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 프로그램

2월 24일, 화창한 오후입니다. 호프메이커스클럽과 1004클럽 회원 34명은 파주 헤이리마을 쌈지농부(대표 천호균)를 방문하였습니다. 처음으로 얼굴을 비춘 유상모 회원님의 가족, 긴 여행을 마치고 오랜만에 참가한 정미영 회원님, 1등으로 먼저 도착해 주신 리기태 회원님, 임정빈 회원님, 그리고 함께해주신 희망제작소의 희망지기 회원님들, 참 반갑습니다. 우리들은 파주 헤이리마을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즐거운 인사를 나눴습니다.

쌈지농부 천호균 대표의 새로운 농촌을 만나는 시간

헤이리 마을에 도착하였습니다. 한눈에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스타일 있는 천호균 대표의 모습이 참 새롭습니다. 오색 목도리와 소박한 천 가방을 들고 우리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촌스러움, 자연스러움이 곧 아름다움”이라고 입을 연 그는 쌈지농부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소개를 하며 인사말을 열었습니다.

”사용자

이제 창조적인 예술농사의 현장을 따라가 볼까요. 문화와 예술, 디자인과 상상력, 그리고 농업이 만나면 어떤 모습으로 펼쳐지는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쌈지농부의 천재박 과장의 안내에 따라 천호균 대표가 함께 동행하며 쌈지농부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즐기고 맛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가 처음으로 들어가본 곳은 생태가게인 ‘지렁이다’ 입니다. 건물의 내장재와 마감재는 전부 재활용품을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매장 내의 가구와 집기도 작가들이 재활용한 작품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회원들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상품을 꼼꼼히 살펴보며 마음에 드는 물건을 직접 골라보기도 합니다.

‘낡고 오래된 것들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디자인, 순수한 자연에 대한 존경심, 한땀한땀 채워진 손맛 등. 조금은 느리지만 천천히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상품이 지닌 진정한 의미와 가치’가 회원들에게 고스란히 느껴졌을까요.

‘농부로부터’

이곳은 소중한 우리의 것 토종, 숨쉬는 먹거리 발효식품, 못생겨도 건강한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하는 친환경 식품 매장입니다. 그리고 농산물 디자인, 도시농업 텃밭, 재활용한 아트상품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여주 도자기마을에 쌓여있는 버려진 그릇들을 가져와 디자인의 힘으로 다시 유통될 수 있도록 하는가하면, 문화제 급의 상품들을 보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유통망을 마련하기도 합니다. 농산물 포장 디자인과 농산물을 직접 물물교환 하기도 하고요.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여기저기에서 눈에 띕니다. 이곳에서도 회원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바로 우리들의 먹거리가 직접적으로 닿아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양금주 회원은 “쌈지농부에 오면서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하기 위해 20년이 훌쩍넘은 옷을 입고왔다”며, “일산 왕릉골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있는데 실제로 와서 농산물들을 보고, 예술과 관련하여 농업을 하는 것을 보니 더 감회가 새롭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어릴 적 만화방에 가본 적 있습니까?

농촌마을에 이런 문화공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작가공방 일하자’에는 예술작가들의 작품과 작업실 공간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만화방에 마련된 오래된 책들과 난로는 유년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이곳에서는 금속, 도자기, 유리회화, 비누 등 다양한 공방에서 본인이 직접 만들고 구매할 수도 있지요. 천호균 대표는 “조금 불편해도, 불편한 생활이 앞선 것임을 알고 공예를 생활화하자는 취지로 모인 작가들의 작업실”이라고 소개하였습니다.

쌈지농부 천호균 대표로부터 듣는 “농사가 예술이다”

우리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가 7인이 디자인한 7개의 특별한 공간으로 이루어진 생태문화공간인 논밭예술학교를 둘러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천호균 대표의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한 시간 정도 공간 투어를 했는데 아름다움을 보는 시선에 아량이 생기지 않았나.” 라고 말을 꺼낸 천호균 대표는 ‘농사는 예술입니다’의 시를 낭송하는 것으로 강연을 시작하였습니다.

“근사한 슬로건입니다.” 한 회원이 이렇게 말하자 천호균 대표는 “이것은 슬로건이 아닙니다. 진실로 농사는 예술이기 때문입니다. 아기 이름, 글, 밥, 집을 짓는다고 하지요. 삶의 중요한 가치에 부여하는 것에 ‘짓는다’라는 말을 쓰는데 농사도 역시 ‘짓는’ 것이지요.”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회원들은 시청 앞 광장에 논 만들기 프로젝트가 어떻게 되가고 있는지, 쌈지농부를 운영하는 재원은 어떻게 나오는지도 궁금한 모양입니다.

이경희 회원은 “꼭 한번 와보고 싶었습니다. 예술임과 동시에 엄청난 교육이기도 합니다. 도심지에서도 농사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캐나다 밴쿠버 시내에서는 도시의 손바닥만한 땅이라도 빈 땅으로 두면 세금이 엄청 비쌉니다. 그런데 농사를 지으면 세금이 아주 싸져요. 기회가 있을 때, 한국의 도시에서도 진행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라며 이야기를 전달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천호균 대표가 말하는 농사, 환경, 생태이야기를 통해 회원들과의 좋은 정보를 주고받으며 대화의 폭이 넓게 진행되었습니다.

스페셜 디너! 직접 요리하며 함께 식사하는 ‘평화가 깃든 밥상’

“영혼이 맑은 분들을 어떻게 대접해드려야 하나 고민하면서 잠을 잘 못잤어요.” 쌈지농부의 정금자 감사가 우리를 맞이하며 수줍게 말을 꺼냈습니다. 회원들은 송정은 살림푸드요리사의 요리법을 직접 따라해보며 건강식을 맛보았습니다. 건강한, 쉬운, 소박한 요리로 오신채를 제외하고 국간장, 현미식초와 원당을 사용한 맛깔스러운 음식들이 우리들의 입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조리방법을 수첩에 자세히 기록하고, 재료의 향도 맡아보며 신선한 야채의 고유의 맛을 느껴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남성회원들이 요리에 더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도 하였습니다. 야콘고수샐러드, 궁중떡볶이, 버섯전골의 메인 요리를 직접 만들어보며 저녁식사를 든든하게 채웠습니다. 그리고 덤으로 직접 담근 맛있는 막걸리도 선보였었지요.

유상모 회원은 “오늘 맛 본 막걸리는 참 색달랐고, 음식은 ‘처음 보는 맛’ 이었다”며, 첫 참석인데 즐거웠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행사에 나오면 늘 편안하고, 늘 반갑고, 감사하다.” 라고 입을 연 한 회원은 “좋은 먹거리를 위해 행동해야겠다. 나중에 귀촌해서 단순한 삶을 실천해볼까 결심중이다. 즐거웠다.” 라고 행사에 대한 소감을 밝혔습니다.

희망제작소의 천경송 고문은 “초대해주신 천호균 대표, 정금자 감사, 송정은 요리사에게 감사한다. 앞으로도 회원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고, 희망제작소도 잘 되길 바란다”다며 끝인사를 전하였습니다.

· 글 : 김현주 회원재정센터 연구원
· 사진 : 나종민 호프메이커스클럽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