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열차 경상편] 청춘과의 시간

2011 희망제작소 창립 5주년 프로젝트
박원순의 희망열차


● [경상] 4월 3일 한국기독학생회(창원대)ㆍ4월 4일 부산 신라대

매년 물가상승률보다 더 가파르게 올라가는 대학교 등록금을 성토하는 대학생들의 움직임이 연일 계속 보도되고 있는 요즘입니다. 청년실업은 이미 국가적 어젠다가 된지 오래죠. 청년들에게 ‘꿈’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 모르겠어요’ ‘꿈이 없어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요즘 청년들이 고민거리로 안고 있는 물음들입니다. 혼자서 고민하기에는 너무 무거운 주제죠. 원순씨가 우리 시대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까요?

희망열차 경상도 일정 둘째 날과 셋째 날 대학교를 찾았습니다. 4월 3일 창원대학교에서는 주말임에도 학생들이 자리를 가득 채워주었고, 4월 4일 신라대학교 강연에서는 강당 밖까지 늘어선 줄에 저희는 장소를 잘못 찾은 줄 알았습니다. 고개를 갸웃거리다 이 인파들이 바로 희망열차를 기다리는 친구들이라는 것을 알고 모두 어안이 벙벙했었는데요. 뿌듯한 마음 한편으로는 부산 지역의 대학생들이 당장의 취업 기술이 아닌,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는 자리가 절실했던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천개의 직업’이라는 타이틀로 여러 차례 강연 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 무엇을 하는 강연 콘서트인지는 이미 희망제작소 블로그나 여러 언론 매체를 통해 접하셨을 텐데요. 우리가 기존에 ‘직업’으로 알고 있는 범위는 좁습니다. 교사, 공무원, 의사 등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직업이지만, 이미 누구나 되려고 하고,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감수해야 하죠. 시야를 좀 더 넓혀 생각해볼 순 없을까요? ‘천개의 직업’은 미래 비전을 가진 새로운 ‘천개의’ 직업을 청소년, 청년 분들에게 소개하기 위한 강연입니다.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의 첫번째 행사를 시작으로 전주, 수원에서 성공리에 행사를 마친 바 있습니다. 이번 희망열차에서는 ‘작은 천개의 직업’이 창원대와 신라대에서 열린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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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소믈리에라는 직업 아시나요? 와인 문화가 널리 퍼지면서 우리에게도 익숙한 직업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소믈리에라는 직업이 여러 아이템과 만나 수 있다는 사실! 우리 술 맛을 감별해내는 우리 술 소믈리에, 채소 소믈리에는 물론, 쌀 소믈리에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흔히 농업은 시골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하는 일이고, 미래 산업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데요. 농업도 얼마든지 새로운 영역과 만나 유망한 직종이 될 수 있습니다. 농촌에 부족한 일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농촌일손뱅크를 만들 수도 있고, 요즘 뜨고 있는 산촌 유학의 운영자가 되는 것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에만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읽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블루오션의 직업을 찾아보는 것입니다.

원순씨가 흔히 인용하는 것 중 거창고등학교의 직업 선택 10계명이 있습니다. 거창고등학교는 전국에서도 명문으로 꼽히는 고등학교 인데요. 독특한 직업 선택의 기준이 강당에 붙어 있다고 합니다. 열 가지 중 인상에 남는 것을 소개해드리면 첫 번째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승진의 기회가 없는 곳을 택하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등등 범상치 않죠? 그리고 저절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한 가지 항목이 있었습니다.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하는 곳으로 가라’ 인데요. 소개한 10계명은 다름 아니라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 부모님의 기대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내가 왕성하게 활동할 10년 후, 20년 후를 고려해서 도전적이지만 가능성이 있는 블루오션(Blue Ocean)의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겠죠.

신라대 강당을 가득 메우다 못해 입구마저 막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갖고 찾아와줬던 부산 지역 대학생들을 보니 앞으로 부산에 새로운 변화의 움직임들이 싹틀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1시간이 넘는 강연 내내 집중해서 메모를 하며 듣는 학생들, 자리를 찾지 못해 서서나마 곳곳에 배치된 스크린을 보는 학생들, 필기를 하기가 마땅치 않아 벽이나 창에 기대 열심히 적으며 원순씨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는 학생들이 진지해 보였습니다.

어려운 길임을 알지만 시민단체 활동가의 꿈을 꾸는 청년, 성적, 취업, 부모님의 기대 등 현재의 복잡한 고민들을 털어놓으며 원순씨라면 어떻게 하셨을지 질문하는 학생들에게서 지금의 청년들, 특히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청년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오늘날의 대학생으로서 감당해야 할 짐도 무거운데, 서울이나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산다는 것은 또 다른 장벽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역이 가진, 발굴되지 않은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자유롭게 도전하고 열정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곳을 목표로 걷고 있는 상황에서 대열을 이탈하는 것은 어쩌면 용기가 필요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작은 용기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앞으로의 삶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면 용기를 내보는 것도 필요하겠죠? 블루오션에 뛰어들 준비, 모두 되셨나요?
 
희망제작소 뿌리센터 박아영 연구원(loana@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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