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사고, 자연 재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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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일본희망제작소 안신숙 객원연구위원이 현재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으로서 이번 원전 사태를 바라보며 느끼는 복잡한 심경을 전해왔습니다. 언론 기사를 통해서는 감지하기 어려운, 현지의 평범한 시민들이 느끼는 공포와 분노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과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지 벌써 한 달이 돼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하루에도 몇 번씩 여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방금 전에도 여진이 있었습니다.
진도 6이라고 긴급 속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있었던 여진 중 가장 오래, 많이 흔들린 것 같습니다.

한 달 동안 계속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냈더니
이젠 서서히 피곤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때론 온 몸의 힘이 빠지는 듯합니다.
피곤이 모든 의욕을 빼앗아 가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를 지치게 하는건
지진 자체나 생활의 불편이 아닙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좀처럼 수습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계속되는 방사능 누출이 우리를 가장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원전 주변 주민들은 집과 땅과 가족들의 시신을 뒤로 한 채 피난처를 찾아 떠났습니다.
시신은 아직 바닷가에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방사능에 오염돼  손을 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영혼들이 방사능이라는 괴물에 눌려 있는 걸까요?

시커먼 갯벌에 시신들이 여기저기 널려있고,
발전소는 폭발로 철골이 앙상하게 드러나 있으며,
방어복을 뒤집어 쓴 채 오가는 작업자들의 모습을 보면
마치 내 상상 속에 있었던 죽음의 세계가 그대로 겹쳐져 보이곤 합니다. 

방사능이라는 괴물은 우리 생활도 서서히 위협해 오고 있습니다.
플루토늄이 검출되면서부터는 수돗물을 먹기가 겁납니다
바다로 흘러보내는 방사능 물질은 드디어 생선에서도 검출되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농부들이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될까요?
또 얼마나 많은 어부들이 그들의 양식장을 잃어버리고, 어장을 잃어버리게 될까요?
상상조차 안 됩니다.

처음 원전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보도를  접했을 땐 이렇게까지 심각해질 줄 몰랐습니다.
일본의 기술을 믿었습니다.
 
스리마일과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일본에는 절대 있을 수 없다며 자신했으니까.
위기 대처 능력도 믿었습니다. 한신 대지진의 경험이 있으니까.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도쿄전력과 국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대응은 그야말로 기가 막힐 뿐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저렇게 사고 수습에 무능할  수 있지?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20년간 원전 현장감독으로 일하다 결국 암이라는 병을 얻어 희생된 히라이씨의 글을 읽고 이해가 갔습니다.
이미 10여 년 전에 논란을 불러일으킨 글인데, 현재 일본에서도 트위터 등 온라인을 통해 다시금 주목받고 있습니다.

히라이씨는 자신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 원전이 얼마나 허술하고 대책없이 운전되고 있는지
그래서 원전이란 언제든 사고가 날 수 있는 시한 폭탄이란 사실을
알리기 위해 남은 생을 바친 분입니다.

여러분도 한번 읽어 보세요.
최근 한국 언론에서도 글의 전문을 번역해 소개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의 ‘치명적 비밀’을 아시나요?

한국에 계신 분들도 원전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본희망제작소 안신숙 객원연구위westwood@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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