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 프로그램

”사용자

12월은 조금 특별한 희망탐사대가 출동했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추운 겨울을 나는 사람들을 위해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과 함께 연탄을 나누기로 했습니다. 지난 9월, 희망탐사대에서 함께한 나눔장터 수익금을 연탄을 구입하는데 보태게 되어 더욱 의미가 있는 연탄 나눔입니다. 며칠 동안 한파가 계속 되었지만 희망탐사대를 환영하듯 당일엔 날씨가 좀 풀려있었습니다.

당일 아침 강남의 구룡마을 주민자치회관 앞에서 모였습니다. 하나둘 참가 회원들이 도착했고, 오후 2시가 되어 근처 정자로 이동해 연탄 나눔 봉사활동에 대해 간단한 OT를 진행했습니다. 우리가 방문한 구룡마을은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의 마을로 마지막 남은 서울강남의 판자촌입니다. 잇달아 화재가 나는 등 노후화되어 서울시에서는 재개발을 추진 중입니다. 연탄나눔운동의 원기준 사무총장님은 마을 소개와 연탄 나눔 운동의 취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과 더불어 연탄을 팔의 힘으로만 들지 말고 배에 올려서 팔을 쭉 빼고 나르라며 간단한 TIP을 알려주셨습니다.

원기준 사무총장님은 이전에 희망제작소 뿌리센터 센터장을 하셨다고 해요. 현재는 쭉쭉 성장하고 있는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에서 일하고 계십니다. 팔 토시와 장갑, 앞치마를 입고 모두들 열심히 나르겠다며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OT장소에서 골목길을 걸어 연탄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5분여 동안 걷는 사이에 정말 강남이란 대도시 변두리에 이렇게 아직도 판자촌이 있고 너무나 열악하게 사는 이웃들이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습니다. 편하게 아파트에서 쉽게 켜고 끌 수 있는 보일러를 사용하며 따뜻한 물이 언제나 근처에 있는 삶과는 비교가 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연탄을 나릅니다. 어린이들은 1장씩, 성인은 2~3장까지 나릅니다. 연탄은 한 장에 3.6kg 정도가 된다고 해요. 처음엔 가벼워서 두 장씩 나르지만 하다보면 힘이 빠져 연탄 한 장도 무겁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우리가 이번에 각 세대에 배달해야 하는 연탄은 1400장! 연탄을 들어 나눠주는 사람, 연탄을 나르는 사람, 연탄을 쌓는 사람으로 적절히 활동을 나누어 모두들 열심히 연탄을 나르기 시작했습니다. 가까운 거리는 나란히 서서 손에서 손으로 전달하고 먼 거리는 들고 이동하며 집집마다 연탄을 쌓아 나갔습니다. 오고가며 마주보는 참가자들은 서로 눈웃음을 건네며 열심히 연탄을 날랐습니다.

여러 집을 차례차례 연탄으로 채워갑니다. 판자촌 사이사이를 들어가 연탄을 나르면서 여러 회원 분들을 비롯해 어린이들도 많은 것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조금 지쳐 갈 때 노란 바나나 한 송이가 배달되었습니다. 원기준 사무총장님은 먹는 방법을 알려주며 “연탄 묻은 손으로 바나나 껍질을 조심히 까서 드세요! 하얀 바나나에 연탄이 묻으면 어떡하냐고요? 어쩔 수 없죠! 연탄 묻은 바나나가 얼마나 맛있는데!” 정말 꿀 같은 바나나를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연탄 나르기에 돌입합니다. 연탄을 반 정도 나르니 땀으로 범벅이 된 회원도 있었고 친구끼리 장난을 치느라 얼굴이 까매진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드디어 바닥이 보입니다. 아빠만 따라다니던 최연소 참가자도 이제 아빠 없이 언니를 기다리고 있고, 서로 하나하나 챙겨주며 마지막 한 장까지 열심히 날랐습니다. 힘이 빠져 연탄을 깨트리기도 하고 무거운 연탄에 손이 늘어나는 것 같기도 했지만 조금씩 줄어가는 연탄을 보면 피로는 낮아지고 성취감은 높아만 갔습니다. 1400장이라는 엄청난 연탄을 나누고 까매진 장갑, 앞치마, 토시를 반납합니다. 이제 희망탐사대의 이야기 나눔을 위해 비닐하우스로 지어진 주민식당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먼저 하루 종일 희망탐사대를 인도해 주셨던 원 사무총장님의 짧은 소감에 이어 참가회원들의 소감을 나누는 시간이 가졌습니다. 각자 준비한 간단한 간식거리를 먹으며 다른 참가자들의 참가 소감을 들었습니다. 남매가 서로를 챙겨가며 열심히 연탄을 나르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던 민성현 회원님의 딸은 힘들었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서 좋았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두 아이가 대견스럽고 뚝섬 희망탐사대 때 참여를 했는데 그 수익금으로 연탄 나눔을 할 수 있게 되어 뜻 깊었다고 민성현 회원님이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노약자들은 한 장씩 나르라는 말에 ‘여기 노약자 없어요!’ 라고 말했던 최춘식 회원님은 “오늘의 연탄나눔 기억은 추억이 되어 두고두고 생각날 것이다”라며 도울 수 있을 때 많이 하라고 말합니다. 마지막에 희망제작소 후원도 하라고 당부도 잊지 않으셨고요.

첫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던 두 명의 고등학생은 “이틀 후 기말고사인데 시험공부보다 더 큰 배움을 한 것 같다”며 연탄 나눔 봉사를 온 것이 매우 의미 있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유독 어린이들의 활약이 빛났던 이번 희망탐사대에 김현정 회원님은 어린 친구들에게 많이 배우고 간다고 말하며, 가족들과 함께 하는 모습이 좋아보였다고 합니다. 무슨 사이일까 모두가 궁금해 했던 김미정, 장원홍 부부 회원님은 희망제작소에 후원을 하고 있었는데 반대로 연탄봉사를 검색하다 희망제작소 행사를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래 쉬다가 최근 취직이 되니 그동안 없었던 마음의 여유가 조금 생겨 이렇게 참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철수 회원님은 한해를 마무리하며 이웃과 함께하는 시간이 좋았다고 하셨고 함께 온 딸은 사실 오기가 싫었는데 와서 연탄을 나르며 다음부터는 스스로 오겠다고 결심을 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풍기인삼으로 유명한 영주에서도 김혁 회원님이 오셨고, 이어서 힘든 연탄 나르는 시간에 활력을 가져다 줬던 예쁜 자매와 아버지가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오늘 큰딸이 화상으로 붕대를 감고 왔는데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다. 잘해줘서 너무 기특하고 작은 딸도 찡찡되지 않고 잘 따라주고, 다른 분들이 잘 대해 줘서 좋다”고 말하였습니다. 묵묵히 또 열심히 연탄을 나르던 큰딸 이가은양은 힘들었지만 재미있어서 열심히 했다고 야무지게 말을 해줬어요. 희망탐사대를 자주 찾으시는 류한삼 회원님은 아내가 가라고 하면 가야해서 온 희망탐사대지만 언제나 많은 경험을 하게 되어 기쁘답니다. 아들은 지금까지 함께한 희망탐사대 중에 가장 힘들었지만 보람 있었다고 말하며, 기념으로 오는 길에 주은 벌집을 가져간다고 자랑하기도 합니다.

그동안 희망탐사대를 통해 함께 이 길에 동행해주신 많은 회원님들 참 고맙습니다.
2013년에는 좀 더 많은 회원님들이 우리와 함께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또 다른 좋은 회원 프로그램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글, 사진 : 회원재정센터 서은송 인턴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