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리포트] 사회복지시설,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나다

<위캔센터>

[##_1C|1303193022.jpg|width=”670″ height=”121″ alt=”?”|_##]장애인들, 과자를 굽다
건물을 둘러싼 산야는 가을을 먹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벽제동에 있는 위캔센터는 서울보다 먼저 가을을 맞았다. 산야가 울긋불긋했고, 위캔 센터는 분주했다.
센터의 문을 밀고 들어가니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이 작업장 입구에 붙은 ’10월 매출 목표-8천만 원’이라는 현수막이었다. 위캔은 ‘사회적 기업’(아래 설명 참조)이다. 비영리단체와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의 중간쯤에 놓이는 것이 사회적 기업이다. 현수막에 적힌 문구에서 ‘기업’으로서의 야심찬 목표가 느껴졌다.
위캔은 과자를 만드는 기업이다. 2001년 2월에 설립됐다. 각종 사회사업을 하는 재단으로 이름난 쎈뽈수도원이 위캔을 차렸다. 이웃한 ‘애덕의 집’에서 장애인들의 재활과 사회훈련을 위해 운영하던 사업체를 분리하여 전문기업화 시킨 것이 지금의 위캔이다. ‘애덕의 집’ 장애인들(주로 정신지체나 발달장애)과 재가(在家)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함께 과자를 만들어 세상에 내다판다.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 없는 ‘친구들’
“장애인들을 고용해 그들에게 일을 주고, 월급을 줍니다. 이를 통해 장애인들의 재활과 사회성 훈련이 되는 것이죠. 물론 저희도 그들이 하는 일로써 기업을 운영해 나갈 수 있습니다” 위캔센터의 강경임 기획총무팀장은 위캔의 성격을 분명히 했다. 위캔은 단순한 사회복지시설이나 재활공동체가 아니다. 기업체로서 이윤창출에도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고용된 장애인들은 과자를 직접 만들고 내다 파는 것에 깊숙이 참여한다.
과자공장은 센터 안에 있다. 모든 공정은 전부 그 안에서 이루어진다. 반죽을 하고 성형을 하고, 포장을 하는 사람들의 손이 쟀다.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모여 일을 하고 있었지만 둘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위캔 센터에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서로 ‘친구들’이라 부른다.
자폐성 발달장애를 가진 최진호씨(26)는 일이 재밌다고 말했다. 특히 과자 포장과 과자 성형을 좋아한다고 했다. 함께 일하는 공익근무요원 조원용씨(21)는 “장애인들과 함께 일하면서 그들이 멀지 않은 곳에, 우리 옆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전에는, 그들이 멀었다”라고 말했다.
위캔 과자의 맛소문 널리 퍼지다
위캔은 의미 있는 운영방식 말고 과자가 맛있기로도 소문이 났다. 전부 국내산 우리밀과 버터(다른 기업들이 흔히 쓰는 마가린에 비해 원가가 두 배 정도 비싸다고 한다)를 써 과자를 만든다. 처음엔, 주 소비층이 입소문을 통해 알게 된 의식 있는 사람들이었다. 입소문은 차츰 널리 퍼지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인터넷 쇼핑몰에 입점, 더 많은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다. 올 여름엔, 오랫동안 함께 해준 소비자들을 위해 센터 앞마당에서 파티를 열기도 했다.

위캔(Wecan), 그들은 하고 있고, 할 수 있다
센터의 총책은 쎈뽈수도원에서 나온 조진원(글라라) 수녀가 맡고 있다. 조진원 수녀는 수도자로서는 드물게 MBA(경영전문 대학원)를 거쳤다. 위캔의 운영을 맡은 첫해, ‘기업가’로서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말 그대로 주경야독이었습니다. 정말 힘들었어요. 5학기를 다녔죠. 주로 인사?조직을 공부했습니다” 위캔이 재활공동체가 아니라 기업으로서 거듭나려면 전문적인 경영 공부가 필요했다. 공부를 하면서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거느린 식구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올해 그가 가장 먼저 읽은 책은 『사장으로 산다는 것』이다.
위캔의 성장을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위캔은 사회적 기업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일반 기업체에서도 내기 힘든 매출을 위캔은 내고 있다. 위캔의 이름은 설립 당시 수도원 원장 수녀님이 지었다고 한다. 풀어보면 ‘우리는 할 수 있다’란 뜻이다. 위캔은 할 수 있고, 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
‘사회적 기업’에 대한 논의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풍성해지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란, ‘사회 취약 계층에게 일자리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며, 재화, 서비스의 생산, 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노동부 개념)이다. 영리추구만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과는 구분되는 개념으로, 기업의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진행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도 다른 개념이다. 우리나라에선 신나는 조합, 아름다운 가게, 위캔 센터 등이 사회적 기업에 해당한다. 2006년 방글라데시의 무담보 소액대출은행 ‘그라민 은행’의 유누스 총재가 노벨평화상을 받으면서 ‘사회적 기업’이 널리 알려졌다.
노동부는 지난 7월, ‘사회적 기업 육성법’을 시행했다. 이 법에 따라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되면 세제혜택 등 여러 혜택을 받게 된다. 정부에서도 사회적 기업의 확산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2007년 10월 현재 36곳의 사회적 기업이 노동부의 인증을 받았다.
외국에선 1970년대부터 사회적 기업이 운용되기 시작해 영국 같은 경우엔 5만 5천여 개의 사회적 기업이 있다고 한다.
[글/ 이환희_해피리포터, 사진제공/위캔센터 홈페이지]

위캔센터

전화 : 031-969-3535
e-mail : urihuwon@hanmail.net
홈페이지 : http://uri1318.org/gnu3
주소 : 412-510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벽제동 4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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