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리포트] ‘코시안’ 아니죠, ‘코리안’ 맞습니다

<베트남여성문화센터>

44일. 가난 때문에 한국남성과 결혼했던 베트남 여성 후안마씨가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다. 그는 작년 8월 초 남편의 구타로 열여덟 개의 갈비뼈가 부러져 사망했다. 이에 앞서 작년 4월 대구에서는 한국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통스럽게 살던 또 다른 베트남여성 김동씨가 아파트 9층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이 같은 사건들이 한국뿐만 아니라 베트남 유력지들을 통해 보도되면서 현지에서는 반한감정마저 일고 있다. 비극적인 사건들을 그냥 보고만 있어야 하는 걸까.

베트남 여성결혼이민자들과 여전히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한국으로 향하는 베트남여성들. 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베트남여성문화센터(Vietnamese Women Culture Center 이하 VWCC)를 찾았다.
[##_1L|1251461465.jpg|width=”367″ height=”238″ alt=”?”|한국어 초급반 수업에 참석한 베트남 여성들. _##]왜 ‘베트남’ 여성인가
여성결혼이민자들은 중국 조선족, 필리핀, 베트남 출신이 대다수다.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의사소통만 하더라도 조선족 여성은 방언이 심하긴 해도 말은 통하고, 필리핀 여성은 영어라도 할 수 있으니 급한 경우에는 주변에 도움이나마 쉽게 청할 수 있다. 하지만 베트남 여성의 경우 최근 그 수가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역자 한 명 제대로 찾기가 힘든 실정이다. VWCC에서는 한국에 정착한 지 5년 이상 된 ‘선배’ 베트남 여성들이 한국어 선생님으로, 상담가로 근무하면서 베트남여성들을 돕고 있다.

VWCC 홈페이지 번역게시판에는 부인에게, 곧 결혼할 약혼녀에게 전하는 부탁과 사랑의 메시지를 베트남어로 번역해달라는 글들도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한국어와 베트남어에 능통한 직원들이 아니었다면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또 학생들이 모두 베트남 여성들이다 보니 초급반 수업은 베트남어로 진행해 학습효율이 더 높다. 이처럼 VWCC에서는 보다 전문화된 여성결혼이민자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_1R|1178320755.jpg|width=”296″ height=”394″ alt=”?”|초급반과 중급반으로 나누어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_##]그릇된 국제결혼풍속도 베트남 여성연맹과 함께 바로 잡는다
가정 폭력, 이혼, 위장 취업 등 각종 잡음에도 불구하고 국제결혼은 점점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한국 베트남간 국제결혼도 마찬가지다.

2006년 7월에 설립된 VWCC는 다음 해 8월에 베트남 여성연맹과 향후 5년 동안 양국 간에 국제결혼 지원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실시하기로 하는 내용의 조인식을 가졌다. 베트남여성연맹은 우리나라의 여성가족부라 할 수 있는데 베트남에서 정부기관이 해외민간단체와 협력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베트남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결혼을 알선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정부의 방관 아래 공공연히 행해지다가 그 부작용들이 최근 속속들이 드러나자 여성연맹이 나선 것이다.

베트남 여성연맹과 VWCC는 양국간 새로운 국제결혼 메커니즘 정립을 위해 프로젝트를 공동 수행하고 있다. VWCC는 현재 양국간 국제결혼이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이 배우자에 대한 아무 정보도 없이, 혹은 잘못 알고 있는 상태에서 결혼이 상업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같은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베트남 여성연맹은 VWCC에 공무원 두 명을 파견해 한국남성의 혼인서류를 직접 접수하게 할 방침이다. 그렇다고 해서 ‘결혼의 자격’을 검증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배우자에 대한 정보가 사실 그대로 전달되어야 현재와 같은 문제들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코시안’이 아닌 ‘코리안’으로
코리안과 아시안 혼혈 2세를 일컫는 코시안. VWCC에서는 이 단어 사용 자체가 결혼이민자들에 대한 차별을 재생산하고 있다고 본다. 그 자녀들까지 ‘코시안’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사회에 속하지 못한 채 언제까지 겉돌 수만은 없다. 이제는 그들도 한국인으로, ‘코시안’이 아닌 ‘코리안’으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한국어 교육을 받는 베트남 여성 14명이 지난 9월 18일 대구 달서구의 성산복지재단을 찾아 양로원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이방인으로서 도움의 대상으로만 살아왔던 그녀들이 하루 동안 어르신들의 손녀, 며느리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비록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그 마음만은 애틋하게 전해졌을 것이다. 교실에서 받는 언어, 문화교육보다 한국을 더 잘 느끼고 배울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다고 VWCC측은 전했다. 이제는 어엿한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나눔의 의미까지 몸소 실천하고 있다.
[##_1C|1252590259.jpg|width=”379″ height=”244″ alt=”?”|베트남여성이 성산복지재단에서 노인의 식사를 돕고 있다. 사진제공: 베트남여성문화센터_##]매주 월요일 늦은 밤 TV에서는 화제의 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가 방영된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미모의 외국인 여성들이 즐거운 한국 체험담을 털어놓을 것이다. 결혼이주여성들이나 그들이나 한국적응이 힘들고 고향이 그립기는 마찬가지다. 그들과 같은 ‘스타’ 대우는 아니더라도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에서 더 이상 고통 받지 않기를 바란다.
[이주영_해피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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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학생 시민기자단 ‘해피리포터’들이 은퇴자와 시민들에게 한국사회의 다양한 NPO·NGO 단체를 소개하는 코너가 바로 ‘해피리포트’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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