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 프로그램

아침 일찍 비가 내렸었습니다. 새벽에 비 떨어지는 소리에 잠시 일어나 창 밖을 보니 가을비가 오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비 맞으며 산행하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그리고 몆 시간 뒤, 아침에 눈을 뜨자 지난 밤, 비 내리던 하늘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맑게 개었습니다. 조금 늦게 일어났습니다. 서둘러 나갈 채비를 하고 집을 나오자 지난 밤 내렸던 비의 흔적이 간간히 보입니다. 물기 머금은 공기가 향기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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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강산애

한 시간 여 버스를 타고 가니 강산애 집결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왔습니다. 얼핏 눈으로 세어보아도 서른이 넘습니다. 강산애 단골 회원들은 서로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데 바빴고 이날 처음 온 회원들은 조금은 어색한 듯 사람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습니다. 제가 도착하자 곧바로 산행 출발지로 이동을 했습니다. 제가 이날 꼴지였나 봅니다.

사패산 산행의 시작점에 들어서자 석락희 강산애 회장이 스트레칭을 시킵니다. 하체부터 상체까지. 그동안 긴장과 스트레스로 움츠려 있던 근육들을 풀어주자 온 몸이 날아갈 것 같습니다. 권오성 산행대장은 조별 산행을 제안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산행하기 때문에 몇몇 사람들은 길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6개 조로 나뉘었습니다. 마치 소풍가는 학생들 마냥 같은 조에 속한 사람들이 누군지 힐끔 쳐다보며 웃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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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출발.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전날 비가 올 것 같다는 기상예보를 믿고 두꺼운 옷을 가져온 사람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역합니다. 이날 처음 본 사람들은 서로에게 질문을 하고 이야기를 듣느라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처음부터 오르막길이 이어졌습니다. 10분이 넘도록 오르막길입니다. 처음 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허벅지를 주먹으로 톡톡 두드리며 힘차게 오릅니다. 강산애 단골회원들도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으며 부지런히 다리를 움직입니다. 산행 초보자에게나 숙련자에게나 오르막 길은 힘들기가 매 한가지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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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남자, 이영구

이영구 선생님은 강산애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회원입니다. (정확한 나이는 극비사항입니다.) 선생님은 가장 먼저 도착해서 가장 늦게 들어 가십니다. 산과 사람 그리고 강산애를 좋아하는 선생님은 언제나 재미있는 이야기로 강산애 회원들을 기분 좋게 만들어 주십니다. 때로는 유머와 위트 넘치는 입담으로, 때로는 날카로운 사회 비판으로 사회생활의 후배들에게 좋은 영양분이 되는 말을 해 주는 진짜 ‘선생님’입니다. 이날도 이영구 선생님은 많은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오늘 산에 잘못 왔어. 저기 봐. 사람들이 단풍이나 숲은 보지 않고 자기들 끼리 이야기 하느라 바쁘잖아.”

“네? (흠칫 놀람)

“강산애만 오면 뭐가 그리 좋은지 원. 저렇게들 웃고 이야기 하고. 그러면 왜 산에 와”

“아~ 선생님도 참…”

이렇게 사람을 놀래키기도 하고 깊은 속내를 말에 담아 전해주시는 이영구 선생님입니다. 항상 건강하셔서 강산애 10주년 기념 산행을 꼭 같이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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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애의 해피타임. 점심시간

각자 가져온 도시락을 선보이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신입회원들은 김밤, 고정회원들은 푸짐한 3단 도시락입니다. 하지만, 같은 김밥이라도 그 동네의 김밥집 실력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 오늘 김밥의 왕중왕은 구기터널 앞 김밥집, 오늘의 요리사는 권오성 산행대장입니다. 산행이 있는 날에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주먹밥이며 샐러드를 만든다는 권 대장님. 주변에서 엇갈린 평가가 나옵니다.

“어머, 멋있다.” 하시는 분은 여성 후원회원, “피곤하시지도 않아요?” 하시는 분은 남성 후원회원. 하지만 그의 음식을 먹어본 사람은 한 목소리를 냅니다. “이거 진짜 직접 만든거예요?” 정말 일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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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내려가야 할 시간

올라오는 길보다 내려가는 길이 기대됐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망월사의 절경을 감상하고 맛집에 가서 시원한 막걸리 할 생각을 하니 내려가는 길이 그렇게도 좋을 수 가 없습니다. 가을 바람이 시원하게 얼굴을 어루만집니다. 올해 가을을 이렇게 보냅니다. 이제 다음 산행에선 ‘겨울’을 만나겠지요. 올해가 벌써 다 지나가는 느낌입니다. 올해가 다 가기 전에 강산애에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하나 만들어 봤으면 좋겠습니다. 뭐 없을까요? ^^

함께 해서 행복했습니다. 12월에 뵙겠습니다.

글 : 정승철 회원재정센터 연구원
사진 : 석락희, 노주환 후원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