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04클럽·HMC 모임 / 후기] 제빵왕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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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차디찬 바람이 얼굴을 때립니다. 코 속의 모든 액체가 순식간에 얼어붙는듯 한 느낌입니다. 12월 호프메이커스/1004클럽 행사가 있던 지난 16일은 무척이나 추웠습니다. 집결장소인 서초구민회관에 도착하시는 회원들마다 하얀 입김을 만들며 잰걸음으로 빠르게 오셔서 묻습니다.

“버스는요?”

서초구민회관에서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말씀을 드리면 두말도 않으시고 재빨리 안으로 들어가십니다. 정말 추운 날씨였습니다. 11시 10분 즈음 되자 이날 행사에 참여하는 모든 회원이 다 모였습니다.? 버스에 오른 회원들은 버스 안의 따뜻한 온기에 몸이 녹는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과 함께 편안한 미소를 짓습니다. 드디어 버스 출발.

버스가 움직인 지 30분도 안되어 서울을 빠져 나갑니다. 쳐다보는 것 만으로도 눈이 시릴 정도로 새파란 하늘과 그 아래 보이는 노란 들녘. 서울만 빠져 나왔을 뿐인데 벌써 마음이 너그러워 집니다. 점심시간이 어중간해서 준비한 김밥도시락이 회원들에게 하나씩 돌아갑니다. 김밥에 발린 참기름 향기가 회원들의 코를 마비시킵니다. 평창동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00김밥의 위력이 제대로 발휘되는 순간입니다. 눈도 즐겁고 입도 즐겁습니다. 묵혀뒀던 스트레스가 하나, 둘 씩? 내 몸과 분리되는 느낌입니다. 이래서 사람은 여행을 해야 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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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30여분을 이동해 도착한 곳은 경기도 화성의 (주)H&S 두리반입니다. (주)H&S 두리반은 사회적 기업으로서? 지난 1월, 이곳 화성시 팔탄면 구장리 새마을회관에 빵공장을 건립해 기존의 영리 제빵회사들의 맛과 서비스에 떨어지지 않는 높은 퀄리티의 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소외계층의 일자리 창출로 연결시키고 있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회원들을 가장 먼저 맞이한 사람은 화성시 인재육성재단 이사장이자 새마을회 이사이기도 한 조명순 님이었습니다. 그는 희망제작소 모금전문가학교의 수료생이자 총동문회장이기도 한 멋진 커리어우먼입니다.

회원들은 그녀에게 (주)H&S 두리반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두리반이란 여러 사람들이 둘러 앉아 먹을 수 있게 만든 크고 둥근 상을 일컫는 말로서 ‘더불어 함께 잘살자’는 의미를 담아 조명순 님이 사명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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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기다리던 시간이 왔습니다. 회원들이 빵공장에서 직접 쿠키와 케익을 만들어 보는 시간입니다. 이날 만든 쿠키와 케익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기로 되어 있어 회원들은 하나같이 ‘한 몸 불살라 잘 만들어 보리라!’하는 각오와 열정으로 넘쳐 있었습니다.

회원들은 길다란 두 개의 테이블에 나눠 섰습니다. 각자가 준비해온 앞치마를 두르고 두리반에서 나눠주는 위생모자를 썼습니다.

“큭큭~” 평소와는 다른 모습에 서로가 서로를 보며 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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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쿠키 만드는 법을 알려줄 세프는 주현덕 님입니다. 그는 회원들에게 ‘자상’하게 쿠키 만드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몆가지 주의할 점과 쿠키 만드는 법을 들은 회원들은 시작이라는 소리와 함께 자신의 앞에 있는 밀가루 반죽을 이리 저리 매 만지며 자신만의 쿠키를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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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별 모양이 다 나옵니다. 반달에서부터 토끼까지.. 시중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모양의 쿠키들이 두리반 빵공장에서 만들어 지고 있었습니다. 한바탕 시끌벅적한 소동이 벌어지고 난 후, 회원들 앞에는 귀엽고 앙증맞은 쿠키 반죽이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이 쿠키반죽은 이제 화로에 들어가 적당한 온도에 굽혀지면 맛있는 향을 가진 노릇 노릇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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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를 만들어 본 회원들은 ‘케익 만들기’에 도전했습니다. 케신(케익의 신)님이 회원들에게 케익 만드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회원들은 자신이 가진 모든 신경을 집중해 그의 말 하나하나를 머리에 넣었습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손에 힘을 빼고 이렇게 살짝 누른 후 부드럽게 팅겨 올립니다. 이렇게! 쉽죠?”

“와아~”

회원들의 동공이 확장되고 절로 탄성이 나옵니다. 아이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눈이 반짝입니다. 그의 미니강의가 끝이 나자 본격적인 케익 만들기 행사가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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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구워져 수줍게 알몸(?)으로 나온 케익빵에 위에 눈처럼 하얀 생크림을 소복히 얹고 이를 빵 전체에 골고루 펴 바릅니다. 한 쪽이 뭉쳐도 안되고 다른 한쪽이 움푹 파여도 안됩니다. 이 작업을 마친 회원들은 형형색색의 과일 시럽을 케익 위에 뿌려 장식합니다. 생크림을 바르는 과정이 케익에 속옷을 입히는 과정이었다면 시럽으로 장식하는 이 과정은 케익에게 제 각기 개성 넘치는 옷을 입히는 과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고물을 입히고 초콜릿을 얹고 과자를 세우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하나의 크리스마스 케익이 완성됩니다. 여기 저기에서 박장대소가 터집니다. 아이의 박수 치는 소리, 엄마의 환호성, 친구가 친구를 구박하는 소리. 시장통도 이런 시장통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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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익을 손으로 만드는 지, 입으로 만드는 지 모를 정도로 소란스러운 빵공장이었지만 이날 만큼은 두리반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빵공장이었는지 모릅니다. 자신의 빵이 뿐 만 아니라 소외받는 사람들을 위한 빵을 만들고 빵을 만들면서 그동안 서로에게 쌓아 놓았던 벽 하나를 살짝 밀어 넘긴 시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날 회원들이 만든 케익은 정말 먹음직스러웠습니다. 이날 두리반을 찾은 사람들은 어쩌면 앞으로 케익을 잘 먹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쁜 케익을 볼 때마다 케익을 만든 사람의 정성이 눈에 아른 거릴 것 같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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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만든 케익 중 가장 이쁜 케익을 뽑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심사를 맡은 사람도 심사를 받는 사람도 즐겁습니다. 이처럼 즐거운 심사가 또 있을까요? 이날 만든 케익은 지역의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전달되어 졌습니다. 회원들의 케익으로 그들이 조금은 더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두리반에서의 즐거운 시간을 뒤로 하고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특별한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섭니다. 회원들이 허기진 배를 만두와 칼국수로 채우는 사이 특별한 저녁식사를 함께하기 위한 반가운 손님이 찾아 왔습니다. 그는 희망제작소의 전 상임이사이자 서울특별시장인 원순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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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식당으로 들어선 그는 회원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눴습니다. 반가운 인사 뒤로 살이 빠져 헐렁해진 그의 양복 상의를 보는 회원들의 마음이 짠해집니다. 오랜만에 회원들 앞에선 원순씨. 회원들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려대지만 이러한 분위기가 익숙한지 미소로 화답을 합니다.

“반갑습니다. 조금은 갑작스럽게 서울특별시장 선거에 나섰지만 여러분 덕분에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제가 멀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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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그의 말투와 입담에 그제서야 그가 원순씨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회원들이 박수를 쳤습니다. 원순씨는 이날 회원들에게 질의응답시간을 가지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친정에 온 새색시의 모습이 떠오른 것은 비단 저 뿐만은 아니었겠지요

저녁식사를 마치고 회원들과 나누는 이날 인사에서 원순씨는 묘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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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초대 하겠습니다. 일출도 한번 같이 보러 갔으면 좋겠습니다. 저 여기에 자주 놀러 와도 되죠?”

그의 진심을 아는 회원들이 그에게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지켜지면 좋은 약속이고 아니어도 마음이 고마운 약속입니다. 약속을 하는 사람도 이를 받아 주는 사람들도 참 마음이 곱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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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의 마지막 HMC행사가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올해 정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좋은 일도 많았고 행복한 기억도 많습니다. HMC가 행복한 기억의 양을 높여 준 것 같아 뿌듯합니다. 다가오는 2012년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회원들을 뵈려고 합니다. 함께 해서 행복했습니다.

글, 사진 : 정승철 회원재정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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