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리포터] 동물이 살아야 인간도 산다

<동물자유연대>

“저는 절대 개를 먹지 않아요. 어렸을 때 동네에서 개 잡는 걸 봤는데 동네 어른들이 키우던 개를 때려서 거의 실신시킨 후 물이 팔팔 끓는 솥에 넣었어요. 근데 그 개가 필사적으로 다시 나왔어요. 온 몸에 화상을 입은 채로 뛰어 나와서는 마당에 있던 주인을 보자 그 앞에 앉아서 꼬리를 막 흔들더라구요. 그때 깨달았어요. ‘아… 개는 먹는 게 아니구나.’”

어느 한 연예인이 개에 대한 생각을 말한 부분이다. 인간에게 인권이 있듯 동물에게도 동물권이 있다고 생각해 그들을 배려하는 곳, 동물자유연대를 찾아갔다.
[##_1L|1404690616.jpg|width=”206″ height=”255″ alt=”?”|손님에게 선택되자마자 가게 안으로 질질 끌려가는 개 출처: 동물자유연대 _##]식용견이 따로 있지 않아요.
우리나라 동물보호단체의 역사는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짧다. 동물자유연대 회원들은 대부분 개를 키우다 유기견들에게 관심을 갖고 가입한 분들이다. 동물자유연대에서 개 식용에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개는 반려동물(인생의 반려자와 같이 정을 나누면서 사는 동물을 칭하는 말)이라는 것이다. 개만큼 인류에게 친근하고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동물이 없는데, 이런 동물을 먹는 일은 당연히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동물자유연대는 궁극적으로 육식을 최소화하고 채식을 권장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소와 돼지 같은 경우는 ‘축산업’으로 나라에서 권장하는 하나의 ‘산업’인 만큼 이것을 줄여나가는 데는 더 큰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니 우선 가장 해결하기 쉬운 개 식용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것이다.

강연정 간사는 동물보호단체가 가장 많이 받는 오해는 몰상식한 애견인 취급이라고 한다. ‘소, 돼지는 먹으면서 왜 개만 안 되냐’는 반박이다. 하지만 강연정 간사는 “개만 안 된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해결 가능한 곳에서부터 시작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개개인을 찾아가 먹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우선 법적으로 금지를 하자”는 것이 동물자유연대의 주장이다. 사람들은 흔히 ‘식용견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고, ‘고통 없이 도살하면 관계없다’고도 생각한다. 이에 대해서도 동물자유대는 “식용견이라는 견종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단지 도살방법 때문에 개식용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한다. 즉 개는 반려동물로서 식용 대상이 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동물자유연대는 바디페인팅과 같은 거리 퍼포먼스, 복날마다 개식용 반대 거리 캠페인과 서명운동 등으로 사람들의 인식 변화와 개고기 불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_1R|1173312199.jpg|width=”304″ height=”228″ alt=”?”|비좁은 우리 안에서 생명이 아닌 고기 취급을 받고 살아가는 돼지들 출처: 동물자유연대_##]죽을 때만이라도 고통 없기를
동물자유연대는 크게 반려동물과 농장동물, 그리고 개식용 문제 해결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장동물에 관련된 보고서를 만들었고, 올해 초에는 농장동물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처음 농장동물 포럼을 계획 했을 때, 우리나라에는 농장동물을 위한 복지라는 것이 전무하다시피 했기 때문에 포럼 자체가 가능할지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4월 쯤 포럼을 계획대로 개최했고, 축산학과 교수와 학생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학생들은 농장동물 포럼을 통해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는 계기가 되었다.

또 올 초에는 KBS 환경스페셜과 함께 농장에 대한 실태 및 자료조사를 해서 2부작으로 돼지, 닭에 대한 방송을 했다.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이 방송 덕분에 농장동물의 복지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농장동물 보호에 대해선 동물단체 회원들 중에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동물자유연대에서 촬영한 화면을 보면 돼지들을 도살장으로 모는 방법은 몹시 잔인하다. 날카로운 꼬챙이와 전기봉으로 돼지를 찌르고 때려서 도살장으로 모는가 하면, 발로 차기도 한다. 도살과정에서 돼지가 받는 스트레스는 고기품질을 떨어뜨리는 PSE육을 발생시키고 생산성 또한 저하시킨다. 또 농장 돼지들의 위생상태가 심각한 곳도 많다. 동물자유연대는 앞으로도 연구 자료를 계속 만들고, 캠페인을 펼펴 도상과정을 개선시킬 계획이다.

[##_1L|1247982158.jpg|width=”272″ height=”204″ alt=”?”|동물자유연대에서 10년을 지낸 아이. 너무도 순하고 예쁜 눈을 가졌다._##]동물을 보호하는 일은 결국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하는 일
동물자유연대는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2005년부터 관심 있는 유치원들의 신청을 받아 담당자가 직접 방문해서 무료로 교육을 하고 있다. 길에서 유기동물을 만났을 때의 대처법, 동물보호 방법 등을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올해는 호응이 좋았던 곳을 대상으로 교구를 만들어 교사가 직접 가르칠 수 있도록 하고, 피드백 작업까지 하고 있다. 교육사업은 처음엔 자비로 시작했지만, 2006년부터 서울시에서 사업비를 지원받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운영비의 대부분은 개인 후원금으로 채워져 있다. 동물보호단체는 기업과 이해관계가 거의 없어 기업의 후원도 어려운 편이다. 그나마 다행히 사단법인으로 승인을 받은 덕분에 몇달 전부터 회원들이 낸 기부금에 대해 영수증 발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동물자유연대는 주택가 근처에 자리잡고 있다. 낯선 사람이 오면 짓는 개들 때문에 민원이 많이 들어와 업무를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2008년에는 가둬 놓는 ‘수용소’가 아니라 뛰어 놀 수 있는 ‘보호소’를 설치하는 것이 가장 크고 시급한 과제이다. 또 지금 하고 있는 농장동물 프로젝트와 반려동물 캠페인 활동, 개고기 식용문제를 많은 분들에게 알려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강연정 간사는 “동물의 복지는 인간의 복지와 상충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동물에게 쏟는 수고나 노력, 기부를 인간에게 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에 관련 후원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동물복지는 동물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인간은 생태계의 일원이고, 동물이 살 수 없는 환경이라면 인간도 살 수가 없다.

강 간사는 동물복지는 결국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일과 연관돼 있음을 특히 강조했다. 동물이 좋아서 일하게 되었다는 그는, 정작 동물들과 놀고 보낼 시간이 없다며 밝게 웃었다. 동물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넓은 보호소에서 그들이 마음껏 뛰어노는 동물자유연대를 기대해 본다.
[글/ 여정숙_해피리포터, 사진제공/ 동물자유연대]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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