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 프로그램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보자 한강수야~’

북한산. 이름만 들어도 사람의 마음을 가득 채우는 산이 또 있을까요? 우리나라 어느 산 하나 소중하지 않은 산이 없겠지만, 북한산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여느 산과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역사자료만 살펴보더라도 수많은 전설과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고구려 동명왕의 아들 온조와 비류가 남쪽으로 내려올 때, 한산(漢山)에 이르러 부아악(負兒岳)에 올라 거처를 정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 입니다. (여기서 한산과 부아악은 바로 북한산입니다.) 한때 북한산은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세 봉우리가 우뚝 솟아 삼각산(三角山)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병자호란 때 척화파 김상헌이 청나라로 끌려가면서 남긴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 ∼’라는 시조에서 보듯 삼각산은 곧 한양, 나아가 고국산천을 의미했습니다. 이런 북한산, 강산애가 올 가을에 그냥 지날칠 수 있었을까요?

젊은 바람을 타고 정상으로

10월 첫째 주 토요일, 강산애가 명산 ‘북한산’에 올랐습니다. 이날 참여한 회원들은 모두 20여 명. 등산 초보에서 백두대간을 종주한 ‘등산의 신’까지.. 참석한 사람들의 면면이 다양합니다. 특히, 이날은 20대와 30대, 두 선남선녀 커플이 참석해 솔로 회원들의 시샘을 사기도 했습니다.

”사용자

이날 산행코스는 북한산의 여러 산행코스 중 최고의 조망을 자랑한다는 의상능선이었습니다. 쪽빛 푸른 가을 하늘 아래에서 반가운 얼굴들과 새로운 얼굴들과 함께 아름다운 북한산 능선을 걷는다는 것. 가을이 주는 멋진 선물인 것 같습니다. 회원들은 백화사 앞에서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하고 힘차게 길을 나섰습니다. 때로는 한줄 지어서 앞 사람, 뒷 사람과 오순도순 이야기 나누며 걷기도 하고 때로는 삼삼오오 뭉쳐 커다란 웃음소리와 함께 걷기도 하니 어느새 산중턱까지 왔습니다. ‘그때’까지는 힘들지 않았습니다. ‘북한산의 공기가 좋긴 좋구나.’하고 생각했었습니다. 걸으면 걸을수록 가슴이 시원해지는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용자

2,225억 원의 가치

사실 북한산은 서울의 허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뉴스를 보니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지난해 북한산국립공원의 자연자원을 조사한 결과 북한산국립공원이 347만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1핵타르(ha)당 평균 약 545 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1ha당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처리하기 위해서 3,200만원의 사회적 비용이 드는 점을 고려한다면 북한산국립공원은 전체적으로 2,225억 원 가량의 비용을 절감하는 경제적 효과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뉴스가 갑작스레 생각이 나니 북한산의 소중함과 가치를 다시 되새기게 됩니다. 지나가는 나무 한 그루, 풀 한포기도 그렇게 고맙게 보일 수 가 없습니다. 보는 사람이 없으면 절이라도 꾸벅하고 싶었습니다.

”사용자

비밀의 바위 동굴

산행을 시작한지 세 시간이 지나자 배에서 신호가 옵니다. 마침 석락희 강산애 회장이 조그만 가면 명당(?)이 나온다고 5분 만 더 걷자고 합니다. 5분 뒤. 모두의 입이 쩍 하고 벌어졌습니다. 그 명당은 커다란 바위동굴이었습니다. 아무리 독한 비바람도 막아 줄 수 있을 만큼 단단하고 아늑해 보입니다. 회원들은 모두 어릴 적 숨바꼭질 놀이를 하던 그때로 돌아간 듯 했습니다. ‘남들이 모르는 우리 만의 공간’이 주는 의미, 그’ 비밀스러운 공간’을 알고 있는 사람들만의 연대의식. 북한산의 바위동굴은 회원들을 비밀스럽고도 굉장히 끈끈한 관계로 만들어 주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즐거운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사용자

조~금 길었던 산행, 두 배로 느낀 보람

이날 산행은 평소 보다 조금 길었습니다. 산행 후반부로 들어서자 몆몆 회원들은 조금 지쳐보였습니다. 하지만 산행을 모두 마친 후, 회원들의 얼굴은 밝아 보입니다. 조금 걱정을 했던 ‘프로급’ 회원들도 그제서야 긴장의 끈을 놓습니다. 저녁 회식자리에서 성질 급한 회원은 벌써부터 11월 산행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서로 웃고 장난치고.. 그렇게 같이 보낸 하루를 돌이켜 보며 산행을 마무리 했습니다. 식당에서 일어서기 전 마지막 건배사가 힘차게 터져나왔습니다. “강산애가 ~”, “제일 좋아~” “수고하셨습니다~” 그제서야 진짜 가을이 왔음을 느꼈습니다. 차가운 밤공기, 하지만 그만큼 우리를 데워주는 사람들의 끈끈한 정. 이런 것이 있어 추운 겨울도 기다려 지고 설레여 하는 것이 아닐까요? 다음 산행에서 뵙겠습니다. 깊어 가는 가을만큼 더욱 멋진 11월 산행이 될 것 같습니다.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글 : 정승철 회원재정센터 연구원
사진 : 석락희, 전명국 후원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