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선의 희망편지

안녕하세요.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입니다.

청명한 하늘이 우리의 마음을 맑게 해주는 가을이 왔습니다.

이번 희망편지에서는 사회혁신에 관해 나누고 싶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일찍이 ‘시민이 주도하는 사회혁신’을 이끌어 왔습니다.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을 시민의 아이디어로 해결하는 사회창안을 시작했고, 연장선에서 소셜디자이너스쿨(SDS)도 운영했습니다. 국내외 사회혁신 동향을 소개하는 동시에 ‘시민주도 사회변화가 곧 사회혁신’이라고 정의하며 모든 시민이 ‘해결자’가 될 수 있다고 주창해왔습니다.

최근 서울시를 비롯해 많은 지방정부에서는 사회혁신을 주요 정책 과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재인정부 행정안전부에서도 사회혁신추진단을 꾸려 민간영역 내 다양한 도전과 실험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마을공동체운동이 활발해지고, 서로 돕고 베푸는 사회적경제도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과학기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디지털사회혁신 흐름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시민 스스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도전이 일상화되는 동시에 정부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등 사회혁신은 더욱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제 사회혁신은 ‘시민이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방법’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사회혁신은 전통적인 문제해결과 패러다임이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현실을 짚고 있습니다. 사회혁신의 대상은 개인 수준부터 국가 및 국제 수준의 거시단위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사회혁신 관점 또한 시민을 서비스하는 ‘대상’, 문제의 ‘피해자’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문제해결의 ‘주체’, ‘시민’ 중심의 시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최근 사회혁신은 일상의 문제를 넘어 거시적 문제에 대응하는 새로운 전환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환경문제, 지속가능발전 등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Rotmans), 사회, 경제 구조변화를 수반한 혁신(BEPA), 개방형혁신, 혁신생태계와 같은 구조변화(Lehtols and Stahle) 등 사회체제 내 변화를 일구는 도전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사회혁신은 시민사회에만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방식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해 사회적 가치를 창조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이해돼야 합니다.

복잡하고 해결하기 문제가 많아질수록 과거의 방식은 유효하지 않습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주체가 기업, 정부, 시민이 따로따로 감당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자원을 지닌 집단과 권력이 문제를 정의해 대안을 만드는 일방적 방식은 더 통용되기 어렵습니다. 단순하지 않은 사회문제는 한 분야의 전문성으로만 해답을 찾을 수도 없습니다. 서로 다른 영역이 경쟁과 협력을 오가며 접근해야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일례로 정부의 문제해결능력에 대한 걱정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입시제도, 일자리, 저출생, 소멸지역 등의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정부혁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탓입니다. 정부의 힘만으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민간의 힘을 연결하고, 시스템을 만들고 지원하는 전환이 필요합니다.

정부혁신은 정부의 운영방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의 변화로 이어져야 합니다. 사회적가치를 만드는 정부혁신이 필요합니다. 가장 큰 변화의 방향은 자원과 권력을 공급자 중심으로 전달하는 ‘전달형정부’에서 벗어나 문제의 당사자를 연결하고 당사자를 문제해결의 주체로 거듭날 수 있는 ‘연계형정부’로 전환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간 민주주의의 공고화를 위해 민주정부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관료집단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관료가 주도하고 정치권력이 이에 의존하는 경향성이 높아진 게 사실입니다. 관료집단을 통제하려다 포획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전달형정부’에서 벗어나 ‘연계형정부’로 진화해야 합니다. 시민을 권력의 주체로 만드는 전환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사회혁신형으로 거듭나려는 변화가 문재인정부와 민선 7기 지방자치를 통해 실천되길 기대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역 내 사회혁신가와 함께 ‘사회혁신가네트워크’를 만들고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지역 곳곳에서 다섯 차례에 걸쳐 연 사회혁신가포럼을 통해 꾸린 ‘사회혁신가네트워크’가 의미 있는 도전을 할 수 있도록 함께해주시길 소망합니다.(사회혁신가네트워크 가입하기)

일교차에도 내내 강건하시길 빕니다.
늘 고맙습니다.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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