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리포트29] 농발게가 춤추는 ‘새만금의 봄’을 만드는 사람들

<새만금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 농발게>

해피시니어 프로젝트는 전문성있는 은퇴자들에게 인생의 후반부를 NPO(비영리기구 : Non-Profit Organization) 또는 NGO(비정부기구 : Non-Government Organization) 에 참여해 사회공익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NPO·NGO에는 은퇴자들의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기구의 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희망제작소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학생 시민기자단 ‘해피리포터’들이 은퇴자와 시민들에게 한국사회의 다양한 NPO·NGO 단체를 소개하는 코너가 바로 ‘해피리포트’입니다. <편집자 주>

[##_1C|1098805101.jpg|width=”339″ height=”221″ alt=”?”|<농발게는 전북 부안 주변지역이나 진갯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갑각류다. 집게발가락은 길고 숟가락모양을 갖고 있다. 새만금 사업으로 서식장소가 크게 줄어들어서 지금은 변산 모항갯벌, 문포갯벌 주변에서만 볼 수 있다.>_##]유연한 네트워크형 조직 운영

‘새만금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 농발게’(이하 농발게)는 새만금 방조제 공사에 반대하는 전북 부안지역 주민들이 지난 97년에 처음 만든 지역기반 네트워크이다. 처음에는 부안 주민들이 새만금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논의의 장’으로 시작해, 지금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새만금 사업을 반대하는 모든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농발게는 단순히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가 아니다. 부안주민들의 생계와 인권문제, 지역문제, 환경문제, 개발이익 등 복잡하게 얽힌 여러 가지 문제와 15년 이상 씨름하고 있다. 또한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연대를 추구하지 않는다. 이 네트워크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는 고철호(34)씨는 “새만금 사업 반대운동의 다양한 스펙트럼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의미 있는 논의와 실천방안을 찾으려는 모임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며, “하나의 입장을 모아 단체의 입장으로 정리해 이를 농발게의 입장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새만금 문제는 이 지역 주민이 중심이 되어 논의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농발게의 의미를 설명한다.

농발게라는 이름은 조직을 처음 만든 부안 주민들이 지은 것으로 새만금을 상징한다. 농발게는 농게라고도 불리며 새만금 방조제 공사 이전에 이 지역에서 자주 볼 수 있던 생물이다. 새만금 갯벌에서 농발게가 무리지어 나와 먹이를 찾는 모습은 장관을 이뤘다. 그러나 방조제 물막이 공사 이후 갯벌이 급격히 사라지면서 농발게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_1R|1106405425.jpg|width=”363″ height=”199″ alt=”?”|<살살페스티벌 행사 중 새만금 락(樂) 페스티벌을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천을 두르고 공연장으로 향하는 참석자들 /사진제공 농발게 홈페이지>_##]자유롭게 참여해주세요

농발게에서 하는 활동은 특별하게 규정된 것이 없다. 새만금과 관련하여 새로운 이슈가 떠오르면, 그 문제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여 활동을 진행한다. 최근에 하고 있는 활동은 ‘에코토피아’와 ‘살살페스티벌’ ‘새만금 바닷길 걷기’ 등이 있다. 지난해에는 ‘갯살림’이라는 이름의 조직을 꾸려 새만금의 마지막 물막이 공사 반대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최근 농발게는 새만금에서 대규모로 추진된 락(樂) 페스티벌에 반대하는 ‘살살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새만금을 홍보하기 위한 새만금 락(樂) 페스티벌(이하 락페스티벌)의 부당성을 알리고, 이 행사에 참여하는 국내 뮤지션들에게 참석 취소 권유 메일과 우편을 발송하는 항의 행동을 진행했다. 8월 4일부터 열린 이 행사는 결국 실패했는데, 새만금을 둘러싼 환경 파괴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공연을 강행한 것에 대한 농발게 등의 환경단체와 시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흥행 실패의 한 요소로 작용했다고 분석되고 있다.[##_1L|1111117677.jpg|width=”250″ height=”188″ alt=”?”|<농발게 활동가 고철호씨>_##]새만금 바닷길 걷기

200여㎞, 하루에 천천히 30㎞정도를 걸어도 6박 7일이 걸리는 거리를 걷는다. 새만금 바닷길 걷기는 처음 농발게를 만든 부안군 주민들이 시작한 행사다. 지금은 부안군과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교사모임’(이하 환생교)에서 번갈아가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교사와 학생, 부안, 전북 주민을 비롯하여 새만금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올해는 8월 3일부터 환생교에서 새만금 바닷길 걷기를 진행했다. 농발게는 이들과 함께한다.
2003년 겨울에는 새만금 유랑당을 구성해 ‘새만금에 생명을’ 이라는 모토로 부안에서 서울까지 걷는 행사도 진행했다. 20~30여명이 서울까지 와서 3보1배 등의 활동으로 새만금 사업의 부당성을 알리려고 노력했다.

갯벌 배움터 ‘그레’

‘그레’는 갯벌에서 조개(백합)를 잡을 때 쓰는 도구다. ‘그레’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 고철호씨는 “새만금 사업으로 이 부근에 모든 어종이 사라졌지만 백합만은 마지막까지 살아서 어민들의 생계수단이 되고 있다. ‘그레’에는 어민들의 생계수단인 백합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과 주민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 이 지역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있다”고 설명한다.
농발게에서는 새만금 사업 반대운동의 중심인 계화도에서 갯벌 배움터 ‘그레’를 운영한다. 마을에서 사용하지 않는 김 공장을 개조해 갯벌체험을 위해 이 지역을 찾는 사람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그레’ 활동 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갯벌체험 프로그램으로 조그만 수익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새만금 사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함께했던 사회단체와 개인들이 관심을 갖고 함께 할 수 있는 일들도 만들고자 한다.
‘그레’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갯벌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외부에 새만금사업의 부당성을 알리고, 주민들이 방조제를 허물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말한다.
[##_1R|1337879972.jpg|width=”250″ height=”197″ alt=”?”|<농발게 활동가 김은영씨>_##]새만금을 도울 일이 생기면 달려갑니다

농발게 홈페이지 디자인을 맡고 있는 김은영(31)씨는 “개인적인 관심들이 모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필요에 따라서 지속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한다. “다음에는 어떤 활동을 하게 될지 정해놓고 있진 않아요. 농발게는 어디까지나 자신이 관심 있을 때 모였다가 흩어지는 성격이죠. 지역주민들이 뭔가 계획을 세워 도움을 요청하면 달려갑니다.” 은영씨는 “새만금사업 반대운동은 한번 크게 투쟁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오랜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해결을 해야 할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조직적이거나 일사불란하지는 못하지만, 주민들을 중심에 놓고 활동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한다.

살살 페스티벌도 막을 내리고, 새만금 마지막 물막이 공사도 끝난 지금, 새만금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언제든 농발게 홈페이지를 찾아 새만금을 살릴 수 있는 생각과 행동을 나누어 보자.

[해피리포터 _ 박혜민 ]

새만금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 농발게

홈페이지 : http://www.nongbalge.or.kr/
자원활동 참여 : 농발게 홈페이지에 들어 새만금을 살릴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나누고 행사에 참여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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