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체제개편 연속토론] 지구촌시대의 경쟁주체,지방정부 경쟁의 조건과 과제

희망제작소는 한국지방신문협회와 공동으로 중앙 정치권 및 정부, 지방자치단체 사이에서 논란이 되는‘지방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해 지역과 현장의 시각에서 대안을 마련하는 연속토론회를 개최합니다. 그 다섯번째 순서로 지난 3월 4일 광주시의회 5층 소회의실에서 ‘지방행정체제 개편 쟁점과 과제, 그리고 광주·전남의 변화’를 주제로, 지구촌시대의 경쟁주체, 지방정부 경쟁의 조건과 과제에 대해 짚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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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공동캠페인 기사입니다. 저작권 협의하였습니다.

[광주일보]“중앙예속 막아야” 道 존치 vs 폐지 “행정효율 높여야”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지방행정체제 개편 논의의 주된 흐름인 도(道) 폐지론에 대한 찬반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지방행정체제개편특위 구성 결의안’이 통과되면서 정치권과 정부가 ‘도 폐지, 기초단체 광역화’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추진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광주일보와 광주·전남지역혁신협의회 주관으로 4일 오후 광주시의회 5층 소회의실에서 열린 ‘지방행정체제 개편 쟁점과 과제, 그리고 광주·전남의 변화’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행정체제 개편 과정에서 핵심적인 논의 대상인 ‘도 폐지’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을 벌였다.

민주당 우윤근 의원(광양)은 발제를 통해 “국가 경쟁력과 지방행정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지역간 화합과 지방균형 발전을 꾀하기 위해 행정계층을 단순화하고 행정구역을 광역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지방행정체제 모델로 ‘광양만권’을 제시했다. 경제자유구역인 여수·순천·광양·하동지역과 그 배후도시인 구례·남해를 합치면 영·호남이라는 지역 갈등을 해소할 수 있고 경제통합을 이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정순관 순천대 교수는 광역단체는 기본적으로 중앙정부의 개입을 완화하고, 새로 생겨나는 기능과 권한이 중앙정부로 집중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며 광역자치단체의 폐지를 반대했다. 특히 지방행정체제 개편의 배경이 되고 있는 지역 갈등·불균형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의 정당공천제가 지역 편향적 정당구조와 맞물리면서 정부간 협력을 방해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인호 조선대 교수도 원칙론에는 찬성하지만 최근 논의가 지방분권의 방향과는 달리 여야간 정치적 의도에 의해 추진되고 있어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전문성 제고 등을 놓고 볼 때 단층제보다는 중층제가 타당하다며 ‘도’의 폐지를 반대했다.

복문수 전남대 교수는 “행정구역의 광역화는 찬성한다”면서도 다만 자치 규모의 결정에 있어서 ‘효율성’만을 추구하기보다는 ‘민주성’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점에서 현재로서는 ‘도’의 존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양승주 목포대 교수는 행정체제 개편 문제를 효율성과 민주성의 테두리에 가눠 놓으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며 지역발전을 위한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통합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찬성론을 폈다.

조호권 광주시의회 부의장과 서정훈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정부의 획일적 기준으로 행정구역 개편이 추진될 경우 갈등과 마찰 등 수많은 부작용이 수반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통합 여부와 시기는 전적으로 주민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김동현 전남도 행정지원국장은 도를 폐지하기 보다 연방국가의 주정부와 단일국가의 광역자치단체의 중간 성격의 기능과 권한을 갖는 체제로 개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 토론회는 광주일보를 비롯한 9개 지역 대표 일간지로 구성된 한국지방신문협회와 희망제작소가 기획한 ‘행정체제 개편 논란,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대안을 찾다’를 대주제로 한 전국 순회 행사로, 지난 1월22일 제주를 시작으로 전북·강원·경기도에 이어 다섯번째로 열렸다.

박정욱기자 jwpark@kwangju.co.kr

[##_1C|1178539864.jpg|width=”400″ height=”200″ alt=”?”|사진/광주일보 최현배기자_##]

[광주일보][한신협·희망제작소 기획토론회]
“개편방식 및 유형 주민 선택 따라야”

한국지방신문협회·희망제작소 공동 행정체제 개편 토론회

◇사회-박혜자 호남대 인문사회대학장=지방행정체제 개편 논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동안 몇차례 시도됐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오늘 토론회에서 정답을 낼 수는 없다. 하지만 머리 맞대 입장을 확인하고 이해를 높여나가야 한다.

◇발제1-우윤근 국회의원=우리 행정구조는 다단계 행정계층의 중층화로 기능이 중복되고, 과다한 인력·예산·시간이 소요돼 고비용·저효율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행정계층을 단순화하고 행정구역을 광역화해야 한다. 대안으로 ‘도(道) 폐지, 기초자치단체 70여개로 통합 광역화’를 제안한다.

현재 ‘도’는 중앙권력의 견제 의미가 없다. 시장·군수가 ‘도지사’를 경유하지 않고 중앙정부를 직접 상대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도’의 권한을 ‘통합도시’로 대폭 이양해 경쟁력을 확보하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직접 중앙정부를 견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발제2-정순관 순천대 교수=지방행정체제 개편 논란의 핵심은 효율성과 민주성의 문제다. 우윤근 의원이 제시한 안은 자치입법권·자주재원·자주조직권을 광범위하게 허용한다는 의미에서는 지방분권 취지에 부합한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하면 오히려 중앙집권을 강화하는 매커니즘으로 작동할 수 있다. 결국 중앙 예속화가 심화될 우려가 높다.

행정구역 개편은 주민들의 합의와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 개편 과정이 주민들의 합의 없이 정책적으로 결정해서 발표하고 설득하는 DAD(Decide-Announce-Defend) 방식이 돼선 안된다. 다양한 통합방식과 유형을 제시하고 주민들이 그 중에서 선택하는 메뉴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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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자=토론 주제를 ‘통합도시 체제의 장점과 문제’, ‘광역자치단체(도)의 존폐 문제’, ‘초광역행정체제가 필요한가’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하자.

◇강인호 조선대 교수=지방행정체제 개편은 결론보다 지역주민의 가치와 선호도를 어떻게 반영하느냐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 이명박 정부도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하겠다고 수차례 천명했지만 최근 행정구역 개편 논의를 보면 지방분권의 방향과는 달리 여야 간 정치적 의도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중층제는 수직적 분업체계를 제고시키고 광역적 행정수행이 원활하며 중앙집권화를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도’는 폐지돼서는 안된다. 또 지역감정 해소 차원에서 ‘도’ 폐지를 주장하기도 하는데 행정구역을 60~70개로 나누면 지역갈등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복문수 전남대 교수=‘1계층’ 또는 ‘2계층’이라는 하나를 기준으로 재단하지 말고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선택은 주민들에게 맡겨야 한다. 중앙정부에서 결정해서 시행하는 시기는 지났다.

현재 우리 행정은 계층이 광역과 기초로 동일하게 나눠져 있다. 공무원 봉급도 모든 자치단체가 같다. 이것이 무슨 지방자치인가. 지역의 실정에 맞게 광역단체를 없앨 수도 있고 계층을 더 만들 수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결정에 있어서 ‘효율성’만을 추구하기보다는 ‘민주성’을 충분히 반영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접근하면 풀릴 문제다.

◇서정훈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지방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행정체제 개편’이 아니라 중앙으로부터 실질적인 정치적 분권과 재정적 분권을 이루는 데 있다. 지방자치와 지방민주주의 문제에 대한 고민과 대안이 빠져있는 개편 논의는 의미가 없다. 지방재정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지방재정 확충 장치를 만들고 중앙-지방간 비현실적 세제개편에 대한 개선방안부터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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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주 목포대 교수=효율성과 민주성이라는 가치의 틀 속에 가둬놓고 논의해서는 안된다.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순천·여수·광양 등 동부권 도시들은 시·군 통합을 이뤘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효율성·민주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지금의 가치는 경쟁력이 우선이다.

또 대부분 2층제를 인정하고 있다. 물론 산업사회는 2층제가 좋다. 하지만 지식정보화사회에서는 가상공간을 통한 직접 민주주의가 가능하다.

◇조호권 광주시의회 부의장=기초단체의 광역화는 많은 갈등을 동반하게 될 것이다. 한 예로 광주 동구와 북구간의 구간 경계문제를 들 수 있다. 동구의 경우 인구 10만명을 유지하기 위해 몸부림친다. 하지만 북구의 입장은 다르다. 이만큼 구역 조정은 어려운 문제다. 그래서 무엇보다 국민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 50%도 안되는 지방자립도와 관련해서 중앙정부의 기능 이양과 자주 재원의 문제도 검토돼야 한다. 또 정치권과 정부는 행정체제 개편에 앞서 수도권 규제 해제 정책의 포기와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의지가 선행돼야 한다.

◇김동현 전남도 행정지원국장=규모가 작으면 그만큼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경쟁력 차원에서 ‘도’는 꼭 필요하다. 도를 폐지하기 보다는 연방국가의 주정부와 단일국가의 광역자치단체의 중간 성격의 기능과 권한을 갖는 것이 체제로 존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정욱기자 jw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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