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가 어둠을 이겨낼 차례”

아주 뜻 깊은 출판기념회가 열렸습니다. 10월 17일 오후 세 시, 전북 전주시 진북동 자원봉사센터에서 열린 시각장애인 송경태 시의원(48)의 책 <희망은 빛보다 눈부시다>(홍임정 지음, 푸른나무)의 출판을 기념하는 행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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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이 낸 책이라 정치성 있는 행사라 보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만 말하기 어려운 깊은 울림이 있습니다. 송경태 의원은 장애 중의 장애라 하는 시력을 잃은 사람입니다.

그는 군 복무 중 탄약창고 폭발사고로 스물 둘, 꽃다운 나이에 시력을 잃었습니다. 이때 그가 잃은 것은 시력뿐이 아닙니다. 삶에 대한 빛도 동시에 사라졌습니다. 절망과 고통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여러 차례 자살을 기도할 정도로 가혹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어둠 속에 시들어 가던 어느 날, 섬광 같은 소리가 그의 뇌리를 스쳤습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한 마디. 시각장애인도 대학에서 책을 보고 공부할 수 있다는 그 한마디가 그를 다시 태어나게 했습니다. 어둠의 시간이 끝나고 빛의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날 이후 송경태 의원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놀라운 역사를 시작합니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극한 마라톤 완주, 도서관 운영과 점자책 발간을 통한 장애인 교육사업, 장애인의 권익을 지키고 개선하기 위한 눈물겨운 투쟁…. 그는 어느새 스스로 빛이 되어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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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다른 어둠에 대해 조금 알게 됐습니다. 장애인의 삶을 그늘진 구석으로 몰아넣는 사회의 보이지 않는 어둠과 편견 짙은 색안경을 끼고 있는 우리들의 배타적인 어둠에 대해, 이제는 우리가 어둠을 이겨 낼 차례입니다.”

그런 송경태 의원이었기에, 이 책의 지은이 홍임정의 말은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홍씨는 말합니다.

“인터뷰 하는 동안 나는 그에게서 어둠을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시효 지난 어둠을 헤아리는 것보다 지금 그를 충만하게 감싸고 있는 환한 빛을 이해하면 됐다. 그의 이야기는 빛을 주제로 전개되어야 한다는 것을 나는 비로소 깨닫게 됐다.”

이날 행사에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비롯해 김완주 전북도지사, 송하진 전주시장, 김희수 도의회 의장, 최찬욱 전주시의회 의장, 김성주 도의원, 장영달 전 국회의원, 최진호 민주평통협의회장, 전주시의원, 친구, 가족 등 4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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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삶을 격려하고 응원하기 위해 전국에서 달려왔습니다. 보통의 출판기념회와 달리 이날 행사장에는 하얀 지팡이를 짚거나 휠체어를 타고 온 사람들이 유독 많았습니다.

최형재 전주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의 사회로 진행한 이번 행사는 대회사, 축사, 깨복쟁이 친구인 최낙관 예원예술대 사회대학원장의 송의원 소개, 가족소개, 기념촬영 등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축사를 통해 “송 의원은 우리 모두에게 빛을 주는 분으로 나는 이제 다른 어둠에 대해 조금은 알게됐다. 이젠 우리가 어둠을 이겨내야 할 차례다”면서 “송 의원은 우리사회의 보물같은 존재로 영원히 빛을 비춰 줄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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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부인, 훌륭한 두아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송경태는 만들어 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육체적 장애는 있을지라도 마음은 그 누구 보다 편안하고 안정됐다. 자신은 빛을 잃어버렸지만 수많은 사람들에게 밝은 빛을 밝혀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완주 도지사는 축사를 통해 “송경태 의원을 보면 ‘새만금을 보고 희망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자체가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사하라 사막 완주 등 4대 그랜드 슬램에 도전할 당시, (김)완주와 함께 동행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농담을 해 좌중을 웃겼습니다.

송하진 시장도 축사에서 ‘송경태 의원 앞에 서면 부끄러워진다. 이 이상의 희망을 가지고 사는가라고 생각할때가 많다“며 ”우리는 언제나 장애가 될수 있다. 경우 없고, 깊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도 장애라면 장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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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의 감사 넘치는 축사에 이어 송경태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제주, 대구, 부산, 서울 등에서 많은 지인들이 출판기념회에 관심을 가져줘 감사하고 이 모든 것을 마음속에 담아놓겠다”며 “앞으로 작은 우산이 아닌 많은 사람들과 함께 비를 피할 수 있는 우산을 만들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희망은 빛보다 눈부시다>는 전국곳곳의 낮은 곳에서 묵묵히 살아가며 ‘희망과 묵직한 감동’을 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고 있는 ‘희망을 여는 사람들’ 시리즈의 여섯 번째 편입니다.

글_김경환(콘텐츠센터 연구위원 plainlife@makehope.org)
사진_임상태(콘텐츠센터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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