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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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간판쟁이? 아니, 도시디자이너! 충청남도의 거리를 디자인하다.

희망제작소는 9월 22~24일, 29~10월1일 두 차례에 걸쳐 충청남도와 함께 옥외광고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간판디자인학교를 열었다.

이번 교육은 옥외 광고제작자는 물론 관련 공무원이 한자리에 모여 간판 디자인에 대해 다각도로 토론 해 볼 수 있는 자리를 가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참가자의 대부분이 업장을 비우고 교육에 참가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통적으로 사업에 대한 걱정과 이번 교육에 대한 기대를 드러는 모습이었다. 요즘 경기를 반영하듯 교육을 시작하기 전부터 서로 비관적인 사업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교육 내용은 크게 ‘좋은 간판을 디자인 하는 방법’, ‘운영의 비전 제시’, ‘관련 법규의 이해’, ‘옥외광고 산업의 발전 방향’을 주제로 진행되었다. 구체적으로 <간판 디자인의 이해>, <이야기가 있는 디자인> 등의 강의를 통해 좋은 간판이 가져야 하는 요소와 디자인의 방향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졌고, 이후 <실무 워크샵:디자인 표현>을 통해 직접 간판을 디자인해보고 자신이 디자인한 간판을 다른사람에게 프레젠테이션하는 시간도 가졌다. 질의응답을 통해서는 디자인에 대한 아이디어도 서로 교환했다.

실습에는 담당 공무원들도 참여했는데, 한 공무원은 이런 디자인 교육이 좋은 간판을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참여 소감을 밝혔다. <옥외광고 비즈니스 스킬> 강의는 업계에서 성공적인 사업을 이끌어 온 사례를 직접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던 시간으로 참여했던 분들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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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와 간판, 시야를 넓히러 길을 떠나라

특히 많은 관심을 받았던 강의는 <옥외광고 법과 정책> 강의였다. 강의 도중 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고갔다. 특히 잦은 법규 개정으로 인한 업자들의 혼란과 옥외 광고물 허가/단속을 담당하는 관련 공무원들의 어려움을 서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강의에 이어 현장 답사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삼청동, 명동, 신사동과 압구정동을 둘러보며 노상에서도 열띤 토론을 계속했다. 특히 크고 화려한 간판이 아닌 작고 소박한 간판이 주를 이루는 삼청동의 간판을 보면서는‘이렇게 간판 만들면 업자들은 다 굶어죽겠구먼’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간판제작자도 있었다.

대표적인 상업구역인 명동은 옥외 광고물이 난립하는 공간이었다. 더러는 불법 간판이 눈에 띄는 곳이기도 하고 사람들도 늘 많이 오가는 왁자지껄한 동네이다. 이곳을 둘러 보면서 간판제작자들은 현재 본인들이 제작하고 있는 간판과 비슷한 간판들이라며 반가움을 표하기도 했다. 특히 일반적인 제작기법과 비슷하지만 조금씩 디테일이 다른 간판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간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의 거대한 LED 조명광고는 옥외광고가 점차 기존의 방식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첨단 기술이 도입되고 빠르게 변화하는 업종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게 해주었다.

마지막 날의 <옥외광고 산업의 발전 방향 및 토론회>는 옥외 간판 산업이 독자적인 한 가지 분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인식을 확인하게 된 토론회였다. 이미 간판이라는 분야가 제작자의 독자적인 분야가 아니라 건물 인테리어나 익스테리어와 연계되어 만들어지고 있고, 간판 자체도 실사 출력을 넘어 LED간판 등으로 첨단화 되고 있어 다른 분야와의 연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많은 참가자들이 지금은 어렵고, 앞으로도 밝지 않은 전망을 가진 옥외광고업을 하지만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을 이번 교육을 통해 찾았다고 했다. 또한 앞으로도 이런 교육이 자주 열려 서로 교류하고 배우는 장이 되었으면 한다는 점에도 모두 공감하였다.

2박3일간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각자의 지역으로 돌아간 충청남도 전역의 옥외광고제작자들은 앞으로 충청남도의 도시경관을 아름답게 바꾸는 한 사람의 도시디자인 전문가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