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시민들의 특별한 이야기마당

우리가 사는 서울에서 겪는 문제를 여럿이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만들어 가는 의미 있는 시간, ‘2012 사회적경제 아이디어 대회’ 위키토크 두 번째 현장에서는 일터와 과학기술을 주제로 시민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시민들의 참여 열기가 뜨거웠던 그 현장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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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이야기 하나, 서울일터 2.0을 위하여
(윤구병 보리출판사 대표)

윤구병 대표는 문턱 없는 밥집과 변산공동체의 설립자로도 유명합니다. 꾸준히 좋은 책을 내고 있는 보리출판사의 대표이기도 하고요. 보리출판사는 지난 3월부터 주 30시간 근무를 국내 최초로 시행했습니다. 아직 주 5일 근무와 칼퇴근도 지켜지지 않는 회사가 수두룩한데, 4시에 퇴근이라니, 정말 꿈 같은 이야기입니다. 언론에서조차 ‘실험’이라고 표현한 (어느 출판사의 주 30시간 노동 실험-경향신문) 윤구병 대표의 결정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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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출판사 윤구병 대표 강연

“지금 우리나라 산업구조는 아버지가 자식의 일자리를 빼앗는 구조입니다. 일하는 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오래 일한다고 해서 건강한 생산이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는지 이제 되돌아볼 때입니다. ” 조금 적게 일하는 대신 많은 사람이 일할 수 있다면 좀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한 일터가 되지 않을까요? 우리가 만들어내는 책이 나무 한 그루를 베어낼 만큼 가치가 있는지 생각하고, 그 책을 읽은 사람이 세 그루, 다섯 그루의 나무를 심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보리출판사의 목표라 합니다. 따라서 책을 많이 만들기보다는 정말로 사회에 필요한 책 한 권 한 권을 정성스럽게 만든다고 합니다. 윤구병 대표의 ‘실험’이 성공한다면 우리의 일터도 좀 더 삶터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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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 동안 20억의 제작비를 투자해 출간한 ‘초중고생이 함께 보는 보리 국어사전’

일터 이야기 둘, 홈리스의 희망을 만드는, 빅이슈코리아
(진무두 빅이슈코리아 사무국장)

노숙인들을 위한 잡지 ‘빅이슈 코리아’는 얼마 전, 월 판매 2만 부를 달성하였습니다. 빅이슈코리아 진무두 사무국장은 처음 빅이슈를 시작할 때 주변에서 “잡지를 만만하게 보지 마라. 주고객인 여성들은 절대 노숙자 곁에 가지 않는다.”며 코웃음 치던 분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소외계층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빅이슈코리아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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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이슈코리아 진무두 사무국장 강연

“사람들은 노숙인을 더럽고 기분 나쁘고 없는 사람 취급하며 손가락질할 줄은 알지만, 왜 노숙자가 길거리를 떠돌게 되었는지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현대 사회의 부조리입니다.” 빅이슈코리아는 수억의 비용이 소모되는 잡지 발행 비용을 재능기부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노숙인에게 가까이 가려고 하지 않는다는’ 여성이 빅이슈 고객의 74%를 차지하고 있고요. (통계조사도 재능기부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빅이슈의 도전과 성공은 일터에서의 ‘삶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가 우리 삶의 가치에 대해 당당하게 맞선다면 우리의 일터가 좀 더 즐거운 곳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과학기술 이야기 하나, 서울과학 2.0을 위하여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지구에서 가장 성공한 생물은 무엇일까요? 누구는 인간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지구에서 가장 많은 생물집단은 현화식물(주:꽃을 피우는 식물), 동물로 한정한다면 곤충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최근 깨달은 사실은 지구에서 가장 성공한 두 생물집단은 서로 경쟁하는 게 아니라 서로 공존하는 전략을 택함으로써 상호 발전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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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여대 최재천 석좌교수 강연

최재천 교수는 현화식물-곤충의 공생으로 말미암은 성공은 우리가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경쟁만 할 것이 아니라 공존을 같이 고민하는 것이 ‘과학적으로도’ 그리 틀린 말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공존을 위해서는 서로 공감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최재천 교수. 그래서 그는 우리가 앞으로 호모 심비우스(공감하는 인간)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감하는 인간이 되는 가장 간단한 해결책은 살던 곳에서 가족과 친구와 더불어 사는 것. 그의 이야기는 노인일자리로 확대됩니다.

“노인 일자리를 확대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면 누군가는 ‘그럼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꼴이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청년들이 직간접적으로 노인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노인은 많은 돈이 필요 없습니다. 생계유지 수준의 수입 정도로만, 또 일자리 영역을 가족과 친구들과 더불어 사는 데 필요한 일,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복지와 관계된 일자리를 만든다면 세대 간의 공감도 더 원활해질 것입니다.

과학의 대중화가 아닌, 대중의 과학화를 꿈꾸며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답게 차곡차곡 지식을 쌓아야 하는 과학의 특성상 어렸을 때부터 과학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것으로 마지막을 마무리했습니다.

최재천 교수가 우리에게 던진 물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봅니다.

“현명한 인간이라고 해서 인간을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ce)라 부릅니다. 그런데 인간이 그렇게 현명합니까? 플라스틱 통에 깨끗한 물을 만들어 넣어서 마셔야 하는 세상을 만든 것이 누구입니까?”

과학기술 이야기 둘, 적정기술로 소리를 만드는 기업 ‘딜라이트’
(김정현 딜라이트 대표)

김정현 대표는 고등학교 때부터 창업에 관심을 가졌고, 몇 번의 실패 끝에 딜라이트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딜라이트는 보청기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보청기는 기존 시장의 제품(약 100~200만 원)보다 훨씬 저렴한(약 30~50만 원) 가격에 공급합니다. 30만 원은 정부에서 보조금이 나옵니다. 즉, 아무나 살 수 없었던 보청기를 귀가 불편한 사람 누구나 큰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약자였던 노인과 장애인은 덕분에 세상과 소통하기 쉬워졌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딜라이트를 대표적인 사회적기업(주:기존의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과는 달리, 사회적 이익을 같이 추구하는 기업)으로 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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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딜라이트 김정현 대표

낮은 가격의 비밀은 적정기술에 있습니다. 적정기술은 최첨단 기술보다는 환경에 맞는 알맞은 기술을 표방하는 기술입니다. 김정현 대표는 주문제작 방식이었던 기존의 보청기 제조방식을 탈피하여 표준형 보청기를 제작하여 대량생산을 실현했습니다. 기왕이면 귀에 꼭 맞는 보청기가 좋습니다. 하지만 듣는데 큰 무리가 없는 정도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시중 가격의 30% 정도의 낮은 가격의 보청기로 접근한 것이 성공 요인이었습니다.


▲ kinkajou Projector로 보는 적정기술 사례
    무거운 책 대신 저전력 LED램프와 태양충전지, 필름을 결합하여 주민들의 교육을 해결하였다.


“과학기술은 무겁고 딱딱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생겨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지점은 김정현 대표가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였다는 점입니다. 또 지속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었습니다. 싼 보청기를 만들자가 아니라, 정부 지원금이 34만 원이 나오니까 34만 원에 맞는 보청기를 만들자로 접근했습니다. 사회 문제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면 보청기와 관련된 정부 지원금이 존재하는 것조차 알 수 있었을까요?

위키토크를 통해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으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한 사람의 아이디어보다는 수많은 사람이 모인 아이디어에서 더 좋은 싹을 틔울 수 있을 것입니다.


12명의 대화지기와 꿀벌시민들

일터와 과학기술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생각을 나누는 시민들이(우리는 꿀벌시민이라고 부릅니다.) 12명의 대화지기와 함께 모여 모둠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시민대화마당 @ 과학기술 대화지기 소개

– 김정태(사회혁신투자컨설팅 MYSC 이사, 적정기술미래포럼 사무국장)
  ‘인간중심의 기술, 적정기술과의 만남’
– 구자덕(비영리 IT센터 추진회)
  ‘비영리 IT 협동조합’
– 김준호(심원테크 대표)
  ‘친환경 장애인 채용업체, 심원테크’

시민대화마당 @ 일터 대화지기 소개

– 진무두(빅이슈코리아 사무국장)
  ‘홈리스의 희망을 만드는, 빅이슈코리아’
– 안태호(청년 유니온 노동상담팀장)
  ‘청년, 더불어 누리는 일터를 만드는 방법’
– 문종석(푸른시민연대 대표, 다문화 어린이 도서관 모두 대표)
  ‘다문화 인형극팀 모두’
– 나종민(바라봄 사진관 대표, 시니어 사회공헌사업단 운영위원)
  ‘시니어, 다시 일터로 가야한다’
– 장민경(소셜메이트 SOM 공동대표)
  ‘경력단절여성의 <소셜메이트>를 찾는 방법
– 박진호(IT, 디자이너 프리랜서 유니온, 소셜크리에이티브 대표)
  ‘IT 디자이너 협동조합’

어쩌면 우리가 찾는 문제의 해법과 필요한 자원들은 힘있는 사람, 특별한 사람에게만 있는 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바로 우리 이웃, 한 다리만 건너면 쉽게 인연이 닿는 서울 시민 각각이 가진 생각과 자원들을 나누고 또 연결한다면 해결방법은 의외로 간단해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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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두 번째 위키토크에 오신 꿀벌시민들은 관계와 공감의 중요성을 경험하고 가셨습니다. ‘모두를 위한 고민을 하다보면 나의 고민은 저절로 해결되더라’고 말씀하신 시민도 계십니다.

이 날도 많은 시민이 참석하여 뜻깊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위키토크의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시민입니다.
여러분도 함께 참여해 보는 건 어떤가요?

글_ 정우성(baduke@gmail.com)

사진_ 정우성, 최현지(branchoe@gmail.com).

 네 번째 위키토크 신청하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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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콘텐츠는 정우성 님과 최현지 님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졌습니다.

* 재능기부와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싶은 분은 사무국(wikiseoul@gmail.com 02-2031-2127)으로 연락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