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재난관리연구소 제3차 세미나가 “참여정부 국가 위기관리와 재난현장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로 강원대학교 삼척캠퍼스에서 열렸습니다.

7월 20일 열린 이번 세미나는 희망제작소 재난관리연구소,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 인천대 위기관리연구센터, 강원대 소방방재학부가 공동주최하고 재난관리연구소가 주관하였습니다.

세미나는 3개 라운드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제 1회의에서는 “참여정부 국가 위기관리 성과에 관한 설문조사: 지방소방관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이영철 박사가 발표하였고, “참여정부 구축 국가 위기관리 체계의 평가와 발전방안: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인식도 분석을 중심으로(이재은, 류상일)”라는 주제로는 류상일 박사가 발표하였습니다.

제 2회의에서는 이창길 박사가 “성과평가의 의의와 이론적 검토”를, 그리고 권건주 박사가 “풍수해 발생시 기관별 역할 및 공조체계: 현장지휘체계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하였습니다.

”?”마지막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풍수해를 경험했던 지방자치단체의 일선 공무원들이 태풍 루사와 매미 때의 경험에 대해 느낀 점들을 진솔하게 발표하였습니다. 제 1, 2 회의 때의 발표 내용은 세미나 자료를 참고하시고, 이하에서는 라운드테이블에서 논의되었던 내용을 요약합니다.

<라운드테이블 토론 요약>

허주회(삼척시청 상황관리 담당 공무원)
피해상황 보고 중심으로 이야기하겠다. 상급기관에서는 5일 이내에 하라고 했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미흡하게 되었다. 공무원 인력이 감축되었고, 사람부터 먼저 구조/구호해야 하기 때문에 피해조사는 잘 되지 않았다.

현재는 위성전화기를 구입해서 조사 업무 등에 활용하고 있다. 읍면 사무소의 인력 감축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었다.

나이드신 분들은 자신의 경험을 믿기 때문에 대피를 권유해도 거부하는 등 인명피해가 있었다. 매미 때는 인명피해가 줄어든 게 루사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피해보고 기간을 늘려야 할 것이다. 인명구호가 최우선이므로 보고는 나중에 할 수밖에 없다. 반상회가 (구조와 구호에 있어) 중요하다.

김정근(삼척시청 상황관리 담당 공무원)
도계읍을 전담했었다. 읍면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다. 읍면에서 가장 먼저 비상근무에 들어간다. 먼저 조를 편성해서 우려지구를 돌게 된다. 통상 10여명 정도이다. 자신들의 경험치로 구조를 거부하는 어르신들은 끌어내다시피 이동시킨다.

이재민 구호가 먼저 이루어지고 실종자 수색은 나중에 한다. 식수나 먹거리 등을 먼저 확보한다. 재해는 오밤중에 발생해서 어려움이 있다. 그 다음으로 도로확보가 이루어진다. 도로가 확보되어야 통신이나 물자 등의 근거가 된다. 도로확보에 모든 장비가 동원된다.

루사/매미 때는 모든 통신망이 두절되었다. 하루에 36km 걸어서 (읍에서 시로) 보고했다. 도로복구 후에는 피해상황이나 응급복구가 활기를 띤다. (도로복구에?) 재해 후 1주일 정도 소요된다. 공공 및 사유시설 피해보고를 한다. 1일 평균 35km 정도로 도보로 이루어진다.

자원봉사자 배치 및 자원봉사자 식사까지 처리해야 한다. 봉사자들은 맨손으로 와서 도구까지 챙겨주었다. 피해조사까지는 통상 15일이 소요된다. 시스템들이 개선되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 상황이 닥치면 더 잘할 것이다. 통신과 도로가 끊기면 아주 조용하고 신고도 없다.

심재록(삼청시청 응급복구장비 담당 공무원)
루사/매미 당시 건설/토목부서에 근무했다. 당직시 재해를 당했는데, 도로 가운데에 냉장고, 쓰레기 등등 각종 부유물들이 떠다녔다. 도로복구를 위한 장비를 먼저 수배한다. 포크레인은 바퀴가 있는 것이 중요하다. 장비보유 업체에 연락이 힘들고, 장비 기사들도 자기 부모님이 피해자가 되고 하기 때문에 자기네들 연고지로 먼저 간다.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1차선이 저절로 뚫리게 된다.

국도는 중앙정부에서 하니까 먼저 처리가 된다. 고속도로가 가장 먼저 복구되고, 다음으로 국도, 시군도, 농어촌로, 농로 이러한 순서로 복구가 이루어진다.

복구에는 여러 가지 장비가 필요하다(포크레인/덤프트럭/쓰레기 집게차 등). 복구는 10일 이상 걸리다 보니 부담이 간다. 기사들도 기계수리비 등은 차치하더라도 기름값이나 숙박비 등의 지원을 원하는데, 유류비나 식대 등으로 많이 지출되며 모두 지원해 주기 힘들기 때문에 현장에 남아있는 장비들이 줄어들게 된다.

대규모 재해 발생시 아직까지는 도와주려는 의식이 많이 남아 있었다.

이선정(삼척경찰서 경비교통과)
재해시 경찰은 범죄예방, 실종자 및 변사자 수색 등을 담당한다. 범죄예방과 교통관리가 주요 업무가 된다. 마트나 수퍼마켓에 배치된 순찰차도 잠겼다. 루사 때에는 24명이 사망했는데 변사자 확인이나 유족연락 등 30km를 걸어서 보고했다. 유일하게 사용가능한 역 전화를 사용했었다. 이전 태풍 때 못 찾은 한 여성의 시신을 찾았는데, 60대를 못찾은 유족과 30대를 못찾은 유족이 서로 자기 시신이라고 했다(결국은 치과검사를 통해 30대로 판명되었다). 시신 21구를 처리했는데, 삼척병원은 9구만 가능하여 사람들이 싸우는 등 문제가 있었다.

교통통제도 문제다. 시골은 국도, 지방도, 농로 등 여러 길이 있어 통제가 어렵다. 마을 이장이 교통통제에 참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가골면 계곡에서는 경찰관이 계속 통제하다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차량이 들어가 사망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있었다. 교통통제와 관련하여 지역의 자율적 시스템이 중요하다.

전병노(삼청식청 이재민 구호 담당 공무원)
루사 때 사회복지과에서 이재민 구호를 담당했다. 평상시에는 수용시설을 지정관리하고, 사고시에는 위문품이나 금전 지급이 업무이다. 당시에는 계측가능 최고량이 844mm였는데 그것을 넘어 계측도 불가능했다. 시청 계단 밑까지 잠겼고 상가는 다 잠겼다.

이재민을 선정할 때 집이 침수된 사람만 이재민으로 분류가 되고 상가는 이재민에서 제외되었다. 위로금 지급을 위해서는 이재민을 확정하기 전까지는 위로금을 줄 수가 없었다. 행자부 장관이 먼저 준다고 발표했고, 결국 강원도에서 차입하여 지급했다. 당시 160억원을 지급했는데, 너무 많아 숫자개념이 없었다. 조사자가 계좌번호를 잘못 적어 1천건 오류가 발생했는데 오류로 잘못 들어간 사람들이 다 반환했다. 후정산으로 인해 애로점이 있었다. 그런건 지방정부에 맡겨야 한다고 본다.

실종자 위로금도 문제였다. 유가족은 돈달라고 했고, 결국 장관 훈령으로 지급이 되었다. 구호품은 들어온 게 15톤 트럭 4-5백대 분량으로 많았다. 총 51종 16만 BOX였다. 4064세대에 배분되었는데 누구는 더 많이 받고 누구는 적게 받고 하는 등 잡음이 있었다. 읍면동에서 통/이장에게 가고 통이장이 피해자들에게 분배했었다. 지휘체계와 관련해서는 혼선이 많다. 낮에는 분배를 하였고 밤에는 청와대, 행자부 등 10여군데에서 보고서를 요구하였다. 각자 양식이 다 달라 보고서 만들다 시간이 다 갔다.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다.

재해 예방예산에 아주 인색한 것이 문제이다. 상습침수는 계속되고 현 체제 하에서는 더 문제이다. 지방에서 집행하면 국가에서 예산을 안 주기 때문에 피해지역을 그냥 놔두는 측면이 있다.

이호교(삼척시청 이재민 구호 담당 공무원)
루사 매미 때 이재민 구호를 지원했다. 이재민 응급구호비를 집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응급구호비를 왜 집행 안하냐는 말들이 있는데, 이는 피해자가 확정되어야 지급되기 때문이다.

조사가 중요하다. 자원봉사자들이 조사업무를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배분해야 하는데 도로와 통신망이 막혀 어려움이 있었다. 상황이 말로는 표현할 수 없었다.

플로어 토론

– 객석질문 : 재난으로 범죄율 증가했는가?
답 : 당시 신고 없었다. 왜냐하면 통신이 전혀 안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해로 인한 피해인지 사람에 의한 피해인지 모른다. 범죄율 증가에 관한 통계는 아직 없다. 재난이 소규모인지 대규모인지에 따라 다를 것이다.

– 객석질문 : 자원봉사자가 투입되었는데 그러한 체계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후에 시에서 그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주었나? 그리고 이재민들의 반응은 어땠나?
답 : 자원봉사자는 8만명이었다. 많아서 관리할 수 없었다. 고향이라 찾아오고, 우리 지역이라 찾아오고 이렇게 하다가 나중에 마을별로 배치는 시켰는데 현장의 지휘체계는 잘 모르겠다. 나중에 시에서 그들에게 감사장을 보냈다. 이재민 반응은 예민해져서 행정에 대한 불신이 많이 생겼다.

– 객석질문 : 지휘체계 혼선이 해결되었는가?
답 : 보고서는 일원화되었다. 지금은 선 지급 후 조사 해서 잘못될 경우 환수로 바뀌었다. 사유시설은 공무원이 확인한 후 즉시 지급한다.

– 객석발언 1 : 뉴올리언스에서 카트리나를 겪었다. 미국의 경우에는 교통체증에 대해 인접 주와 연락하여 왕복 도로를 편차통행으로 바꾸었다. 그 지역에서 나갈 수는 있어도 들어올 수는 없게 해 놓는다. 우리는 상상을 초월하는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둑이 터질 경우 대피하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 극한 상황의 시나리오를 대비해야 한다.

– 객석발언 2 : 그 당시 근무했던 분들이 다른 자리로 갔다. 전문성이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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