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최근 우리 정부에서도 진로진학상담교사를 중고등학교에 1인 이상 배치하는 등, 진로교육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전개하고 있으나 지속적으로 정책을 시행하고 평가하고 또 개선하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런 목적에서 진로교육을 선진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국가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선진국의 진로교육사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광범위한 작업이므로 진로교육의 여러 가지 측면 가운데 우리나라가 가장 취약하다고 할 수 있는 현장체험과 진로지도 서비스 전달체계에 관하여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직업현장과 연계한 진로교육

진로교육은 삶의 중요요소인 학습, 일과의 연계를 원활히 하고 발전시켜가고자 하는 활동이므로 직업현장과의 연계는 매우 중요한 활동이 된다. 다수의 국가에서 현장기반(work-based learning)을 중요한 진로교육의 방법론으로 규정하면서 현장기반 진로교육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강구하고 있다. 다만 국가의 환경이나 역사, 문화에 따라서 운영되는 범위와 방식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 유럽의 국가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중등기간 중에 직업현장 체험을 의무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경우 4단계(14-16세)에서, 핀란드에서도 8-9학년 기간 동안 직업 현장에서의 체험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덴마크는 7-9학년 시기에 모든 학생이 직업체험을 하도록 정해져 있다.

영국에서는 2004년 9월부터 제4단계 모든 학생들이 ‘일 관련 학습’을 경험해야 하는 것을 법률상 필수요건으로 규정하였다. ‘일 관련 학습’은 일에 관한 체험을 통한 학습, 일 또는 직업 활동에 관한 학습, 일에 필요한 스킬의 학습 등 일과 일에 유용한 지식, 스킬, 이해를 개발하기 위해 일과 관련된 상황을 이용하는 계획된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14-16세를 위한 일 관련 학습을 법률로 규정한 근거는 모든 학생들에게 국가의 경제에 기여하게 될 성인기를 위한 준비의 필수적인 부분으로서 ‘일 관련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일에 관해 직접 체험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일을 통해 배우고(learn through work), 일에 관해 배우며(learn about work), 일을 위해 배울 수 있도록(learn for work) 강조하고 있다(임언, 2008).

영국에서는 이러한 ‘일 관련 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체계를 개발하여 모든 학생들이 받아야할 최소한의 경험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9개의 요소로 구성되는데, 각 요소별로 최소한의 기준(안)과 학습자의 최종 행동 양식을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영국의 ‘일 관련 학습’과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바는 창업에 관한 강조를 들 수 있다. 직업체험에 있어서 기존의 전통적인 직업, 기업이나 공무원 등 조직에 소속하는 직업이외에도 스스로 직업을 창출하는 경로에 대한 강조이다. 최근 다수의 고용 없는 성장 추세로 인하여 일자리 감소와 이에 더불어 청년 실업의 문제가 부각되면서 새로운 대안으로서 ‘앙터프레너십’에 대한 정책적인 강화를 볼 수 있다.

‘직업생활 소개기간(Introduction-to-Working-Life Period, TET)’은 핀란드 교육과정의 일부로, 특히 종합학교의 8-9학년(추가과정인 10학년 포함)과 고등학교 단계의 학생들에게 실제 작업현장에서의 직업생활에 관한 경험을 갖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러한 ‘직업생활 소개기간’의 운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의 노동시장, 산업체, 그리고 학교(종합학교 또는 중등학교) 사이의 협력이 핵심적이다. 또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노동자’가 아닌 그들이 직접 선택한 직장에서의 직업생활을 관찰하는 ‘훈련생’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수행할 수 있는 직무도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원체계는 ‘직업생활 소개기간’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매우 필요하다. 이러한 인식에 따라 핀란드에서는 ‘직업생활 소개기간’을 위한 산업체 정보를 제공하는 웹 기반 네트워크 시스템인 TET-tori(http://peda.net/tet)을 개발하였다. 이 네트워크 시스템은 학생, 학부모, 산업체, 그리고 학교의 상담교사에게 ‘직업생활 소개기간’을 위한 산업체 정보와 함께 직업정보, 중등단계의 직업교육훈련 프로그램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최동선, 2009).

덴마크의 경우도, 7-9학년 단계에서 1-2주 가량의 직업 체험이 이루어지는데 이것은 학생들의 의무교육기간 이후의 진로선택을 돕기 위한 일종의 진로체험 활동이다. 특히, 졸업 후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위해 직업현장뿐만 아니라 대학, 전문대학 등에서 이루어지는 1주 가량의 오리엔테이션 활동도 병행된다. 이와 함께 선택기간인 10학년 시기에는 ‘Bridge Building’ 코스가 존재하는데, 이는 약 4주 이상의 장기간동안 이들 교육기관에서의 체험 활동을 포함한다.

현장체험을 강조하고 있는 이들 국가들은 직업세계와의 연계를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산업협회, 직업단체 등 학생들에게 현장을 제공할 수 있는 일터 단체들의 협조를 얻을 수 있도록 학교 안팎의 진로교육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노력할 뿐만 아니라 관련 정부부처와 경제인 연합회, 노조단체 등 상위기관에서도 협의체를 가지는 등 노력하고 있다.

진로지도 서비스 전달체계

진로교육이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나라에서 또한 공통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특징은 학생들의 진로교육을 위해 외부 서비스 기관과 전문인력들도 연계하여 시스템의 일부로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마다 시스템의 운영주체나 운영활동은 차이가 있어 영국은 Connexions 이라는 민간 진로활동단체가, 덴마크, 프랑스, 독일 등은 공공서비스기관이 담당하고 있다. 이들 기관들은 학교의 진로교육을 지원하는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덴마크의 경우, 과거에는 단위학교의 학교장이 진로교육의 총괄적인 책임을 가지고 있었으며, 각 학교에서 교사들이 파트타임으로 상담가로서의 활동을 하는 것에 그친데 반해, 2004년의 진로지도 개혁 이후, 지역사회의 진로지도센터(guidance center)로 그 책무가 이전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이원적인 진로교육의 제공이 서로 분리?독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매우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

학교 밖 청소년 진로지도 센터는 연령에 따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진다. 의무교육대상이 되는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청소년 진로지도센터(Youth Guidance Centres: 이하 YGC)와 지역진로지도센터(Regional Guidance Center:이하 RGC)로 구분된다. YGC는 전국적으로 98개의 자치구에 걸쳐 51개 센터가 설치되어 있으며, 의무교육기간인 9학년까지 경우에 따라서는 10학년까지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YGC는 지역학교와 밀접한 연계를 맺고 학생들의 진로지도를 지원하게 된다. 학생들이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학업을 계속하고 졸업할 수 있을 것인지 또는 직업학교에서 마칠 수 있을 것인지를 평가해 주고 안내해 준다. 학교에서는 진로교육이 기본적으로 교사에 의해서 이루어지나 YGC가 학교의 진로교육 활동을 코디네이터 하거나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특히 의무교육을 마치고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될 시점인 9학년(중학교 3학년)이 센터가 지원하는 가장 중요한 대상이 된다. 센터의 상담원들은 학교 안으로 들어가서 학생들의 진로선택과 결정을 지원한다. 센터의 상담원들이 학생들에게 진로도입과정을 제공하는데 이것은 학생의 자아탐색과 자기인식, 교육과 진로에 관련한 진로결정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리고 9학년 이후의 자신의 진로에 대한 개인계획을 작성하도록 지원한다.

9학년은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되는데 9학년 때 학생들은 고등학교로 진학하여 학업을 수행할 수 있는지의 준비도에 대한 평가를 받게 된다. 이 센터 상담원은 교사, 학부모와 더불어 평가를 하게 되며, 만약 고등학교로 진입할 준비가 안 되었다면, 이행과정코스 등을 통하여 학생들이 준비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지원을 한다. 이러한 제안에 대하여 동의하지 않으면 학생은 고등학교에서 제공하는 시험에 응시하여 그 결과에 따라서 고등학교로 진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YGC는 중학교를 마치지 못하고 진학이나 취업을 하지 않은 25세 청년들을 접촉할 책임이 있으며, 그 지역 중학생들이 중도탈락하게 되면 이 정보가 자동적으로 센터로 연계된다. 상담원들이 이들이 학교로 돌아가거나 노동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에 대한 안내와 지원을 한다.

 지역센터인 RGC는 YGC 보다 서비스 대상이 더 넓다. 전국적으로 7개가 있는데, 이 센터의 주된 타깃은 고등학생,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비진학 청소년이나 성인이 대상이 된다. 고등학생들이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지원하며 대학 및 학과에 대한 모든 정보와 아울러 대학진학과 연결되는 모든 직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RGC는 고등학생들이 대학으로 진학하는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데 워크숍, 진로의 날, 세미나, 개인 및 집단진로지도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다. 이 활동들은 기본적으로 학교에서 이루어지며 센터 상담원들이 지원하게 된다. 센터는 기본적으로 지역 내의 모든 고등학교와 더불어 일하게 되지만, 특히 집중적인 지도가 필요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긴밀하게 협력한다. 학생들이나 청년들은 정보와 안내를 얻기 위해서 센터를 방문하거나 진로지도를 위해서는 예약을 하게 된다. 또한 정기적으로 지역도서관과 같은 공공기관에서 진로상담가를 만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여 지역적인 거리로 인해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문제가 없도록 하고 있다.

RGC에서는 일반 인문 고등학생들을 위해서 대학진학과 관련하여, 동기-전반적인 검토, 그리고 세부사항이 세 단계에서 5개의 필수 세미나를 갖게 된다. 이때 아이들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진단도구가 활용되며, 진학과 관련한 세부적인 사항뿐만 아니라 다양한 선택경로, 창업 등에 대한 정보와 안내도 제공한다. 진학과 관련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 대하여 집단상담을 제공하고 학교에서 학생들 대상으로 개인상담도 제공한다. 고등학교 2,3학년 기간 내내 학생들로 하여금 대학진학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 계획을 수립해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센터의 상담원들은 여러 개 학교를 관장하는데 이는 한편으로는 학생들과의 유대를 쌓게 하는 동시에 중립적인 위치에서 안내와 지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학생들에 대하여 선입견 없이 지원할 수 있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직업계 학교 학생들을 위해서는 주로 단기 고등교육기관 진학기회가 주어지는데, 센터에서는 지역 내 직업학교를 방문하여 대학진학기회에 대하여 알려주고 안내한다. Studievalg Kobenhavn센터의 경우, 17명의 진로상담가와 3명의 지원인력으로 160만 인구로 구성된 지역에서 118개의 고등학교, 37,500명의 일반계 고등학교, 40,000여 명의 직업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프랑스는 교육청 산하에 진로정보센터를 두고 학교의 진로교육을 지원한다. 진로정보센터의 진로상담가가 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에게 학업과 진로에 관한 상담을 하고, 진로정보센터를 방문하는 학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교육부는 전국에 574개의 진로정보센터(CIO)를 운영하고 있으며, 중앙(파리)에 교육-직업정보사무소(ONISEP)를 통해 전국의 진로정보센터와 각급 학교에 교육과 직업에 관한 정보를 생산?배포한다.

독일의 경우, 청소년들의 진로지도를 위해 지역고용청 산하의 직업정보센터(BIZ:Beruf Information Zentrum)를 두고 지역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이는 독일 중등학생들의 다수가 도제시스템에 편입되는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즉, 60% 이상의 학생들이 직업세계로 이행하게 되고 특히 도제로서 기업에서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는 이원제도하에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이러한 취업 및 훈련기회에 대한 정보와 안내는 노동시장에 대한 정보와 경험이 풍부하고 기업과의 연계가 많은 고용청의 상담가들이 학교 내의 상담가보다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지역고용청에서는 안내와 지도, 배치서비스를 도제훈련기회와 적절하게 연결하게 된다. 이것은 개인학생들에게도 유리할 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도제들을 채용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지역고용청의 상담가들은 재학생이나 졸업생을 고용서비스센터에서도 개별 진로상담을 제공하지만, 학교에 정기적으로 가서도 진로상담을 하기도 한다. 학교에서 강연을 하기도 하고, 워크샵 세미나를 조직하거나 학생들을 BIZ를 방문하도록 조직하기도 한다. 실제로 인근학교의 교사와 공동으로 직업세계에 대한 과목을 운영하기도 하며 BIZ에서는 커리어의 날이나 진로관련 행사를 하기도 한다. 또한 그들은 교사대상으로 진로 관련된 모든 사안들에 대하여 조언과 조력을 제공한다.

지역고용청은 학교와도 긴밀하게 협력하지만, 지역 상공회의소, 고용주 단체, 노동조합, 기타 공공기관등과도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 그리고 지역고용청은 청소년 및 사회복지기관과도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연방고용청에 의해서 제공되는 직업과 교육에 관련한 다양한 인쇄매체, 온라인 매체, 고용정보, 진단도구 등은 학교와 BIZ 어디서거나 접근할 수 있다. 지역고용청에는 신체진단이나 심리진단을 위한 특수 진단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이다.

BIZ는 모든 지역고용센터에 있고 청소년들을 주 고객이니만큼 건물의 내부 디자인이나 공간 배치 등은 친근하고 현대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쇄물, 비디오디스크 그리고 대학교육과 관련된 질문에 관한 오디오 테이프 등 여러 다양한 직업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전자데이타베이스에도 접근할 수 있다. 센터 안에서 인터넷 이용도 가능하다.

[##_Gallery|1304053475.jpg|▲독일의 BIZ(Berufs Informations Zentrum)|1250543150.jpg|▲독일의 BIZ(Berufs Informations Zentrum)|width=”400″ height=”300″_##]
우리사회 환경과 문화에 맞는 지속가능한 진로교육을 만들어가야

모든 정책이나 제도가 그러하듯이, 진로교육 체제 역시 그 사회의 고유한 환경, 인적, 물적, 지리적, 정치적 환경 등의 부산물이므로 어느 제도이던 그 사회의 역사와 맥락이 담겨져 있다. 이런 점에서 해외의 사례를 살펴본다는 것이 매우 의미가 있고 흥미로운 일이지만, 그것을 국내에 적용하는 것은 더 엄밀한 분석과 검증이 따르는 무거운 일이다. 최근 진로교육이 강화되면서 한국의 연구자, 교사, 관료 등 다양한 집단들이 해외 선진국을 방문하고 자료를 모으는 일이 급증하고 있으나, 선진국 제도 이면에 깔려있는 배경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해외 사례 수집에 있어서 심도있게 선행되어야 한다.

각국의 다양한 환경과 맥락의 차이를 감안하면서 몇 가지 시사점을 도출해 본다면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진로교육이 한시적으로, 정책적인 이벤트로 흘러가지 않도록 교육제도 속에 깊숙이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한편으로 법적 규정으로 한편으로는 교육과정내의 통합으로, 진로교육의 의미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공유 속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임을 볼 수 있다. 진로교육에 대한 역사가 우리에 비해 길기 때문에 볼 수 있는 특징이기도 하지만, 지속가능한 진로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도 제도나 의식이나 교육과정 속에서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학교 바깥세계와의 연계와 협조이다. 진로교육이 삶의 중요한 요소인 일과 학습과의 연계를 촉진시키고자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므로, 이 두 세계를 연결하는 노력은 진로교육의 핵심적인 과제가 됨은 당연한 귀결이다. 여러 나라에서 직업세계의 연계를 촉발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대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지속적으로 제도적인 연계장치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이 노력은 학교나 교육영역에서 주도권을 잡고 요구할 때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직업세계, 기업 관련 영역에서 교육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상위 기구나 부처에서 촉진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셋째, 진로교육의 방향성에 대한 시사이다. 진로교육은 교육의 한 영역으로 개인이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기본적인 역량과 관련된 교육본연의 노력의 일환이다. 여러 국가의 진로교육목표에서 개인의 통합적 발전, 사회변화와의 조응, 평생학습과 지속적인 진로관리 등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진로교육이 이러한 평생학습사회에서의 삶의 기본역량과 관계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진로교육도 기술적, 기능적, 단기적인 관점에서의 진학이나 직업선택이 아니라 생애에 걸쳐 자신을 잘 돌보고 자신의 잠재가능성을 살릴 수 있는 ‘일’을 선택해 가는 역량을 개발하는 관점에서 긴 호흡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진로교육영역에서 나타나는 움직임은 증거기반 정책에 대한 강조를 들 수 있다(ICDPP, 2011). 많은 정책이나 서비스 활동이 제공되지만 막상 그것을 받게 되는 학생들에게 무슨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이나 자료는 매우 빈약하다. 이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종국적으로 학생의 역량 강화, 학생의 변화를 보고자 한다면, 우리들은 학생들에게 무슨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관찰하고 이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는 진로교육의 성과를 볼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지만 진로교육이 진정 학생을 위한 활동임을 증명할 수 있는 필수불가결한 작업이다. 학급이나 학교, 교육청, 교육과학기술부 등 어떤 단위에서든 진로교육정책이나 실천이 이루어지더라도 ‘정말 무엇이 일어났는가’에 대한 관심과 자료를 수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글_ 진미석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진로정보센터 선임연구위원)

* 참고문헌

김나라(2009). 「덴마크의 교과통합 진로교육 지원체제」, 이지연 외, 『교육과정과 연계된 진로교육 운영모델 구축 (Ⅱ): 미국?프랑스?핀란드?덴마크의 교과통합 진로교육』,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임언.(2012). 진로교육의 해외사례. 미발간 원고
임 언?정윤경?최동선?김나라(2008). 『영국?뉴질랜드?캐나다?호주의 진로교육』,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진미석 외(2011).교원양성단계에서의 진로교육강화 방안.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진미석 외(2012).학교급별 진로교육목표체계화 및 성과관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진미석 외(2012).진로교육활성화를 위한 법제화 방안연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OECD(2002). OECD review of career guidance policies: Australia [Country note]. Paris: Author.


*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홈페이지
에서는 진로교육과 관련하여 더욱 다양한 자료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 [평생학습 초점] 청소년 진로교육 연재목록
(1) 청소년 진로교육, 변화가 필요하다
(2) 해외사례로 알아보는 진로교육의 내용과 방향

* 수원시 평생학습관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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