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리포트] 작은 구름들이 모일 때 단비가 내립니다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김대중 전 대통령의 6·15 공동선언,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4 공동성명 등 지난 십년 간 북한과의 관계 진전을 위해 남한은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의 경제협력과 민간차원의 각종 문화교류 역시 점진적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새 정부가 들어선 지난 3월 이후 북한과의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되었다. 정부는 6자회담에서도 큰 역할을 하지 못 한 채 수수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 허나 북한과의 악화된 관계를 회복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북한이 핵 신고서 제출과 함께 영변핵시설 내 냉각탑 폭파 결정을 내린 것이다. 미국도 지난 5월 50만톤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하기로 결정하는 등 북미관계도 점차 해빙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6자회담도 조만간 다시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_1C|1310021040.jpg|width=”450″ height=”337″ alt=”?”|평통사의 한 회원이 선물한 사무실 입구의 현판._##]
이제는 전쟁을 끝내야 할 때

이러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남북관계는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 같은 긴장상태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53년 휴전협정 이후 이루어졌어야 하는 평화협정의 부재가 그 원인이다. 법적으로 전쟁 상태에 놓여있는 남한과 북한은 끝임없이 전쟁태세를 갖추고 있다. 북한은 여전히 우리의 ‘주적’이다.

이 문제에 대해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이하 평통사)은 간단한 해법을 제시한다. 바로 ‘평화협정’이다.

‘평화협정’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이렇다.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나라나 지역에서 군사 행동을 중지하고 평화 상태를 회복하거나 우호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하여 맺는 협정’.

평통사의 오미정 홍보국장은 평화협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점진적으로 철수하게 됩니다. 일차적으로 북핵문제가 해결되어야겠지만요. 그렇게 되면 남북의 긴장상태가 완화되고, 양국간의 끝없는 군비경쟁도 줄일 수가 있습니다. 북한과 미국, 남한이 만족스러운 상태가 되려면 동시해결의 방식이어야겠죠.”

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어떠한지 물었다.

“2007년 이전까지 정부는 사실상 평화협정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어요. 53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남한, 북한, 미국이 모이는 회담 자체가 불가능 했고 따라서 의제로 떠오르는 것 자체가 어려웠죠.

그러나 현재 6자회담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북한 핵문제때문이라도 평화협정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미국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평화협정과 관련한 연구를 시작하고 있는 단계에 놓여있어요.

실제로 부시대통령은 북핵이 해결되면 평화협정을 체결하겠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각 부처에서 인수위원회에 보고한 것을 보면 지금의 추세로 가면 2010년 경에는 평화협정이 가능할 것이라는 보고가 있기도 했어요. 수면 밖으로 꺼내놓고 의제화하고 있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의 인식은 있다는거죠.”

“여기서 문제는 평화협정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단순한 것이 아니고, 각 국가가 이 협정을 통해 자국의 이해득실을 철저하게 계산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오국장은 말한다.

협정 조문을 어떻게 자국에 이익이 되도록 만드느냐를 놓고 외교적인 각축이 조용히, 그러나 경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미국, 진짜 우리 편 맞아?

“우선 군사비용이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와 경제규모나 인구규모가 비슷한 독일의 수준 정도로 줄게 될 거라는 전망이에요. 약 60만명 정도의 국군이 20만명 수준으로 줄어들고, 한 해 26조원에 달하는 국방비가 18조원 정도로 감소할 수 있습니다. 국방비에서 줄어든 예산으로 다양한 복지정책이 가능해지죠.”

또한 “미국과의 불평등한 군사동맹으로 인해 외교적으로 부당한 손해를 입는 일도 줄어들게 될 것이고, 보다 대등한 국제적 관계는 FTA나 각종 군사,무역협정 등에서 우리가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만든다” 고 덧붙였다.

시대가 변할수록 미국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려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단순히 반미, 친미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서 보다 실질적인 상호이익의 관계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점점 더 큰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도 모 일간지에서 매년 실시하는 여론조사를 보면 2007년에는 62%가 주한미군 철수에 동의했다는 결과가 있어요. 10년전과 비교하면 놀랍도록 높은 수치이죠.”

미국이 포기하지 않고 있는, 북한 내 급변사태에 대비한 ‘작전계획 5029’ 역시 미국과의 줄다리기는 계속되고 있다. 한국 정부에서 북한 체제위협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현재는 논외에 있기는 하지만 미국 주도로 이루어질지 또는 한국정부 주도로 이루어질지에 대한 알력 또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쇠고기문제로 시작된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극에 달해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반미세력’이 결집하는 것 아니냐는 보수언론의 시각도 존재한다. 보수파의 우려와는 달리 아직까지는 촛불집회가 반미적인 양상을 띄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반미’라는 이름으로 본질을 호도하려는 보수계층, 언론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오 국장은 이번 소고기 문제 역시 미국을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무조건 ‘반미’사안으로 몰아갈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라는 거대한 국가권력의 존재를 회피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끝나지 않은 효순이와 미선이 이야기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은 효순, 미선이 죽음의 진상을 밝히는 움직임을 6년째 계속하고 있다.

“대법원에서 정보를 공개하라는 판결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받지 못한 자료가 아직도 많이 있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미국 측에다가 정보 공개를 요청하는 일 뿐이고 나머지 부분은 사실상 불가능 하죠.”

결국 단순한 교통사고로 고의성이 증명되지 않은 채 사건은 결론지어졌고, 효순이 미선이를 장갑차로 살해한 두 미군은 제대 후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사건을 재현한 동영상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미군측에서도 두 소녀를 보았다는 등 진술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고.

심증은 있지만 법원이 인정하는 증거가 부족한 어려운 상황, 진실이 승리하는 그 날까지 평통사는 긴 싸움을 이어 나갈 것이다.

작은 구름들이 모일 때 단비가 내립니다

“50년전 벌어진 전쟁 때문에 우리가 힘겹게 살아온 삶을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잖아요.”

오 국장은 지금이 해방직후와 마찬가지로 위기이자 기회인 시기라고 말한다.

강대국 사이에서, 그리고 한반도 내에서도 군사적 긴장이 분명하게 존재하고 있는 이 시점, 숨가쁘게 돌아가는 국제 정세 속에서 다음 50년에 대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비가 오려면 작은 구름이 모여야 하듯이 작은 응결핵들이 모이는 것이 중요하죠.”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통일이 이루어지면 평통사는 뭐해먹고 사냐는 우문에 그녀는 “우리도 농담처럼 그 걱정해요 아마 ‘평화와 통일을 다지는 사람들’이라고 이름을 바꿔야겠죠?”라며 웃는다.

[글,사진_해피리포터 고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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