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 프로그램

강추위를 이겨낸 만남

2월 8일. 체감온도 영하 17도, 올 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뉴스가 아침부터 몸을 잔뜩 움츠러들게 했습니다. 뼛속까지 시린 추위에도 불구하고 이 날 희망제작소는 36.5도의 훈훈함으로 가득했습니다. 2012년 임진년 새해에 처음으로 맞이하는 김치찌개데이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관계에 있어서 첫 인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인상적인(!) 새해의 첫 만남을 위해 부지런히 열정을 쏟았습니다.

오후 3시가 되자 김치찌개데이를 위해 미리 오셔서 함께 요리를 만들어 주실 분이 주방으로 도착하셨습니다. 생각보다 준비할 것이 많아 우왕좌왕하던 것도 잠시. 유경험자이신 박현숙 후원회원님의 진두지휘 하에 체계적이고 빠르게 음식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요리를 잘 못한다며 겸손해하시던 김민주님, 황선영님, 김선우님, 그리고 희망제작소와 동고동락하고 계신 완주군청 송기철 선생님이 함께 요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 만난 사이에 이렇게 호흡이 잘 맞을 수 있을까 싶어 완성된 작품이 더욱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희망제작소 바로 알기

약속된 5시가 가까워지자 김치찌개 데이트를 함께 해주실 분들이 하나 둘 희망제작소에 도착하셨습니다. 식당에서 나는 맛있는 유혹을 잠시 뒤로 하고 한순웅 회원제정센터장의 안내로 희망제작소 탐방에 나섰습니다. 4층 희망모울을 출발하여 복도와 사무실 곳곳에서 그동안의 희망제작소 사업 히스토리를 쉽고 재미있게 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탐방 내내 희망제작소에 대한 설명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애정어린 눈빛들을 보며 내심 뿌듯함도 느꼈답니다 ^^

드디어 맛있는 데이트 시작!

오후 내내 희망제작소의 연구원들을 괴롭힌(?) 냄새의 주인공들! 비주얼투표 1순위인 샐러드와 반찬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맛있는 어묵볶음과 감자볶음, 정신을 못 차릴 만큼 맛있는 냄새의 김치찌개까지. 한 상 푸짐하게 차리고 보니 감탄하시는 회원님들 등 뒤에서 오늘의 요리사님들이 뿌듯한 미소를 띠고 계십니다. 준비된 요리를 맛있게 먹으며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다보니 ‘행복이 멀리 있는 게 아니구나’ 하고 다시 한 번 깨달음을 얻습니다.

윤석인 소장님과 나누는 희망제작소 이야기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옮겨 김치찌개만큼이나 기대를 모았던 윤석인 신임소장님과의 데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함께 자리를 빛내주신 참가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회적기업, NGO에 관심을 갖고 있는 대학생 참가자, 희망제작소에 관심이 있었지만 선뜻 찾아올 용기가 나지 않았다는 참가자, 오랜 기간 희망제작소를 후원해주신 후원회원님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나니 더욱 가까워진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윤석인 소장님은 희망제작소의 과거에 대해 ‘박원순 전 상임이사의 행적을 살펴보면 희망제작소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참여연대, 아름다운 재단을 거쳐 희망제작소에 이르기까지 박 전 상임이사님의 고민은 ‘우리 사회가 꿈을 잃어버린 이유가 무엇인가?’ 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민 끝에 꿈꿀 수 있는 세상으로 바꾸기 위해 시민들로부터 문제제기와 개선아이디어를 받자는 목표로 민간 씽크탱크(Think Tank) 시작하게 되었고, 이것이 희망제작소의 출발이 되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어 ‘실용’을 중요 가치로 삼고 실사구시의 21세기 실학운동을 지향해온 희망제작소의 다양한 사업을 소개해주셨습니다.

이어 윤석인 소장님은 2008년에 도래한 국제금융위기와 2009년에 의도치 않게 정부에 의해 소위 ‘촛불단체’로 분류되어 받은 차별로 인해 지난 날 희망제작소가 겪어야 했던 뼈아픈 시간들에 대해 비교적 담담하게 이야기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살을 깎는 고통 속에서 전략적 후퇴를 하면서도 지역아젠다와 시민소싱, 사회혁신 부문에 초점을 맞춰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용자

“앞으로 희망제작소는 처음 시작하던 그 때처럼 가장 기본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우리는 ‘희망제작소가 없는 사회’를 꿈꿉니다. 작위적으로 희망을 만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희망이 넘치는 사회를 지향합니다.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하며 정당하게 경쟁하는 건강한 사회,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고 이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큰 변화를 이끌어 내는 사회… 그 중심에 희망제작소가 있을 것입니다.”

윤석인 소장님의 말씀이 끝나고 난 후 이어진 Q&A를 통해 희망제작소 사업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들의 전반에 대해 더욱 깊게 고민하고 의견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약속된 시간을 훌쩍 넘어서도 피곤한 기색없이 함께 열정적으로 대화해주신 참가자분들을 보면서 멀지 않은 미래에 ‘희망제작소가 없는 사회’가 현실이 될 것 같은 기대감과 동시에 짧게만 느껴지는 이 시간에 대한 아쉬움을 갖고 자리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사용자

덧붙이는 말

막차시간과 개인스케줄의 이유로 먼저 가신 분들이 계셔서 함께 마지막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ㅠ 그리고 와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양손에 맛있는 딸기를 들고 방문해주신 이덕우 후원회원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완전 맛있었습니다!)

글 : 회원재정센터 곽주연 인턴연구원
사진 : 회원재정센터 이동희 인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