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리포트]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장애인 복지

[##_1R|1180364198.jpg|width=”370″ height=”277″ alt=”?”|그룹홈 1,2,3호 입주자들_##]하늘과 맞닿은 작은 천국

골목이 험하기도 하다. 소사역에 내려 15분여를 걸었으나 앞에 보이는 것은 끝없는 가파른 골목. 장애인 시설이 이렇게 박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니 우리나라 복지정책에 대해 구시렁구시렁 쓴소리가 난다. 꽤 쌀쌀한 날씨에도 이마에 땀이 맺힐 만큼 낑낑대며 올라가니 그곳에는 오는 길의 살벌한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다.

혜림원 건물로 둘러싸인 자그마한 운동장에는 새파란 잔디가 촘촘히 깔려있고, 그곳에서 원더걸스의 <텔 미>의 흥겨운 리듬에 맞추어 수십 명의 원생들이 춤을 추고 있다. 오전부터 무슨 춤을 이렇게 열심히들 출까 궁금해서 지도 선생님께 여쭤보니 지금은 혜림 학교의 체육 시간.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준비 체조를 하고 있는 거란다. 자세히 보니 구령대 위에서 지도 선생님이 체조 동작을 하고 있고, 아래 운동장에선 원생들이 열심히 따라하고 있다. 손이 불편한 원생은 다리로, 다리가 불편한 원생은 목소리로 선생님의 움직임에 집중하고 있다. 분명히 수업시간이 맞다.

지적장애 아동 입소시설

생각하고 판단하며 사물을 분별하는 등 지적인 일을 수행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총칭하여 지능이라 하는데, 지능지수가 정상(IQ70미만)보다 떨어지고 적응행동에 결손이 있을 때를 지적장애라 일컫는다. 혜림원은 지적장애인 복지 시설이다.

부천 혜림원은 故림병덕 목사가 1952년 5월에 전쟁고아 37명을 수용하여 ‘소사 성육원’으로 문을 열었다. 그 후로 24년 동안 600여명을 교육시켜 사회에서 제몫을 다하는 인물들로 키워냈고, 1976년 지적장애특수시설인 부천 혜림원으로 시설을 전환하여 복지기관인 부천 혜림원의 개원을 이루게 되었다. 아동 입소 시설이기 때문에 만 8살부터 18살까지의 지적장애 1, 2, 3급 장애인이 입소 할 수 있고, 혜림 요양원에는 만 18살 미만의 지적장애 1급의 중증 장애인이 입소 할 수 있다. 현재는 93명의 지적장애인들이 혜림원과 혜림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형제 부모가 없는 무연고자 비율이 65%이며, 그밖에 저소득층 가정,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가정의 자녀들이 무료위탁 되어있다.

먹여주기 보다는 먹는 방법을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인데 복지의 개념도 바뀌어야죠” 인터뷰에 응한 유지영씨(자원개발부)가 말한다. 부천 혜림원은 객관적으로 보면 여타 다른 장애인 복지시설과 같지만 주목할 점은 남다른 혜림원의 교육에 있다고.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장애인 복지라고 하면 한없는 희생으로 그들의 손발이 되어주는 것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혜림원은 앞으로 길게 남은 그들의 인생에서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은 그들이 혼자 힘으로 일어서는 것이라 생각해 장애인 재활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맞춤형 재활프로그램

혜림원은 생활자 입소 시 개별적인 면접과 사정회의(assessment)를 거쳐 재활프로그램을 수립한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크게 사회심리재활, 가족지원, 의료지원, 교육재활, 직업재활 다섯 분야로 나누어지며, 이 아래로 다시 세부적인 여러 갈래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중간 중간 생활자의 발전정도를 봐서 생활자가 일반 생활에 문제없을 정도의 사회성과 생활 능력을 갖게 되면 공동생활 가정인 그룹홈에 들어가게 된다. 그룹홈이란 지역사회의 주거지역 내에 위치한 일반주택에서 소수의 지적장애인들이 전문직원에 의해 최소한의 원조와 지도를 받으며 사회적 자립과 재활을 목적으로 생활하는 주거공간이다. 물론 그룹홈에 들어가기 전에도 생활자들은 따로 그룹홈 입주 전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된다.

이렇게 철저하게 재활프로그램을 거쳐 만들어진 그룹홈이 벌써 4호까지 탄생했다. 이들 중 몇몇은 일반인과 다름없이 직장에 취직해서 어엿한 사회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대안사업

혜림원이 제시하는 장애인 복지의 중심이 바로 이것이다. 시설 중심의 복지에서 벗어나 지역사회로의 통합을 이루는 것. 혜림원은 이 사업의 일환으로 지역사회와 연계사업을 통해 다양한 문화 활동 및 참여로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의 시민으로 살아가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 4개의 그룹 홈에서 16명이 지역사회에 복귀해 생활하고 있는 것을 가장 큰 예로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2001년도부터는 직업훈련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혜림 브레드 가든 등의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혜림원이 없어지는 것이 제 소망입니다

[##_1L|1019390901.jpg|width=”280″ height=”409″ alt=”?”|여름캠프 행사 중 지도 선생님과 원생_##]지난 1월 강희대 부천 시민상을 수상한 임성현 혜림원장은 “지역사회와 단절되어 살아가는 장애인들을 돌보는 곳이 더이상 필요 하지 않는 사회,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비장애인들과 어우러져 생활하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며 설립 때부터 지켜 내려온 혜림원의 뜻을 앞으로도 이어갈 것을 지역 시민들에게 약속했다.

한국 정부의 복지정책을 들여다보면 시설생활자는 시설에서 생을 마쳐야 한다는 관점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지적장애인 권리선언 제 1조가 말하고 있듯이 지적장애인도 국민으로서 일반 시민과 동등한 기본적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재활교육을 거치면 이들도 충분히 일반인과 어울려 살아갈 수 있다. 그러한 능력을 낭비하는 것은 국가로서도 손해다.

오늘도 수많은 복지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의 태반은 하루 종일 누워서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주는 밥 먹으며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맞고 있다. 이들에 대한 인식 전환을 기초로 해서 실현 가능한 복지 정책을 내놓아 국가에도 도움이 되고 복지수준도 반석에 올릴 수 있는 정부의 의지가 절실하다.

[글,영상/곽보아_해피리포터, 사진/혜림원]

<부천혜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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