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리포트33] 함께있어 고마운 이웃, ‘푸른시민연대’

<푸른시민연대>

해피시니어 프로젝트는 전문성있는 은퇴자들에게 인생의 후반부를 NPO(비영리기구 : Non-Profit Organization) 또는 NGO(비정부기구 : Non-Government Organization) 에 참여해 사회공익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NPO·NGO에는 은퇴자들의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기구의 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희망제작소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학생 시민기자단 ‘해피리포터’들이 은퇴자와 시민들에게 한국사회의 다양한 NPO·NGO 단체를 소개하는 코너가 바로 ‘해피리포트’입니다. <편집자 주>

‘시민단체’, ‘NGO’. 이 단어들이 주는 느낌은 어떤가? 예전에 비해 시민단체들이 많이 알려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곳에 직접 찾아가 활동하는 일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군것질을 하러 슈퍼에 가듯, 이웃집에 마실을 가듯 그렇게 편안하게 들를 수 있는 곳. 시민단체가 그렇게 정겨운 곳이 될 수는 없을까? 이런 의문을 품은 채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위치한 ’푸른시민연대‘를 찾았다.

푸른시민연대와의 첫만남

주소를 들고 찾아간 그 곳은 ‘시민단체’라는 말이 주는 무게감을 허물어뜨리는 곳이었다. 사무실이 있는 건물 주변은 온통 가정집뿐이었다. 사무실 위층에는 독서실도 있고, 아래층은 슈퍼였다. 이런 곳에 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안에 들어서니 ‘시민단체 사무실’답지 않게 분주하고 어수선했다. 아직 학생으로 보이는 자원 활동가 분들이 옹기종기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다. 한쪽 편에서는 문을 열고 역시 학생으로 보이는 여자분이 나오셨다. “어머님께서 저 먹으라고 옥수수 쪄 오셨어요.” 해맑은 웃음은 푸른시민연대의 표정을 대변하는 듯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해맑은 웃음의 주인공은 푸른시민연대 ‘어머니 학교’에서 한글을 가르치시는 선생님이셨다.

[##_1C|1337552887.jpg|width=”244″ height=”162″ alt=”?”|<제3회 한글날 글쓰기 대회에 참가하신 어머니학교 어머님들>_##]All that ‘푸른‘

주택가에 자리한 단체여서일까. 푸른시민연대(이하 푸른)는 이웃들 곁에서 그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일이 뭘까 세심하게 고민한다. ‘어머니학교’가 대표적인 일이다. ‘내 이름 세 글자부터 내 인생 자서전까지’. 어머니학교에서는 사회경제적 상황과 가부장적 이데올로기 때문에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한 여성들이 한글교육을 통해 가족이나 주변의 도움 없이 일상적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벌써 이곳을 거쳐 간 어머님들만 1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학교를 다니는 것은 한글을 배우는 것보다 더 큰 의미가 있어. 그동안은 자식들만 바라보며 살아왔는데, 이제 처음으로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 나에겐 정말 큰 즐거움이야. 작년에는 전국 글짓기대회에서 대상을 타서 상금도 받았어. 또 어머니 연극단에서 공연도 하고, 자서전도 쓰게 되었지.” 어머니학교에서 한글을 배우신 한 어머님의 자서전 중 일부다.

푸른은 이주노동자와 이주여성을 위한 따뜻한 시선도 잊지 않는다. “문자를 가르쳐주고, 그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인식으로 접근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어요.” 문종석 대표의 말이다. 대부분의 이주노동자, 이주여성을 위한 운동이 ‘문자 교육, 문화 교육’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그렇게 접근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들을 우리가 ‘가르쳐야 할 대상’, ‘도와줘야할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접근하기보다 우리의 이웃, 우리와 같은 보통사람들로 인식할 때 진정한 연대가 가능하다고 그는 말한다. 푸른이 ‘문자 교육’, ‘문화 교육’보다 이주노동자, 이주여성과 함께 커뮤니티를 만들고 축제를 여는 일을 더 중시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_1C|1405641249.jpg|width=”239″ height=”159″ alt=”?”|<추석 이주노동자 행사>_##] 그 밖에 푸른에서는 ‘참여와 실천을 통한 나눔의 순환’이라는 기치를 걸고 ‘십시일반’사업도 벌이고 있다. 아동, 청소년, 독거노인을 지원, 멘토링 하는 프로그램과 청소년을 위한 놀토학교는 십시일반 사업의 일환이다.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무료 법률자문을 하는 ‘작은 권리 찾기 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 푸른에서 하는 일은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다.

대학생부터 어머님에 이르기까지, 자원활동가들의 힘!

이렇게 많은 일들이 이뤄질 수 있는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푸른의 가장 큰 힘은 50~60명에 이르는 자원활동가들이다. 푸른 근처에 있는 대학의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어머니학교 교사로, 놀토학교 교사로 자신들의 힘을 아낌없이 보태고 있다.

어머님들의 자원활동도 주목할 만하다. 가정에 헌신하셨던 그 분들은 이제 남은 힘을 주변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계신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잘하는 일은 뭘까?’를 고민하시던 어머님들은 ‘반찬봉사’를 시작하셨다. 사실 어머님들만큼 음식을 맛깔나게, 그리고 능숙하게 만드실 수 있는 분들은 없지 않은가. 장애아동 보호시설인 ‘하늘꿈터’에서 반찬봉사를 하시던 어머님들은 자원봉사상을 받으시기도 했다. 푸른시민연대의 작은 책 ‘나눔햇살’에는 반찬봉사를 하신 김옥재 어머님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요리할 땐 즐거웠죠. 내 육신만 움직여 노력하는 것인데 그걸 못하겠어요? 내 요리로 아이들이 맛있게 먹을 생각을 하면 즐거웠고, 또 나는 마음의 정성을 들이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정다운 이웃, 푸른

‘늘 우리 곁에 함께하는 정다운 이웃’. 푸른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그렇게 말하고 싶다. 우리 주변에서 알게 모르게 좋은 일을 하고 있는 이웃집. 동대문구 사람들은 푸른을 이웃으로 두고 있으니 든든할 거란 생각을 해 보았다. 혹시 아나? 우리들의 집 주변에도 그런 고마운 이웃이 있을지. 가까운 시일 내에 집 주변에 있는 시민단체를 한 번 찾아가 보면 어떨까. 마치 군것질 하러 슈퍼에 가듯, 이웃집에 마실을 가듯이 말이다. “슈퍼에 장보러 왔다가 한 번 들러봤어요.”라는 수줍은 멘트는 필수다.

[김혜영 _ 해피리포터, 사진 제공 _ 푸른시민연대]

푸른시민연대

전화 : 02) 964 – 7530, 7232
e-mail : epurun@naver.com
홈페이지 : http://www.epurun.org
자원활동 참여 : 서울 동대문구 이문2동 345-7호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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