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혁신가가 자라는 ‘홍콩창의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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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사회혁신센터여행사공공의 야심작 ‘세계사회혁신탐방(Social Innovation Road)’은 대륙별 사회혁신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사회혁신의 세계적 동향을 파악하고 사례별 구체적인 방법론을 습득할 수 있는 해외 연수 프로그램입니다. 7월 8일~14일 진행된 세계사회혁신탐방 Asia 1기 원정대는 사회혁신을 위한 다양한 실험이 벌어지고 있는 홍콩과 태국을 방문하였습니다. 우리 함께,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세계사회혁신탐방 Asia 1기 원정대의 사회혁신 탐방기를 연재합니다.


④ 세계사회혁신탐방기
사회혁신가가 자라는 ‘홍콩창의학교’

홍콩창의학교는 홍콩현대문화연구소(Hong Kong Institute of Contemporary Culture)가 주도하여 설립한 홍콩 최초의 대안학교로서 홍콩정부와 독지가, 예술가, 사회단체들이 공동으로 자금과 부동산을 마련하여 지난 2006년 개교하였다. 서울시 하자센터의 운영모델을 벤치마킹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비교적 우리 사회에 많이 소개된 기관이기도 하다.
홍콩창의학교는 천편일률적인 홍콩 교육제도와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창의적인 인재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으로 예술적 소양을 갖춘 학생들을 선발하여 자유로운 예술가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엄격한 인터뷰 등을 통해 선발된 15세부터 18세까지의 학생들이 4년 동안 고교과정을 이수하고, 50% 이상 예술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홍콩창의학교의 교육 목표는 다음과 같다.

1. 고등학교 4년 과정에서 초급 대학과정에 이르기까지 창의적 예술을 교육하는 기관이다.
2. 예술 산업과 지역사회를 위하여 재능을 인큐베이팅 하는 역할을 한다.
3. 혁신과 교류의 긍정적 가교가 된다.
4. 지역사회를 위한 멀티미디어 예술센터이다.

위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탄력적이고 개별화된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학생들의 자율과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운영 방침을 갖고 있다. 현재 426명의 학생과 풀타임 교사 40여 명, 파트타임 교사 20여 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년 학비는 2만 6천 달러 정도이나 대부분의 학생이 장학금 수혜자이다. 시험점수만으로 학생을 평가하지 않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의 잠재력을 키우고 있다. 학생과 교사는 서로의 멘토이자 친구로서 격의 없이 지내고 있으며 규율을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자기 주도적인 학습생활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_Gallery|1042132899.jpg|학생들의 창의성과 활동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공간 구조|1123140661.jpg|학생들의 창의성과 활동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공간 구조|1037439444.jpg|학생들의 창의성과 활동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공간 구조|width=”400″ height=”300″_##]


홍콩창의학교는 지역사회와 생활 속의 실험정신을 강조하는 수업을 지향하고 있다. 이와 같은 학풍으로 인해 학생들의 사회 참여 및 발언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 고속철도 건설로 농촌 마을이 없어질 위기에 처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시위를 주도하기도 했으며, SNS를 통해 여론을 형성해나가는 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홍콩 사회가 창의학교를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하다. 많은 이들의 지지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입학을 하기 위한 경쟁률도 높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학교가 아닌 학교, 공부 안하고 노는 집단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학생들이 학교에 계속 다니기 위해 교사와 함께 부모님을 설득하는 사례가 있을 정도이다.

큰 비전과 목표를 가졌으나, 주류가 아닌 비주류의 길을 걷고 있는 홍콩창의학교가 성공할 수 있을까? 학교의 역사가 짧고, 학생들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이런저런 평가를 내리기는 이른 면이 있다. 홍콩창의학교의 감독인 Ada Wong씨는 아직 설립 초기이기 때문에 앞으로 학교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10년 후를 바라보며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담담히 기대를 밝혔다. 홍콩 사회는 좀 더 다양하고 혁신적이 되어야 한다고 Wong씨는 강조했다. 이 학교를 졸업한 인재들이 사회를 창의적으로 바라보고, 풍부한 아이디어를 가진 예술가로 성장하여 홍콩 사회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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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느리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빠른 길은 인재들을 육성하고 그들의 재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식민지 반환 이후 홍콩 사회는 권위주의적인 문화 코드가 번져나가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홍콩창의학교의 시도는 마땅히 격려를 받아야 하는 도전이 될 것이다.

이들이 걸어갈 길은 비록 쉽지 않아 보이지만, 연수단은 교정 곳곳을 둘러보며 이들의 재능과 열정이 가득 차 영글어 가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시민들이 그려 낼 재미나고 신나는 미래가 눈앞에 그려졌다. 변화는 너로부터 시작한다는 홍콩창의학교의 정신을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 전문가 대담

[##_1L|1026733390.jpg|width=”300″ height=”303″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Ada Wong (홍콩현대문화연구소장, 홍콩창의학교 감독, 변호사, 전 완차이 구의회 의장)_##] Q. 홍콩의 사회혁신 흐름을 간략히 소개해 달라.

 A. 홍콩의 화려한 이면에는 빈부의 격차를 비롯하여 주택, 환경 등 많은 문제가 있다. 이전의 홍콩 시민들은 홍콩을 자신의 고향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나 현재의 젊은이들은 홍콩을 고향으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이들에 의해 사회혁신의 흐름이 전개되고 있다. 홍콩의 젊은이들은 한국 시민사회의 역동성과 운동 방법론에서 많이 배우고 있다. 홍콩 정부는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이 많아서 그런지,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돈을 주어서 해결하려고 한다. 하지만 오늘날의 사회문제는 복잡하여 돈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없다. 때문에 홍콩시민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여러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완차이 지역의 블루 하우스 사례, 다양한 분야의 사회적기업들, 홍콩창의학교, 장애인들을 위한 사회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Q. 홍콩 정부가 사회혁신을 이해하는 수준과 시각은 어떠한가?

A. 홍콩과 한국은 많은 부분에서 다르다. 직접 비교는 어렵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홍콩정부가 시민들의 이러한 자발적인 움직임들이나 사회적기업 등과 같은 활동에 별다른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섹터는 각기 분리되어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 때문에 사회혁신에 대한 이해는 낮다고 볼 수 있다. 특별행정장관을 주민들이 직접 선출하지 못한다는 점도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Q. 홍콩현대문화연구소에 대한 소개를 해 달라.

A. 홍콩현대문화연구소는 홍콩사회의 문화적 다양성과 창조적 시민사회를 개발하기 위해 만든 비영리기구이다. 새로운 문화와 분위기를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활발한 문화 창조를 위한 허브, 인프라 조성 사업, 네트워크, 강연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매년 소셜엔터프라이즈서밋과, MAD 같은 국제행사를 개최하고 홍콩 사회의 리더들을 모아 마스터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은 홍콩 사회혁신가들의 허브 공간인 The Good Lab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Q. The Good Lab 사업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다.

A. 홍콩의 사회적기업가, NPO 활동가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임대료가 비싼 홍콩의 상황에서는 매우 중요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8월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공간은 사회혁신, 커뮤니티 공동연구, 상호신뢰와 믿음을 상징한다. 연중 개방하며 1년 이용료를 1,800달러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복사, 인터넷, 회의실 등의 사무 인프라도 제공한다.

Q. 입주자격은 사회적기업가에게만 한정하나?

A. 하나가 아닌 여럿이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업을 시작했다. 때문에 여러 분야의 종사자들에게 열려 있다. 단, 어떤 일을 해도 좋으나 우리 사업의 취지에 동감하고 동일한 취지의 사업을 해야 한다.

Q. MAD(Make a Different) 사업이 흥미롭다.

A. 미국과 유럽의 젊은이들은 서로 교류하는 행사가 많다. 그러나 아시아 젊은이들에게는 그런 기회가 흔치 않다. 아시아 젊은이들이 모여 아시아의 사회혁신, 현재와 미래에 대해 토론하는 국제행사이다. 매년 1월에 2박 3일 동안 개최하고 있다. 약 70개국의 아시아 젊은이들이 참가한다. 한국에서도 여러 명 참가했다. 아시아는 점점 커져가고 있고 결속이 필요하다. 젊은 세대들이 그 안에서 자기 역할을 찾아야 한다. 행사 기간 동안 다양한 워크숍이 이루어지고 공동 작업을 완수하게 하여 공동의 경험과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한다. 행사이후 활동 보조금도 지급하고, 여행을 가기도 한다. 불꽃놀이 폐막식은 꽤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Q. 홍콩에서도 다양한 사회혁신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어떤 가능성에 주목해야
하나?

A. 홍콩의 사회혁신은 시작단계이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의 사회혁신은 우리보다 앞서 있다. 홍콩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섹터에서 온 사람들로 구성된 연수단을 보기 어렵다. 사회혁신에서 정부와의 협력은 매우 중요하나 현재 원활하게 대화하기 어렵다. 8개 대학에서 사회적경제과목이 신설되고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다. HSBC 은행이 투자하여 만든 사회적기업중간지원조직도 설립되어 운영되고, 사회적기업투자 활동도 이루어지고 있다. 모범적인 재개발 모델로 평가되는 블루 하우스 같은 사례에서 희망을 볼 수 있다.

Q. 기득권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혁신운동을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홍콩 정부의 태도 때문에 나의 활동이 상대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인다. 시민사회의 불만불편의 해결사가 되고 싶다. 홍콩에는 변화가 필요하고 정부가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보다 시민사회가 정부를 변화시켜야 한다. 변호사 활동만 하는 것은 매우 지루하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끝을 낼 때, 기분이 아주 좋다.

글_ 곽현지 (사회혁신센터 팀장 trust01@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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