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004클럽·HMC 모임 / 후기] 재생과 치유의 문래창작촌

희망제작소의 든든한 버팀목! HMC, 1004클럽 후원회원님과의 2013년 첫 만남의 장소는 <문래창작촌>입니다.
약 20명의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한 이번 행사는 조금 색다른 곳에 피어있는 예술가 마을을 탐방하며 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예술이 숨 쉬고 있는 마을, ‘문래동’은 조금 독특한 곳이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 공장 이전 정책과 재개발로 공단 안 업체들이 떠나자 젊은 예술가들이 비어 있는 철공소에 작업실을 만들며 자연스럽게 <문래창작촌>이 형성되었습니다. 철공소와 예술가의 조합이라니, 낯설지만 신선한 조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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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창작촌>은 철공소들이 밀집해 있어서 쇳가루가 날리고 굉음이 귀를 찌르고 있지만, 젊은 예술가들에겐 저렴하고 넓은 작업장과 언제라도 쉽게 재료를 구입할 수 있어 최고의 아지트입니다. 회색빛으로 가득했던 문래동 틈새를 젊은 예술가들이 메워가며 문래동은 조금씩 밝은 옷을 입기 시작했습니다. 철공소 장인의 에너지와 예술가들의 창작열이 공존하는 도심 속 이색마을 <문래창작촌> 함께 구경해 보실까요?

우리가 처음 방문한 곳은 ‘솜씨’라는 카페입니다. 언뜻 보기엔 평범하고 아담한 카페지만 ‘솜씨’는 예술가들의 솜씨를 뽐내는 전시공간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예술가들에겐 작품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마을 주민들에겐 예술 감상의 기회로 문래동의 사랑방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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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씨’는 문래동의 마을 유래와도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문래동(文來洞)은 일제 때 크고 작은 방직공장이 들어서자 일본인들에 의해서 사옥동이라 불리면서 마을이 형성되었고, 광복 후에는 문익점의 목화 전래 이름을 따서 문래동이라 지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또 학교와 관공서가 들어서자 글이 온다는 뜻에서 동명(洞名)이 붙여졌다는 설이 있는데, 전자의 설을 주장하는 주민이 많다고 합니다.

마침 카페 내에는 목화솜이 수북하게 박힌 목화 한 송이가 걸려 있었는데요, 예전에는 목화솜을 사용해 이불을 만들었는데, 이 ‘솜의 씨앗’이 되는 곳이라는 의미로 ‘솜씨’라고 했다고 하니, 참 재미있는 발상입니다.

후원회원님들을 모두 맞이하고 본격적인 문래창작촌 탐방에 나섰습니다. 좁고 굽은 골목길을 따라 허름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예술공방들은 운치가 있었습니다. 깨끗하지 않은 길이었지만, 곳곳에 예술의 흔적들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특히 벽면을 긁어 그림과 글자를 새긴 작품은 후원회원님들을 발걸음을 한참 동안 붙잡아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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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가격으로 소품을 파는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문래동네 잡지를 발간하는 ‘비주얼컬쳐안테나’, 문래동 작가와 주민들을 위한 공방으로 생활가구를 제작하는 ‘나무수레’, 작가들의 설치물을 제작하는 ‘세현’, 바비큐 구이기를 연구하며 때로는 문화공간으로 사용되는 ‘철든놈’, 젊은 작가들에게 저렴한 전시기회의 장이 되는 ‘갤러리 두들’, 스토리가 있는 수채화 그림이 전시된 예술공간 ‘세이’, 사진과 영상미디어를 작업자하는 사람들의 대안예술공간 ‘이포’, 시골에 있는 마을을 예술로 재생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예술과마을네트워크’, 문화와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진행하는 ‘씽크투두’ 등 약 10여 곳의 창작공간을 알차게 탐방하면서 <문래창작촌>에 잠시나마 동화될 수 있었습니다.

짧지만 긴 여운이 남았던 <문래창작촌> 탐방을 마치고, 문래예술공장으로 자리를 옮겨 저녁식사와 행사를 이어갔습니다. 문래예술공장은 서울시에서 마련한 ‘창작-소통-향유’의 창작공간 11곳 중 하나입니다. 문래창작촌의 예술 역량을 지원하면서 지역문화를 활성화 시키고 주민과의 문화적 소통에 힘쓰는 문래동의 예술발전소인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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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예술공장에서 함께 한 저녁 메뉴는 따뜻하고 든든한 묵밥, 알록달록 아름다운 색의 간장비빔쟁반국수, 인도풍의 독특한 닭다리살 조랭이 떡볶이, 상큼하고 담백한 매운 배추 샐러드입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예쁜 모양만큼이나 그 맛도 훌륭했습니다. 추운 날씨에 탐방을 하느라 고단했던 후원회원님들에게는 색다르고 맛있는 저녁식사에 금방 활기를 되찾으셨고, 준비한 스텝들도 매우 보람찬 식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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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애애한 식사시간을 마치고, 서울문화재단 김정헌 이사장님이 문래동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셨습니다. 김 이사장님은 문래창작촌에 있는 ‘예술과마을네트워크’의 대표도 겸직하고 계시는데 “마을의 가치와 자원을 이끌어 내어 어떻게 예술과 결합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해 이곳에 정착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앞으로 나아갈 문래창작촌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예술이 우리 삶에 가깝게 있으면 우리에게 에너지를 충전해 준다. 재생과 치유라는 예술의 역할이 문래동에 작용하길 바라며, 문래창작촌이 전시 공간만이 아닌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매김하여 예술인과 주민이 접점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소개했습니다.

김 이사장님의 담백하고 진솔한 이야기가 끝이 나고, 2013년 첫 HMC, 1004클럽 행사 ‘문래동 이야기’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문래창착촌은> 젊은 예술가들에게는 창작공간이, 마을 주민들에게는 힐링스팟이 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문래창작촌>의 내일이 궁금해집니다.

* 글 : 최하나 (회원재정센터 인턴연구원)
* 사진 : 김경환 (회원재정센터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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