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리포트]따스한 배움의 불씨를 지피다

[##_1L|1059016419.jpg|width=”250″ height=”333″ alt=”?”|35년 한 자리를 지켜 온 용마루학교의 현판_##]모두가 퇴근길에 오르는 저녁 7시, 용마루 학교(교장 이방원)의 1교시는 그때 비로소 시작된다. 좁은 교실에는 학생들 서넛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눈을 반짝이며 수업을 듣고 있다. 그런데 교사와 학생들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교사의 목소리에선 젊은이의 풋풋함이 배어난다. 학생들의 눈에선 세월의 연륜이 풍겨난다. 이 둘의 수업에선 따스한 온기가 흘러나온다. 이 따스한 온기는 35년 동안 용마루학교를 달구어주었다.

‘산을 오를 때 잠시 쉬어가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 용마루. 이름의 뜻 그대로 용마루 학교는 35년 동안 우리 어머니들의 쉼터와 배움터가 되어 주었다. 1974년에 인하대 학생들의 힘으로 문을 연 용마루 학교는 올해로 35살이 되었다.

용마루 학교는 ‘학문을 갈구하는 자는 모두 배움을 얻는다’는 교훈을 실천하고 있다.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그 기회를 제공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다닐 수 있다. 현재 학생들은 주부가 대부분이며, 이들을 가르치는 용마루학교의 교사들은 모두 인하대 학생들이다.

35년의 전통은 나눔과 배움을 사랑하는 교사와 학생의 노력이 맺은 결과

[##_1R|1048894771.jpg|width=”280″ height=”373″ alt=”?”| 해피리포터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용마루학교의 교장 이방원씨_##]“저도 용마루학교가 35년 동안 이어졌다는 사실이 신기합니다.” 용마루학교의 교장을 맡고 있는 이방원교사(인하대학교 기계공학과 3년)는 말한다. 덧붙여 그는 “용마루학교를 이어온 원동력은 바로 학생과 교사들의 열정에 있다”고 말한다. 한번 용마루학교의 교사를 시작하면 길게는 6, 7년까지 계속하는 경우가 많아서 용마루학교의 전통이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의 열정을 보여주듯 용마루학교의 교사는 일주일 최대 세 개의 수업을 맡는다. 또한 격주 토요일에는 다섯시간이 넘는 회의를 갖는다. 게다가 요즘은 주말에 보충수업까지 한다고 하니 그 열의가 놀라울 따름이다. 5년차 교사인 이방원 교장은 국사를 가르치기 위해 온라인 강의까지 챙겨 듣는다. 교사들이 이렇게 열심이다 보니 용마루학교의 열기는 잠시도 식을 틈이 없다.

그렇다고 용마루학교가 걸어왔던 길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35년 동안 여러 번 교문을 닫을 뻔했다. 지금은 교육청으로부터 약간의 지원금을 받지만, 예전에는 교사들의 주머닛돈을 털어서 학교를 운영해야 했기 때문에 늘 부족한 재정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러한 재정문재로 용마루학교는 2000년 이후에만 이사를 네 번이나 다녔다. 지금의 보금자리로 옮긴 지는 이제 겨우 일년이 넘었다.

그런데 용마루학교 교장은 요즘 걱정이 하나 더 늘었다고 한다. 이력서에 야학 교사를 했다고 한 줄 채워 넣기 위해 교사를 자원하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개 1년 안에 그만둔다. “취직이 어렵다보니 학생들이 봉사활동에 시간투자를 안 하는 것 같다.”고 이방원교장은 말한다. 그 또한 학업과 봉사를 병행하는 것이 힘에 부쳤던 때가 수 없이 많았다고 한다.

야학을 넘어서 학교라는 이름의 공동체로

[##_1L|1409237461.jpg|width=”370″ height=”277″ alt=”?”| 용마루학교의 새내기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_##]용마루학교는 다른 야학과 다른 점을 하나 가지고 있다. 정규학교에서 하고 있는 수업 외 활동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용마루학교 학생들은 수학여행도 가고, 클럽활동도 한다. 수학여행을 가면 학생들이 교사를 챙겨주는 ‘진짜’ 어머니가 된다고 한다.

이교장은 용마루학교가 단순한 야학이 아니라 학교라는 하나의 공동체가 되도록 하는데에 가장 큰 노력을 쏟아붓는다고 했다. “학교는 추억의 장소 입니다. 학교를 다니지 못하셨던 분들에게 추억의 장소를 제공하고 싶습니다.”라고 이교장은 말한다.

용마루학교는 학생들이 특별히 가고 싶은 장소가 있을 때 의견을 모아 한 달에 한번 소풍을 간다. 최근엔 1박2일로 제부도를 다녀왔고,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도 갔었다. 이교장은 제부도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걸었던 곱게 물든 바닷길이 아직도 눈에 아른거린다고 말한다.

개교기념일 행사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큰 잔치다. 이교장은 지난 개교기념일 행사를 잊을 수 없다고 한다. 35년을 함께한 교사와 학생들이 모두 모였는데, 이들이 입을 모아 부르는 교가를 들으며 가슴에서 무언가 울컥하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용마루학교가 행복한 추억을 주어서, 잊지 못할 하루를 주어서 감사하다고 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라고 이교장은 말한다.

교사는 학생으로부터, 학생은 교사로부터 배우는 학교 [##_1R|1249190422.jpg|width=”280″ height=”373″ alt=”?”|용마루학교의 교사와 학생이 진지한 태도로 수업에 임하고 있다_##]
용마루학교에선 교사-학생의 관계가 일방적이지 않다. 때로는 교사가 학생들로부터 가르침을 얻는다. “대학생이 어머니뻘 되시는 분과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경험이 많지 않잖아요. 용마루학교에서 저희는 학생분들과 이러한 관계를 형성하며 예의를 배우고, 성숙해집니다.”라고 이교장은 말한다.

용마루학교 교사들은 처음엔 나이가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차차 그들과 세대를 넘어선 소통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고민이 있을 때 털어놓으면 학생들이 따뜻한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용마루학교에선 때론 교사의 어머니 뻘 되는 학생들이 바리바리 간식과 도시락을 싸온다.학생들이 전해주는 따뜻한 도시락은 지친 교사의 보약이 된다. 학생들이 전해주는 생생한 삶의 경험은 방황하는 교사의 길잡이가 된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용마루학교 근처의 번화가가 눈에 들어왔다. 용마루학교의 교사들 역시 20대 젊은이로서 선후배와의 술자리, 애인과의 데이트, 친구들과의 만남을 뿌리치고 야학의 문을 두드리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더불어 사는 삶 속에서 배어 나오는 땀과 보람의 가치를 아는 용마루학교의 교사들. 배우려고 하는 사람이 있는 한 계속 가르치고 싶다는 이들의 바람처럼 용마루학교의 등불이 언제나 저녁7시면 밝게 타오르기를 바란다.

[민지현_해피리포터]

용마루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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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시니어’는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쌓은 은퇴자들이 인생의 후반부를 NPO(비영리기구 : Non-Profit Organization) 또는 NGO(비정부기구 : Non-Government Organization)에 참여해 사회공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NPO·NGO에게는 은퇴자들이 가진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연결해주는 희망제작소의 대표적인 대안 프로젝트입니다.

본 프로젝트에 함께 하고 있는 ‘해피리포터’는 NPO,NGO들을 직접 발굴취재해, 은퇴자를 비롯한 시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는 대학생 시민기자단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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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해피리포트]따스한 배움의 불씨를 지피다” 에 하나의 답글

  1. 김미선 아바타
    김미선

    시간을 기꺼이 내서 봉사하는 절은 열정에, 부끄러워지네요. 기사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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