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여는사람들 5
나는 현장 사람이다

■ 소개

나는 현장 사람이다
– 장성 한마음공동체 대표 남상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장 사람

‘예수를 믿으면 천국’을 외치던 그는 평범한 목사가 되기를 꿈꿔 왔다. 1984년 전남 장성군 백운교회로 발령을 받은 당시 그는 흙집이나 예술자연농, 자연학교, 공동체, 유통과 같은 단어는 그의 머릿속에 없었다. 그는 시대보다 목회에 관심이 많은 전도사였을 뿐이었다. 그랬던 그가, 농사의 ‘농’자도 모르던 그가 농민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꾼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는 농업과 농민이 소외되는 구조적인 모순을 찾게 되면서 성경의 테두리를 넘어선 농민운동을 택했다. 1985년, 부당한 수세를 거부하는 데모를 시작으로 ‘자갈대’ 거부 운동에도 앞장섰다. 그에게는 그를 믿고 따르는 교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990년, 그는 또 다른 변화를 시도했다. 유기농을 종교인이 아닌 농민의, 인간의 사명으로 생각하고 먼저 실천하기로 결심했다. 농민운동을 함께 했던 동지들의 우려 섞인 비난도 있었지만, 그의 확고한 신념은 막을 수가 없었다. 마침내 그는 농민운동을 함께 했던 동지들과 백운교회, 이웃 농민들과 함께 ‘한마음공동체’를 설립하게 되었다.

1994년, 한마음공동체는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유통의 획기적인 변화, 생협 매장의 시대를 열었다. 정부가 유기농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한다고 선언한 후 대형 유통업체와의 싸움은 불 보듯 뻔한 것이었다. 그는 교육을 통해서 이를 극복하려 했다. 소비자들이 직접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이를 실천할 수 있게 하는 것이야말로 한마음공동체가 나아갈 길이라 생각했다.

유기농으로 농사짓고, 발효퇴비를 만들고, 유통을 안정시킨 그는 1999년 무렵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게 된다. 농촌에 희망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생태유치원’과 ‘자연학교’는 도시 사람들을 농촌으로 불러들이고, 이들에게 자연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하였다. 2001년, 그는 처음으로 흙집을 지었다. 문화의 싸움에 골몰하던 그가 주거 문화에 대한 답으로 ‘황토흙집’을 찾은 것이다.

흙집에서 아리아를

23년 동안 몸담았던 백운교회 담임목사직을 그만두고 그는 흙집에 몰두했다. 흙집이야말로 인류의 주거 문화가 가야 할 대안적 공간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이다. 그는 현실의 필요성과 흙집의 자연친화적인 성질을 더해 놓았다.

그는 흙집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안전성뿐만 아니라 편리성을 수용하지 못한다면 흙집은 그저 복고풍에 빠진 고집 센 자의 집이 된다고 말한다. 그가 짓는 흙집은 설계도가 없다. 그가 짓는 집은 창문 하나하나에도 의미가 담겨 있다. 그리고 그는 강조한다. 흙집도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그는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 실천하는 삶, 변화하는 삶 속에서 원리를 찾아가는 그는 역시 현장 사람이다.
그는 몸으로 희망을 말하는 사람이다.

■ 목차

책을 펴내며_지역, 희망 그리고 묵직한 감동

들어가는 말_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1. 만남
‘춤추는 우주’에서

2. 첫걸음
백운에서 시작하다

3.변화
운동을 내려놓고 유기농을 선택하다

4. 소통
스스로를 유통하라

5. 모색
문화의 싸움을 시작하다

6. 사람들
영웅은 없다

7. 원리
농사, 건강, 흙집

8. 미래
사과밭에서 만드는 대안

나오는 말_그는 여전히 현장 사람이다

■ 저자 소개

신중철

전남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환경운동단체 ‘광록회’에서 일했습니다. 월간 <말> 등에 기사를 썼으며, 월간 <금호문화>에 환경과 미래를 주제로 인물 인터뷰 기사를 진행했습니다. 계간 <문학들>로 등단한 뒤, 지금은 시를 찾으며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