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리포트14] 다시 찾은 꿈, 울산 청소년들의 보금자리 – 쉼터

<사과나무 쉼터, 꿈나무 쉼터>

해피시니어 프로젝트는 전문성있는 은퇴자들에게 인생의 후반부를 NPO(비영리기구 : Non-Profit Organization) 또는 NGO(비정부기구 : Non-Government Organization) 에 참여해 사회공익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NPO·NGO에는 은퇴자들의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기구의 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희망제작소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학생 시민기자단 ‘해피리포터’들이 은퇴자와 시민들에게 한국사회의 다양한 NPO·NGO 단체를 소개하는 코너가 바로 ‘해피리포트’입니다. <편집자 주>

사과나무 쉼터의 막내 방모군

전날 내린 소나기 덕에 무더위가 살짝 가신 7월 마지막 월요일 오후, 널찍한 거실에서는 까맣게 탄 소년 한 명이 퍼즐을 맞추며 혼자 놀고 있었다. 방군은 “형들은 다 나가고 전 집에 있어요”라고 말하며 수줍은 듯 이모뻘 되는 선생님 뒤로 숨었다.

방군이 있는 이곳은 울산광역시 사과나무 청소년 쉼터(울산광역시 북구 연암동, 이하 쉼터)다.
불안정한 생활환경 속에서 잦은 가출로 방황하는 위기 청소년들이 생활하는 공간이다. 방군은 지난 5월 고모집을 나와서 방황하던 중 경찰서로 인도되었다가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_1R|1106775864.jpg|width=”241″ height=”181″ alt=”?”|퍼즐놀이를 하는 방모군(13세)_##]방군이 처음부터 고모 집에 살았던 것은 아니다. 어머니는 정신질환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고, 아버지는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며 노숙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방군이 정상적으로 생활하기란 불가능했다. 기초생활수급권자인 방군의 아버지 앞으로 매달 조금씩 나오는 돈을 받고 고모가 방군을 맡아 키워왔다. 그러나 고모 댁도 그다지 넉넉한 형편은 못되었고, 방군에 대해 무신경하고, 홀대하기까지 했다. 방군은 더 이상 고모 집에서의 생활이 버거웠고, 집밖을 선택했다.

[##_1L|1063570679.jpg|width=”253″ height=”337″ alt=”?”|동그라미로 표시된 곳이 사과나무쉼터이고, 작은 사진은 사과나무 쉼터가 있는 골목의 모습으로 여느 주택가와 다를 바가 없다_##]단기 쉼터인 사과나무 청소년 쉼터의 규정상 방군은 곧 3개월을 다 채우게 된다. 방군과 같은 경우에는 운영위원회의 승인을 거쳐서 3개월간 쉼터 생활을 더 연장할 수 있다고 한다. 무더운 여름에 당장 이곳을 나가지 않아도 되지만, 다시 3개월이라는 시간이 화살처럼 흐르고 나면 방군은 이곳을 떠나야 한다.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닥칠지는 생각지 못하는지 방군은 취재를 하는 내내 천진난만하게 형들이 없는 쉼터 곳곳을 다니며 한가로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사과나무 쉼터는?

사과나무 쉼터는 울산광역시 북구 연암동의 평범한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다. 밖에서 보면 여느 가정집과 다를 바 없이 생겼다. 주민들이 불량청소년들이 기거하는 곳이라고 오해하고 거부감을 느껴 간판을 달지 않았다고 한다. 간판도 달지 않은 이곳에 지난해 7월 처음 문을 연 이후 모두 115명의 청소년이 다녀갔다. 최대 10명을 3개월까지 보호할 수 있는 쉼터에 1년 사이 상당수의 청소년들이 다녀간 것이다. 울산지역의 위기 청소년 모두를 수용할 수는 없지만 위기 청소년들에게 최소한의 보호처 역할은 충분히 하고 있는 것이다. 상담 업무를 맡고 있는 이혜원씨와의 일문일답을 통하여 쉼터의 요모조모를 알아보자.
– 청소년들이 어떻게 쉼터를 찾게 되나요?
“인터넷홈페이지(appleshimter.com), 학교, 경찰서, 동사무소 등을 통하여 찾아오거나, 울산청소년상담센터나 청소년 상담전화 1388을 통하여 쉼터와 연결됩니다. 또 저희가 리플렛이나 홍보 포스트잇 등을 이용해 거리 홍보활동과 가출예방 캠페인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홍보활동은 청소년들의 가출을 오히려 조장한다는 우려도 있어 조심스러운 편이죠. 주로 동사무소나 경찰서의 소개로 아이들이 찾아옵니다.”

– 쉼터의 운영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요?
“전국의 대부분의 쉼터는 국가청소년위원회에 등록이 되어있습니다. 청소년위원회를 통해서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고, 또 울산광역시에서 50%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 후원과 운영을 맡은 울산기독교봉사회 법인의 지원이 약간 있습니다. 운영은 울산기독교사회봉사회가 울산광역시로부터 위탁받아 하고 있습니다. 사과나무 쉼터는 남자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고, 시청 근처에 ‘꿈나눔 청소년 쉼터’라고 여자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 따로 있는데, 두 곳이 운영위원회를 같이 꾸리고 있어요.”
[##_1R|1047208498.jpg|width=”229″ height=”172″ alt=”?”|재정운영형태_##]- 자원봉사를 하는 분들이 계신가요? 앞으로 해피시니어 프로젝트를 통해 봉사자들이 쉼터에 참여하게 된다면 어떤 역할들을 할 수 있을까요?
“지금은 모두 7분의 자원봉사자들이 방군과 같은 아이들의 공부를 도와주고 계십니다. 그리고 현대모비스 농구단 서포터즈 분들이 물품도 지원해주시고,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기도 하고 농구관람도 하면서 봉사를 해주십니다. 앞으로 퇴직자 분들이 참여하신다면 아이들에게 멘토의 역할로 상담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성장기의 아이들이 대부분이고, 특히 고등학생의 경우 진로를 결정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요. 퇴직자분들은 대부분 자식들을 다 키워내고 많은 경험을 갖춘 분들이기 때문에 여러 방면의 이야기들 많이 해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아이들은 자신의 얘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사람을 필요로 하는데 그런 역할도 해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 앞으로 사과나무 쉼터는 계속 지금과 같은 모습을 유지합니까? 아니라면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쉼터는 이제 1년을 갓 넘겼습니다. 가출 청소년의 일시적 생활지원과 선도, 가정 및 사회로의 복귀를 지원한다는 목적을 제대로 이행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청소년이 쉼터를 찾는 원인이 되는 가정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일도 하게 될 것입니다. 청소년들이 쉼터의 생활을 마치면 원칙적으로 가정에 돌려보내도록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이 아이를 받아들일 환경이 아니거나, 아이를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가정으로 돌아가더라도 다시 가출하는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그래서 이런 부모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혹은 부모학교 등을 함께 운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시니어들의 힘이 더욱 필요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꿈나눔 청소년 쉼터는?

사과나무 쉼터가 남자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라면 꿈나눔 쉼터(대표:이선영)는 여자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이다. 꿈나눔 쉼터는 울산 시청에서 3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고, 사과나무 쉼터와 달리 간판도 달려있어 청소년들이 찾기에는 훨씬 쉽다. 그리고 생활공간도 더 넓어 생활하기에는 여러 모로 더 편리하다.

재정 지원이 국가청소년위원회 50%, 울산시 25%, 남구청 25%로 분산되어 내려온다는 것 말고는 사과나무 쉼터와 똑같이 운영된다. 같은 법인이 운영하는 만큼 사과나무쉼터와의 교류를 통하여 청소년에게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꿈나눔 쉼터의 실장 이선영씨는 “문화생활이나 주말 프로그램 등은 일반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것보다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주 주말 영화 관람이나 다도프로그램 등의 활동이 준비되고, 매월 1회는 노인보호시설을 찾아 목욕봉사를 하는 일도 한다.

[##_1R|1034722808.jpg|width=”179″ height=”236″ alt=”?”|기자가 찾아온다는 연락이 있어서인지 사진촬영을 위해 불쑥 찾아간 여학생들의 방은 깨끗이 정리되어 있었다_##]하지만 이 곳 역시 단기쉼터이다 보니 3개월, 길게는 6개월이 지나고 나면 아이들이 갈 곳을 잃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나 울산에는 여자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중장기 쉼터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더욱 어려움이 따른다. 쉼터에 입소하는 아이들 대부분이 부모님이 이혼하는 등 가정이 해체된 경우여서 가정으로 복귀해도 다시 가출하는 경우가 많다. 이선영 실장은 “집으로 돌아간 아이가 다시 가출을 해서 또 쉼터로 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스무 살을 넘긴 청소년들의 경우 퇴소와 함께 안정된 아르바이트나 직장을 연결하여 자립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가출과정에서 성매매나 성폭력 피해를 입은 경험을 가진 청소년은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성매매, 성폭력 피해자 쉼터를 찾기도 한다.

[##_1C|1076973936.jpg|width=”567″ height=”164″ alt=”?”|다양한 활동을 하는 꿈나눔 쉼터 청소년들의 모습 (사진 제공 : 꿈나눔쉼터)_##]05년 11월에 쉼터가 열린 후 200여명의 청소년들이 다녀갔다. 현재 꿈나눔 쉼터에는 모두 다섯 명의 직원과 여러 자원봉사자들이 여자 청소년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봉사의 손길은 부족하다. 해피시니어가 쉼터를 위해 일한다면 어떤 일이 좋을까 하는 질문에 이선영 실장은 “학습지도와 소녀들의 멘토, 두 가지 역할이 가장 필요하고, 또 해피시니어에게 가장 적합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해피리포터_이윤재]

울산광역시 사과나무 청소년 쉼터

전화 : 052) 261 – 1388
e-mail : hyeja0zoo@naver.com
홈페이지 : http://www.appleshimter.com
주소 : 울산광역시 북구 연암동 359-4번지 307동 301호
후원계좌 : 농협 [831-01-221497]

꿈나눔 청소년 쉼터

전화 : 052) 269 – 1388
e-mail : 2691388@hanmail.net
홈페이지 : http://www.shimter79.com
주소 : 울산광역시 남구 신정1동 644-2번지 3층
후원계좌 : 농협 [831-01-221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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