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리포트17] 마음을 울리는 노래모임

<그루터기>

해피시니어 프로젝트는 전문성있는 은퇴자들에게 인생의 후반부를 NPO(비영리기구 : Non-Profit Organization) 또는 NGO(비정부기구 : Non-Government Organization) 에 참여해 사회공익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NPO·NGO에는 은퇴자들의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기구의 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희망제작소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학생 시민기자단 ‘해피리포터’들이 은퇴자와 시민들에게 한국사회의 다양한 NPO·NGO 단체를 소개하는 코너가 바로 ‘해피리포트’입니다. <편집자 주>

실천하는 노래모임 그루터기

초목을 베어 내고 남은 뿌리와 그 부분, 그루터기. 하늘에 닿을 듯 쭉쭉 뻗은 나무 새로 밑동만 덩그러니 남은 그루터기에서는 새로운 희망이 돋아난다.
매월 첫째 주 일요일이면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서 그루터기의 공연이 진행된다. 정겨운 음악들로 채워진 무대를 오후 1시부터 4시간 동안 만끽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의 무대 앞에는 신장병 어린이를 돕기 위한 모금함이 놓여 있다.
2001년 9월, 사람을 향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노래모임인 그루터기를 결성하였다. 이들은 소아암이나 백혈병 같은 질병에 비해 사회적 지원 시스템이 턱없이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는 신장병 아이들을 돕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신장병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만성신부전으로 쉽게 발전하며, 만성신부전으로 발전하면 신장이식 없이는 완치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평생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가난한 집안의 아이들이 이 병에 걸리면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루터기 회원들은 각 병원 의료사회복지사가 요청하는 후원의뢰서와 담당 주치의의 진료소견서를 참조하여 지원받을 아이들을 결정하고 정기적으로 치료비를 지원한다.
[##_1C|1053631924.jpg|width=”444″ height=”241″ alt=”?”|월미도 문화의 거리에서 노래하고 있는 그루터기_##]콩 한 쪽도 나누어 먹을 수 있는 마음

그루터기의 공연은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조금 낯설 수 있지만 잔잔하고 아름다운 노랫말로 모든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민중음악을 중심으로 꾸며진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대학 시절 풍물패나 노래패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기 때문에 아마추어 같지 않은 실력으로 4시간의 긴 시간을 알차게 채워 나간다.
한 공연당 평균 40~50만 원 정도의 수익을 얻는데, 여기에 회원들의 후원금, 11월부터 2월까지 한 달에 한 번씩 진행되는 실내 콘서트를 통해 모인 기금 전액을 보태 신장병에 걸린 희망동이(그루터기 회원들이 자신들이 후원하는 아이들을 부르는 호칭)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각자 생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오직 노래를 통해 나누고자 하는 마음만으로 결성된 모임이기 때문에 그루터기 회원들은 마땅한 사무실이나 노래 연습실이 없다. 후원되는 기금 전액은 아이들에게 전달되고 운영기금은 전부 사비로 충당되어 재정적으로 어려울 때가 많다.
겨울에 3차례 진행되는 실내공연을 할 때면 ‘스텝벗’이라는 한 프로젝트 팀으로부터 음향시설이나 기타 공연에 필요한 장비들을 제공받는다. 하지만 노래 연습을 위해서 매주 토요일마다 한양대학교의 한 동아리 방을 빌려야하며, 실내공연 시 장소 임대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재정상의 문제가 있는 편이다. 또한 정기적인 지원이 희망동이에게 기쁨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희망동이가 필요로 하는 전부를 충족해 줄 수는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경제적인 궁핍함을 이유로 중간에 탈퇴하는 회원은 없다. 잠시 휴식기간을 가질지언정 조금이라도 경제적인 사정이 좋아지면 다시 돌아와 아낌없이 베푼다.

[##_1L|1299384745.jpg|width=”284″ height=”170″ alt=”?”|그루터기 대표 김태성 씨_##]무엇보다 중요한 건 인간적인 나눔

고사리 같은 손으로 모금함에 돈을 넣는 아이를 볼 때면 보람을 느낀다는 그루터기 대표 김태성 씨. 그는 신장병 아이들에게 단순히 재정적인 지원을 하는 것을 넘어서 “인간적인 나눔”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그러한 나눔 속에서 아이들에게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도 했다. 처음엔 중도에 그만두면 안 된다는 의무감에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인간적인 교류가 오고가는 동안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달으며 책임의식 또한 쌓이게 된다고 했다.
또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만나온 한 희망동이가 어두운 마음의 문을 열고 점점 밝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타인의 내면까지 변화시키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했다. 이 희망동이는 어느새 늠름한 청년으로 자라 받은 만큼 베푼다는 생각으로 어느 대학의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그루터기는 신장병에 걸린 필리핀 이주 노동자나 소장에 계속해서 종양이 생기는 희귀병에 걸린 희망동이에게까지 손길을 뻗고 있다.

“’삶’은 생명이며 ‘생명’은 ‘함께 살라는 명령’입니다. ‘그루터기’는 자신의 한 몸을 자른 자리에 고르고 작은 싹을 무수히 피워 올릴 수 있는 곳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그루터기는 이런 곳이다. 이 세상을 치열한 생존경쟁의 장이 아닌 더불어 가는 희망의 쉼터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 비가 오는 어느 날, 우산을 씌워주었던 한 관객의 따뜻한 마음을 기억하며 이들은 오늘도 노래한다.

[##_1C|1253537268.jpg|width=”538″ height=”262″ alt=”?”|모금함에 기부하는 사람들_##][유혜선_해피리포터, 사진 제공_그루터기]

그루터기

전화 : 김태성 019-210-9906
e-mail : tskimst@hanmail.net
홈페이지 : http://www.grutergi.net
자원활동 참여
  1. 그루터기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후원하기’라는 메뉴를 통하여 정기적인 후원을 신청할 수 있다.
  2. 수시로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대표 e-mail을 통해 가입을 희망한다는 메일을 우선 보내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그루터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Commen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