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열어가는 대화마당] 평화의 해법에 대한 변하지 않는 진실, 신뢰와 대화

희망제작소는 2009년, 매월 첫 번째 주 목요일 저녁 우리시대 최고의 공공리더들의 혜안을 듣고 한국 사회의 전망을 함께 모색해보는 <희망을 열어가는 대화마당>을 진행합니다. 2월에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을 모시고 최근 경색되고 있는 남북관계와 오바마 행정부 이후의 대북 정책의 방향에 대해 대화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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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는 진실,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의 해법은 여전히 신뢰와 대화에 있다

최근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준비 움직임과 서해안 교전가능성에 따른 3월 위기설등 10년 전처럼 북한의 위협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남북 간 충돌이 현실화될지 모른다는 우려와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희망제작소는 지난 2월5일(목) 저녁7시 희망제작소 2층 세미나실에서 『희망의 길을 열어가는 2월의 대화마당』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을 초청해『한반도, 봄은 온다』라는 주제로 대화마당을 개최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30여년을 남북회담 등을 통해 북한을 상대하는 업무를 담당해 왔으며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모두에서 통일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북한의 의도를 가장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걸맞게 이날 강연은 최근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의 진짜 속내는 무엇인지에서부터 미국 및 중국의 대북관계 전망 및 우리의 장기적인 대북관계 해법까지 두루 돌아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숨겨진 의도는

‘NLL 무효화’성명과‘정치군사합의 폐기’를 밝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에 이어 최근에는 대포동 2호 미사일의 발사 움직임까지도 포착되고 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과 관련해서 국내외 언론은 다양한 분석과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부시정권에서의 북미관계의 실패를 교훈삼아 새로운 오바마 행정부를 대화의 장으로 끌어오기 위한 전술이라는 평가와 최근 통일부 장관교체 등 남한의 대북정책에 대한 고조된 불만의 표현과 함께 지난 1999년 연평해전 직전상황을 상기시키며, 남한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경고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이러한 일련의 상황에 대한 북한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과 혹시나 모를 불안감과 위기론이 국민들 사이에서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있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정 전 장관은 먼저 부시정권에서 비롯된 지금의 중동문제의 추이는 북한 입장에서는 관심과 교섭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는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단초가 됐다며 북한으로서는 당장 핵문제해결을 통한 미국의 경제적 지원과 이를 지속할 수 있는 국제정치적인 환경, 둘 다 시급하기 때문에 이를 관철시키고 무시를 당하지 않기 위해 강수를 뒀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서해의 국지전 발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리가 계속 무시한다면 북한은 반발과 보복 심리차원에서 도발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의 태도에 따른 하나의 시나리오일 뿐이고, 지금 중요한 것은 이 가능성에 대한 공감대를 서로 나누고 정부와 민간 모두 막을 수 있는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난 후에야 책임공방을 벌이며 후회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김영삼 정부의 5년 간의 역사적 교훈이고 이 정권이 염두해야 할, 오늘 강연의 취지이자 결론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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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 평화의 선결 과제는 경제적 협력

“목마를 때 물 한잔을 줘야지 시기를 놓치고 나서 뒤늦게 손 내밀어 봐야 효과가 없다는 점을 안다면 통미봉남 역시 북한의 전략적 선택이 아닌 우리의 선택문제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계속 투덜대며 비협조적일 경우 북은 우리에게 더 기대하지 않을 것이고, 관계개선 또한 더욱 어려워진다.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여지와 관계의 개선 가능성이 남아있을 때만 북에 대한 발언권이 존재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평화는 경제적구조위에서 성립하는 것이기에 양국간 합의서 백 장보다는 경제적으로 묶이는 것이 훨씬 낫다.

그간의 군사지역이 경제지역으로 변모한다는 탁월한 발상을 무시하고 개성공단을 정치적으로만 해석했기에 지금의 서해사태까지 이르게 됐다. 북한은 무시당하면 더 자극받아서 도발한다는 점을, 우리 정치권에서 이제는 이해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관점의 문제이며 대북관이다. 협상과 대화의 상대로서의 북한 즉, 북한 당국을 어떻게 새롭게 볼 것인가의 문제를 심도있게 고민해야 한다”

이어 정 전 장관은 “북한이 한반도에서 어떤 문제를 벌일 수는 있지만 도발능력과 지속능력 필요한 전쟁을 일으킬 수는 없다는 점을 잘 이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무력전쟁을 북한이 일으키면 이것은 한반도에 공포의 ‘균형의 붕괴’를 의미하며, 30년 이상된 낙후된 재래식 무기만으로 선제공격에 대한 방어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북한이 스스로 잘 알면서도 무리해서 전쟁이라든지 핵공격을 감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이 개입하기에는 미약한 수준이나 한국에 심리적 불안을 줄 수 있는 북의 도발은 내일 당장이라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북한의 일련의 행보를 주시하며 보다 장기적인 남북관계의 청사진을 준비하고 지난 7월 금강산관람객 피습사건 이후 급속히 냉각된 남북관계의 개선에 우리가 먼저 적극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근시안적이고 소극적인 대북정책 이대로 좋은가

“북한이 스스로 정치군사적 변화를 이루고 나오기를 바라는 출구론이 아니라 스스로 이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입구론의 관점에서 우리 정치권에서 북한을 대해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기껏 도와줬더니 은혜도 모르는 괘씸론으로 북한에 대해 일관하면서 감정적 반발을 자극하고 정치ㆍ군사적 변화에 민감해진다면 비용면이나 시간적으로도 파국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입구론의 관점에서 북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기다려주지 않고 언제 돌변할지 모른다고 불신만 하면 북한이 과연 우리 바람대로 스스로 변화할 수 있을까”

정 전 장관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 및 최근의 대응태도와 관련해 북한에 일방적으로 끌려간다는 점을 두려워해 너무 무시할 경우 북한의 초강수를 도리어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며 소극적인 정부의 대응방식을 비판했다.

최근 대북관계에서 ‘시간은 우리 편이다’라는 이명박 정부의 한 인사측 말을 빌어 시간은 우리 편이지만 언제까지 시간이 우리를 기다려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자만에서 벗어나야 하며, 북한의 경제자원난의 심화 실상과 뿌리깊은 남한에 대한 열등의식 등의 맥락을 읽어내지 못한 근시안적 시각과 시대착오적인 대북관련 발언을 정책적 실책으로 지적했다.

현재, 북의 강경한 태도에 일희일비하지않고 의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정부의 태도는 국제적인 이슈화를 통해 경제적 지원과 정치적 고립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북한의 의도와 현실적 정황변화를 무시한 너무 위험하고 무책임한 발상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이를 위해 이 정부는 그간의 정권의 햇볕정책등의 비난 여론만을 의식한 대북정책의 차별화만을 추진하기 보다는 우리의 국익에 배치되는 않는 한에서 신중하고 다각적인 입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제정세에서 예상되는 반응, 북한의 요구수준, 국내여론의 비판을 적절히 절충하는 수준에서 북한이 정치ㆍ군사적 변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경제적 변화를 지원하는 쪽으로 정책의 방향이 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이 예민한 사안들에 성급하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이를 위해 ‘비핵, 계발, 3000’을 과감히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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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진정한 봄, 그 실현가능성은

정 전 장관은 “북한은 우리의 편견과 달리 이미 자발적으로 경제적인 개방개혁을 시도했고 일반적으로 북한이 정치ㆍ군사 분야와 달리 경제ㆍ사회ㆍ문화적 변화는 획기적으로 진행됐다는 것이 국제사회와 외국 언론의 시각이다.

21세기에는 새로운 문제가 하루가 다르게 대두되고 있기에 여전히 20세기적 눈높이와 사고방식으로 일관하는 남한 정부관료들의 교체 및 의식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김정일의 신사고론이다”라고 했다.

이어서 “북한의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제3국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현실적인 남북관계를 진단하고 전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관계의 진정성이 중요한 것이지, 형식적이고 추상적인 제의는 북에 진정성이 없는 것으로 보일 것이라며 경제적 지원을 통한 북한 내부의 체제 변화를 돕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정권의 대외적 리더십 추락을 거울삼아 북한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포용정책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후보자시절부터 NPT체제을 확실히 보강하겠다고 밝혀왔고, 오바마 정부입장에서 북한문제는 정권초기에 북한과의 외교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긍정적 효과를 크게 얻을 수 있을 것이기에 미국이 북한의 수교 및 경제지원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역시 철저히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지리적 인접성 등을 고려한 전략적 손실예방 차원에서 북한에 원조하고 관리하는 것일 뿐, 중국이 북한을 먹여 살리겠다거나 핵포기를 지연시키고 있다라는 것은 우리의 오해라고 지적했다.

우리가 원조 중단시 북한이 손들고 나올 일은 불가능하기에 차리리 북한이라는 국가의 인프라, 사회간접자본등의 확충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주도적으로 미ㆍ일ㆍ중국 등과 함께 추진해서 북한경제의 국제화를 남한을 중심으로 이끌 수 있도록 그 주도권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10년 간의 대북정책을 돌아보면 봉미봉남 정책, 퍼주고 뺨맞고 끌려 다니기 식의 언론보도에 의해 왜곡됐지만 그간의 정상회담 추진노력 등 박정희 시절부터 이뤄져 온 기능주의적 접근을 통한 북한의 점진적인 변화도모 즉, 경제ㆍ사회ㆍ문화적 변화의 선지원에 따른 남북의 동질성 증대와 북 내부의 변화라는 목표 하에 남북간이의 서로 접근하려는 그간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경제를 앞세워서 남북화해를 도모하려는 전략과 정책적 노력들은 앞으로도 지속돼야 한다”

이날 강연은 3시간이 넘는 열강과 진지한 질문공세 속에서 이뤄졌다. 강연 참석자 모두에게 막연한 두려움, 불안 혹은 불신으로 다가왔던 북한에 대한 고정관념을 덜어낼 수 있는 동시에,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도모하기 위한 과제를 남겼던 시간이었다.

이후에도 희망제작소는 매월 첫 주 목요일 저녁에 한국사회의 새로운 대화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진보와 보수를 넘어, 행동하는 우리시대의 공공리더와 일반시민들 간에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희망을 열어가는 대화마당>은 희망한국의 길을 위한 다양한 전망과 대안들을 전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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