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무 3유의 시간


4월 9일 토요일의 나른한 오후, 지역도 출신학교도 서로 다른 열두 명의 청년들이 속속 평창동 사무실에 모였들었습니다. 닮은 구석은 찾아볼 수 없는 이들이 한 데 모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들의 공통분모는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 뿐이었습니다. 각자가 품은 사회적인 문제의식을 비즈니스적 방법론으로 해결하고자 나선 청년들, 이들은 희망별동대 3기입니다.

 


3無 3有 오리엔테이션

3기 희망별동대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축사, 환영사, 개회사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대신 1분의 자기소개,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물건 소개, 이그나이트 희동 퀴즈가 있습니다. 1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희망별동대와 함께할 자신을 소개하는 쉽지 않은 미션에 그 누구도 예외는 없습니다.

첫 번째 연사인 희망제작소 유시주 소장은 “대기업이나 사법고시를 택하지 않은 그대들의 밝은 청춘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혁신기업가이면서 희망별동대장을 맡고 있는 이철종 함께일하는세상 대표는 ‘사회적기업의 신명남’을, 소기업발전소 문진수 소장은 영화 ‘제리 맥과이어’를 언급하며 “희망별동대 3기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노력하는 소기업발전소가 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던 세 분이 1분이라는 제한 시간 때문에 예상치 못한 인간적인(?) 실수를 보여주신 덕에 잔뜩 긴장해있던 청년들의 얼굴에 어느새 미소가 번졌습니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길이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는, 조금은 힘든 길을 택한 예비 사회적기업가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응원하고자했던 세 분의 조언은 앞으로도 희망별동대 활동을 통해 차근차근 들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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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희망별동대 3기의 차례입니다. 유버튼의 수현 씨는 섬세한(?) 외모와 달리 투박한 공구용 칼로 가치를 알아주는 이들에게 든든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본인의 바람을 표현했습니다. 경제적 이유로 미래를 포기하는 젊은이가 없는 경제생태계를 꿈꾸는 네이처의 준호 씨는 현재 꿈을 담은 자신의 명함과 미래 꿈을 이루어줄 여러 지인들의 명함을 담은 케이스를 꺼내보였습니다. 개인별 발표가 끝나고 어색한 분위기가 가실 즈음, 희망별동대 3기에는 어떠한 친구들이 모였을지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예술교육으로 소외된 아동ㆍ청년을 치유하는 <삼분의 이>

‘삼분의 이’는 예술 전공자와 교육 전공자들의 재능 기부를 통해 신체적,정신적으로 소외된 아동, 청년들의 아름다운 동행을 꿈꿉니다. 이 팀은 그동안 이루어졌던 수업을 통해 나온 학생들의 작품을 소개했습니다. 외부 세계에 마음을 닫았던 학생들이 예술이라는 새로운 통로로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하길 바라는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었습니다.

● 대학생을 위한 사회적기업 꿈꾸는 <U-버튼>

대학생과 지역사회를 테마로 대학생과 함께, 대학생을 위한 사회적기업을 꿈꾸는 ‘U-버튼’은 현재 주력사업으로  ‘수원주말환경놀이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현 불가능한 이상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고민과 작은 실천을 하고 있다는 발표자 수엘 씨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_1C|1152734542.jpg|width=”450″ height=”30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생태도시
태안을 향해 <네이처>

태안 자원봉사 활동을 계기로 조직된 ‘네이처’는 기름 유출로 인해 훼손된 태안을 생태도시, 환경도시로 재건하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발표자 송준호 씨는 지금까지 자신들이 해온 활동을 퍼즐 조각으로 표현하면서 희망별동대를 통해 이들을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후에 이들이 만들어낼 그림이 궁금하지 않으세요?

● 청년이 자라는 커뮤니티 <청년둥지>

나뭇가지들이 모여 둥지가 되고, 둥지 안에서 알이 깨어나고, 깨어난 알이 성장해 또 다른 둥지를 만드는 애니메이션으로 청년둥지의 발표가 시작되었습니다. 청년둥지는 청년들 개개인을 그러모아 지역에서 이들이 함께 즐기고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카페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태양열 온풍기 개발에 도전하는 <섬광>

에너지 빈곤층을 위해 태양열 온풍기를 개발하고 싶다는 섬광 팀은 대전에서 올라오는 KTX를 놓치는 바람에 헐레벌떡 행사장에 들어섰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 아픈 기술적인 부분은 넘어갈게요. 여러분이 힘드실거예요” 라는 멘트로 청중들을 즐겁게 해주었는데요, 앞으로 섬광 팀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팀 발표가 끝난 후 잠시 주어진 쉬는 시간에는 희망별동대 2기 선배인 <mim>의 김민지 씨와 <Enter>의 박효진 씨를 중심으로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었습니다. 사회에서 쉬이 인정받는 일이 아니라 녹록치 않은 길을 걸어온 청년들의 고민과 함께 이제는 함께 할 동지를 만났다는 안도감이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두마리 토끼, 그것이 문제로다

소기업발전소 문진수 소장의 강연이 이어졌습니다. ‘사회적기업과 혁신기업가 정신’이라는 제목아래 사회적기업가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문제의식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사회적기업은 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새롭게 디자인해야 합니다. 효율개선이라는 한정된 시야의 함정에 갇혀 애초에 가졌던 사회적가치라는 본래의 목적을 경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_1C|1102537608.jpg|width=”450″ height=”30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문 소장은 사회혁신기업가를 꿈꾸는 희망별동대 3기에게 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의 1차원적인 방법론에 대한 고민 대신 ‘왜’ 사회를 바꿔야 하는지, 사회의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근본적인 고민을 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사회적기업이라는 개념에서 ‘기업’이라는 수단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이라는 목적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회적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이 사회혁신가가 아니라 사회혁신가가 일하는 기업이 사회적기업입니다. 정확히 문제를 설정하고 혁신적이고 새롭되, 원칙을 고수하는 해결책을 제시할 여러분의 혁신기업가 정신을 기대합니다.”

스스로 쓰는 임명장

이제껏 각자가 해온 활동을 정리하고 앞으로 5개월 간 희망별동대와 함께 어떠한 행보를 걸을지 각자의 다짐을 적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스로 쓰는’ 임명장은 앞으로의 활동 과정에서 목적과 수단이 전도되지 않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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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교육을 기획하는 ‘삼분의 이’는 예술가 기질을 담뿍 담아낸 알록달록한 임명장을, 아이디어 뱅크 공대생들이 모인 섬광은 유머러스하게 구구절절한 메시지를 담은 그들만의 임명장을 만들었습니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다섯 팀들이 희망별동대라는 하나의  끈으로 묶여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느슨하게 연결되어있지만, 희망별동대 3기를 수료할 즈음에는 하나의 무지개를 완성하기를 기대합니다.

희망별동대 3기는 이날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5개월간의 긴 모험을 시작했습니다. 희망제작소의 경험과 자원, 네트워크를 활용해 아직 초석에 불과한 팀별 프로젝트의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희망제작소의 사회적기업 창업 프로그램 ▲ 착한전문가와과 중간지원조직의 지속적인 컨설팅 ▲ 각 팀의 철저한 현장조사와 사업계획 수립 등 세 가지 축을 통해 각 팀은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갈 겁니다. 만물의 성장이 이루어지는 봄, 아름다운 도전을 시작한 희망별동대의 여정을 함께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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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소기업발전소 이보례 인턴연구원
사진_자원활동가 한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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