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강산애 산행 / 후기①] 햇살 부서지는 초가을 숲길에서

풍요로웠던 추석이 지나갔습니다.
그동안 또 한 장의 달력이 넘어갔고, 반가운 첫째 주 토요일이 돌아왔습니다.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 채비를 했습니다.
50분을 훌쩍 넘긴 많은 분들과 함께 가을을 함께 맞이한다고 하니, 가슴이 설렙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떠난 강산애 10월 산행에서,
강원도 화천 비수구미 마을을 찾아 트레킹을 했었고,
평화의 댐에서 다함께 통일을 염원 하기도 했습니다.

높아진 하늘만큼 더욱 행복했던 시간
그날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_1C|1408918209.jpg|width=”448″ height=”299″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타고난 기질은 어쩔 수 없는지, 예쁘고 소담스런 이름을 보면 마음이 동한다.

‘비수구미 마을이라……’ 그 이름도 신비스러웠지만,
자작나무 우거진 노르웨이의 숲은 아니더라도
햇살 부서지는 초가을 숲길을 걷고 싶었다.

인지상정이라 했던가. 강산애 산행 중 최대의 인원이 모인 산행,
굳이 꺼내 보이지 않아도, 어쩌면 모두 비슷한 이끌림으로 이 자리에 모였으리라.

[##_1C|1006319794.jpg|width=”448″ height=”299″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끝 없이 이어진 길을 얼마쯤 걸었을까…
가을 햇살에 목이 탈 때 쯤, 슬쩍슬쩍 막걸리들로 목을 축였다.

사실, 우리의 갈증은 단지 목구멍의 갈증이 아니었을 지도 모른다.
함께 길을 걷고 있는 서로에 대해 알고 싶고, 나누고 싶고, 친해지고 싶은
목마름이었을지도……

[##_1C|1116923597.jpg|width=”448″ height=”299″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사람들이 하나 둘 지나간 자리… 그 길 위엔 야생화만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차마 두고 오지 못해 돌아보고 또 돌아본다.

이윽고 다다른 마을! 아! 이 전원의 여유와 풍요로움이여

[##_1C|1241003827.jpg|width=”448″ height=”33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줄을 서서 밥을 기다리고, 누군가는 그 모습을 열심히 사진에 담고,
누군가는 한입 맛을 본다.
모두 사뭇 진지하게 한 끼 식사를 챙긴다.

[##_1C|1153426204.jpg|width=”448″ height=”33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누군가는 여전히 차례를 기다리고, 누군가는 배고픔을 채우고,
주인 아주머니는 낯선 손들이 궁금하여 둘러보고,
누군가는 뒷사람들 국까지 정성스럽게 챙겨두었다.

[##_1C|1371891766.jpg|width=”448″ height=”33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그렇게 산골의 오후는 배부름과 한가로움으로 깊어가고, 양치를 하고, 컵을 씻고,
화장실을 가고…
다시 길을 떠날 채비를 한다.

성급한 이는 벌써 떠나기도 했고, 하나둘씩 선착장으로 내려오는 사람들.
무슨 할 이야기가 그리 많은 것일까?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고 또 나눈며 길을 걷는다.

[##_1C|1247351538.jpg|width=”448″ height=”33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강을 건너기 위해 우리는 배를 기다린다.
몇 번의 배가 움직여야 모두가 저 강 건너에 도착할 수 있는 것일까
무료한 기다림 끝에 우린 다시 강 건너에서 만났다.

[##_1C|1211999698.jpg|width=”448″ height=”33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_1C|1029223945.jpg|width=”448″ height=”33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강을 건너 찾은 평화의 댐은 분단의 아픔이 여실히 남아있는 곳이다.
통일이 되면 저 나무 종을 불태운다고 한다.

[##_1C|1061549663.jpg|width=”448″ height=”299″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아아, 슬픈 평화의 종이여! 북쪽으로 날려보내는 비둘기, 그 부러진 날개를 보았다.
종 아래 이 깊은 염원으로 비둘기의 부러진 날개를 되찾을 수 있을까.

[##_1C|1162774776.jpg|width=”448″ height=”299″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어느덧, 산골의 시간은 참으로 속절없이 흘러갔다.

우리에게 느림의 미학을 알게 하던 해가 서산에 걸릴 때쯤
우리가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숲으로 가는 다리’

김 훈 선생님은 이 아름다운 부교를 숲으로 가는 다리라 불렀단다.
묵묵히 다리를 걸으며, 우리는 이제 어떤 숲을 향해 가는 걸까… 생각에 잠긴다.

우리의 인생은 어쩌면 이런 부교 위를 아슬아슬하게 걷는 일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끝에 그 어떤 아름다운 미지의 숲을 상상하며 말이다.

글 : 박수화 후원회원
사진 : 박수화 후원회원, 정현철 후원회원
정리 : 윤나라 회원재정센터 연구원 satinska@makehope.org

Commen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