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차게 날갯짓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편집자 주/ ‘해피시니어’는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쌓은 은퇴자들이 인생의 후반부를 NPO(비영리기구 : Non-Profit Organization) 또는 NGO(비정부기구 : Non-Government Organization)에 참여해 사회공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NPO·NGO에게는 은퇴자들이 가진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연결해주는 희망제작소의 대표적인 대안 프로젝트입니다.본 프로젝트에 함께 하고 있는 ‘해피리포터’는 NPO,NGO들을 직접 발굴 취재해, 은퇴자를 비롯한 시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는 시민기자단입니다.

좁은 골목 한 켠에 <서민 유통> 간판이 붙은 건물이 우뚝 서있다. 33명의 아이들이 함께 교제하고 배우는 구로파랑새나눔터공부방(이하 파랑새)의 모습이다. 입구를 몰라 한참을 헤매다 불빛이 있는 지하로 발걸음을 옮겼다. 좁은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한 남자와 무언가를 진지하게 상의 중인 성태숙 원장의 모습이 보인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기구를 만들기 분주하게 움직이는 그녀의 모습에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느껴졌다.

[##_1L|1057637807.jpg|width=”243″ height=”196″ alt=”?”|구로 파랑새나눔터공부방의 성태숙 원장._##] 달동네 아이들을 위한 무료급식부터 시작

파랑새는 IMF의 여파로 어려움에 처한 결식아동들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하면서 설립되었다. 당시 구로 지역은 방과 부엌이 하나이고, 공중 화장실을 사용하던 열악한 환경의 달동네였다. 결식아동 역시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무료 급식을 시작했다.

지역의 사회단체, 주민 모임, 복지관, 전교조 선생님들을 포함 총 7개의 단체가 참여했다. 급식 지원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급식비는 구청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음식은 공부방에서 만들고 있다. 한부모 가정을 비롯해 조부모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많기에 저녁을 혼자 먹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학기 중에는 저녁 한 끼를, 방학 중에는 두 끼 식사를 제공한다.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삶의 기획력을 갖추는 일인 것 같아요. 제가 지금까지 공부방의 기획을 해냈던 것처럼 아이들도 살면서 뭔가를 계속해서 기획해 나가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공부방에 출석하는 33명의 아이들은 다양한 교육을 받고 있다. 고전시, 현대시, 논어를 배우는 파랑새 서당, 과학실험, 역사교실, 미디어교실, 인성교육, 집단상담, 데생수업, 독서 토론 등.

[##_1C|1068444167.jpg|width=”500″ height=”176″ alt=”?”|아이들이 열심히 연습한 버나 (왼쪽) , 공부방 곳곳에 있는 아이들의 작품 (오른쪽)_##]
올해 파랑새는 전교조 교사들의 지원을 받아 청송에 있는 ‘나무닭 움직임 연구소’에 다녀왔다. 포이, 버나, 탈춤 등을 배우면서 아이들은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성태숙 원장은 아이들과 함께 문화 퍼레이드를 벌이고 싶다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문화 퍼레이드는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진다.

열악한 상황, 그래도 그들이 있기에

성태숙 원장이 2002년 처음 파랑새에 왔을 때는 일하던 교사들이 열악한 상황 때문에 모두 그만둔 상황이었다. 지금도 역시 힘겨운 상황에 놓여있다. 건물주는 가을부터 월세를 두 배로 올려달라고 한다.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는 공간 역시 턱없이 부족하다. 공부방에 오는 중고등학생들이 방과 후에 공부방으로 오면, 초등학생들로 공부방의 두 반이 꽉 차있는 상황이다. 나날이 성장하는 청소년들에게 교육과 지원을 해줄 공간과 자원이 부족하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한화의 대한생명 자원봉사자를 비롯, 파랑새 서당 과목인 논어, 고전시를 담당하는 수유+너머, 대학생 자원봉사자들까지, 공부방을 빛내는 지원군이 있다. 이보다 큰 희망은 공부방의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만든 미술작품을 비롯한 다양한 창작물이 공부방을 가득 채우고 있다.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열정이 느껴진다. 공부방의 원동력은 아이들임을 공부방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을 공부방에 맡기고 생업의 현장으로 나가야만 하는 부모, 혹은 조부모들이 있다. 그들에게 공부방은 어떤 의미일까?

“공부방을 믿어주시는 분들에게 이 곳은 친정 같은 존재입니다. 함께 아이를 키우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주시니까요.”

아이들 문제를 함께 모여서 상의하고 결정하기 때문이란다. 한 부모가 바쁜 일 때문에 동분서주할 때 파랑새가 아이들을 돌봄으로써 양육의 큰 역할을 담당한다. 지역 주민이 한 가족처럼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_1L|1385784310.jpg|width=”300″ height=”225″ alt=”?”|아이들이 다양한 교육을 받는 공부방 내부._##] 공부방은 제2의 학교이자 제2의 가정

성태숙 원장에게 가장 보람된 순간이 언제였는지 물었다.

“한부모 가정의 엄마, 아빠가 파랑새에 연락을 취해 올 때가 있어요. 아이가 엄마, 아빠를 봄으로써 상황이 좋아질 때, 그리고 부모, 조부모들이 공부방을 믿어주실 때 가장 보람됩니다.

공부방이 새로운 교육모델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가정, 학교, 사회가 새로운 형태로 진보하고 있어요. 공부방은 이 과정에서 가족을 확장하는 하나의 실험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우리 지역이 아름답게, 인간답게 성장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 고민할 수 있는 시민이 되었으면 좋겠구요.”

파랑새는 학교가 끝나면 아이들을 잠시 맡아주는 공간에 그치지 않는다. 아이, 부모, 지역 사회로부터 사랑과 신임을 얻으면서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는 제 2의 학교, 제2의 가정이다. 우리 동네에는 어떤 공부방이 있을까? 지금 바로 찾아보도록 하자.

구로파랑새나눔터공부방
주 소 : 구로구 구로3동 794-3호 1층, 지층
전 화 : 02-838-5679
FAX : 02-838-5679
E-mail : 331jicknyu@hanmail.net
홈페이지 : http://www.happylog.naver.com/bluebird.do
[글,사진_박주희/해피리포터]
[##_1L|1304643537.jpg|width=”94″ height=”70″ alt=”?”|_##]해피리포터 박주희(PARK804)
눈은 냉철하게 심장은 뜨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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