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해결사 ‘기후소셜디자이너’가 간다!

장마인 듯 장마 아닌 이상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기후변화가 부쩍 체감되는 요즘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지난 7월 9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성산동 희망제작소 2층 회의실에서 열린 ‘기후문제해결을 위한 소셜디자이너 최종워크숍’에선 기후변화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조사결과가 여럿 발표됐습니다.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길찾기에 주목한 ‘어스로드팀’이 시민 2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자가용의 탄소배출량이 대중교통의 4배인 점을 감안해 교통수단을 바꿀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7.9%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탄소배출량이 비교적 적은 길을 안내하는 앱을 이용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무려 79.3%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우리사회 곳곳 기후위기 대응현황을 살핀 ‘모니터링팀’도 지하철 이용객 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조금 덥다고 느껴도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지하철 냉방 가동을 약하게 하는 데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동의한다’와 ‘매우 동의한다’는 답변이 60% 가까이 나왔습니다.

문제 해법 찾아내고 실천하는 ‘소셜디자이너’

기후문제해결을 위한 소셜디자이너(이하 기후소셜디자이너) 프로젝트는 이처럼 우리의 일상 깊숙이 파고든 기후문제의 해법을 시민이 직접 모색하고자 시작되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지난 3월 말 우리사회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소셜디자이너’를 모집하고, 첫 문제해결 과제로 ‘기후위기’를 선정했습니다. 이어 지난 5월 심사를 거쳐 기후소셜디자이너 20명을 최종 선발하고, 관심사가 같은 참가자끼리 5개 그룹으로 묶어 8주간의 그룹별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소셜디자이너들은 그룹별로 활동목표와 실행계획을 세우고, 활동내용을 소셜디자이너의 다이어리(자세히보기)에 꼼꼼히 기록했습니다. 현재 다이어리에는 기후소셜디자이너들이 작성한 320여 편의 기록물이 올라와 있습니다.

지난 7월 9일에 열린 ‘최종워크숍’은 8주간의 활동을 소개하고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였습니다. 가장 먼저 발표에 나선 ‘공동체 인식팀’은 우리사회 구성원들의 기후인식 전환을 목표로 다양한 자료를 모으고, 정기적인 대화모임을 통해 좋은 자료를 선별·추천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발표를 맡은 이필용 소셜디자이너는 “자료를 모으면서 환경문제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면서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자료를 발굴하고 업로드하며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사회의 기후대응 현황 점검을 목표로 삼은 ‘모니터링팀’은 크게 세 갈래로 활동했습니다. 강우솔 소셜디자이너는 지하철 객차의 적정온도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을 들어봤고, 한민옥 소셜디자이너는 어린이를 위한 친환경 보드게임을 기획·제작했습니다. 국예슬·김지운 소셜디자이너는 서울교통공사의 탄소중립 정책을 점검하고 개선안을 제안했습니다. 국예슬 소셜디자이너는 “조사결과 서울교통공사 온실가스 배출원의 99%가 전력 사용으로 나타났다”면서 “지하철 에너지전환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필요하며, 지상역 태양광 설비를 통한 재생에너지 조달, 노후역사 그린 리모델링, 지하철역과 자전거 연계 강화 등의 조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카드뉴스로 대중 캠페인, 기업에 아이디어도 제안

이번 최종워크숍에선 각 그룹이 활동목표에 맞춰 제작한 다채로운 카드뉴스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비건소비생활팀’은 비건 실천에 도움 되는 6편의 카드뉴스를 제작했는데요, 가공식품의 정확한 성분표기를 촉구하는 내용을 비롯해 화장품과 패션까지 다양한 생활영역에서 유용한 정보를 담았습니다. 탄소배출량이 적은 길찾기에 나선 ‘어스로드팀’은 서울 홍대, 북촌, 망원동 등 젊은층이 즐겨 찾는 지역을 골라 저탄소 데이트코스를 추천하는 카드뉴스를 제작했습니다. ‘분리배출팀’은 집 주변에서 손쉽게 분리배출하기 어려운 품목들을 조사하고 적정한 분리배출 방법과 장소를 안내하는 카드뉴스를 만들었습니다.

그룹 구성원들과 논의하며 아이디어를 한층 발전시켜, 더 확장된 실천활동을 제안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분리배출팀’은 관심 있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분리배출지 정보를 지도에 표시하고 공유하는 ‘커뮤니티 매핑’을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입니다. ‘어스로드팀’은 국내 포털사에 이동경로별 탄소배출량을 지도에 표기하고 배출량이 비교적 적은 길을 추천하는 기능을 탑재하는 방안과 이를 위해 폭넓은 연구를 병행해줄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날 워크숍에는 활동에 참여한 기후소셜디자이너들과 그룹 활동을 지원한 희망제작소 연구원들, 그리고 임주환 희망제작소 소장과 ㈜카카오의 김성환 정책팀 선임연구위원이 함께했는데요, 김성환 선임연구위원은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과 대응이 기업의 사회적 기여 차원을 넘어 모든 기업이 추구해야 할 방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인만큼 오늘 발표에서 들은 시민들의 좋은 아이디어를 플랫폼 서비스 운영에 적극 참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는 예고편!

8주간의 활동은 앞으로 전개될 활동의 예고편입니다. 기후소셜디자이너들은 그간 그룹활동을 통해 배우고 고민한 것들을 삶 속에서 꾸준히 실천하고 확장하며 ‘소셜디자이너 다이어리’를 지속적으로 써나갈 계획입니다.
임주환 희망제작소 소장은 “기후문제해결을 위한 소셜디자이너는 불온하고 전복적인 시민의 상상을 통해 사회시스템과 서비스의 실제적 변화를 이끌어 내자는 취지”라며 “시민이 동원대상이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는 소셜디자이너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사회의 또 다른 문제에 주목할 두 번째 ‘소셜디자이너’ 프로젝트가 이미 준비되고 준비되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희망의 해결사, 소셜디자이너들의 활약은 쭈욱 계속됩니다!

정리: 이미경 미디어팀 연구위원 | nanazaraza@makehop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