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19년 여섯 번째 희망편지를 드립니다.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는데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이번 희망편지에서는 자치정부의 책임자인 시장·군수·구청장을 직접 만나 지역 현안을 짚어보는 ‘희망찾기’ 인터뷰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지난 3월부터 민선 7기 자치정부 책임자와 인터뷰를 진행 중입니다. 주민과 가장 가까운 시장·군수·구청장을 인터뷰하면서 우리 사회의 희망을 다시 찾아보자는 취지입니다. 전국을 돌아다니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막상 책임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눌수록 새로운 변화를 향한 열정과 도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국 48곳의 ‘희망찾기’ 인터뷰는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인터뷰에 응한 목민관클럽 회원인 시장·군수·구청장분께 감사드립니다.

‘희망찾기’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민선 7기 자치정부의 변화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시민의 시대, 국민의 시대를 실질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생활 정치를 표방하며 주민에게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찾으려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대규모 토건 사업 중심의 의존형 지역발전은 주민의 생활여건 향상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성찰 때문이었습니다. 자치정부가 주민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일이 무엇인지 찾으려는 노력과 지향점은 주목할 만하지만, 이러한 정책을 만드는 주체는 여전히 관료조직의 틀을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민선 7기 자치정부 책임자들은 지역주민을 위해 일한다는 접근을 넘어 주민이 직접 참여해 대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주민과 함께, 주민에 의한 방식으로의 전환을 추구하는 사례가 많아졌습니다. △시민참여단 구성 및 운영 △주민의 알 권리와 행정 투명성 확대 △ 주민참여예산제 실질화 △ 지역발전을 위해 일할 공직자를 주민이 직접 선정하는 주민추천제 △시민의 제안을 행정에 반영하는 시민참여플랫폼 등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표방한 시민권력의 시대를 구현하는 현장이 바로 자치정부인 셈입니다.

또 다른 변화는 자치정부가 지닌 권한 범위 내에서 실질적이고 창조적으로 대안을 만드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전히 중앙집권적 통제와 자치정부에 권한 위임에 관한 한계는 존재합니다. 저출생, 고령화, 에너지전환, 양극화, 기술 충돌 등의 문제들이 복합적이고, 중층적으로 지역을 압박하고 있지만, 자치정부에서는 권한이 없어 적절히 대처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중앙정부가 모든 정책의 방향과 대안을 기획하고, 자치정부에서는 그대로 이행하라거나 경쟁방식의 공모형 지원의 불합리성도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치정부에서는 창조적이고, 중요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지역의 당면과제를 회피하지 않고, 권한 내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입니다. 예컨대 지역의 현금성 복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중앙정부는 국민생활최저선 보장을 맡고, 자치정부는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도입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하자는 대안을 제시해 사회적대타협을 위한 조직을 만들고 운영하는 데 이르고 있습니다. 또 자치정부마다 리빙랩과 폴리시랩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운영 중입니다. 수요자인 시민이 문제를 제시하면 각 분야의 전문가 및 시민활동가들이 적정기술을 구현하는 도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마트시티는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스마트한 시민이 먼저라는 인식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세 번째 변화의 흐름은 달라진 경제 접근방식입니다. 외부 자원을 끌어오는 대규모 토건 사업이 정주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각성을 통해 자족적 지역경제 기반을 어떻게 만들지에 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역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지역의 돈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상호연계를 활성화하고, 생활비용을 절감하도록 돕는 지역경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즉 지역경제계획, 로컬푸드, 지역화폐, 호혜적 마을공동체,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주민과 함께 지역순환경제를 만드는 도전이 전국 각지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희망입니다. 조만간 지역의 풍성한 사례를 모은 ‘희망찾기’ 인터뷰를 정리해 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희망제작소 소식과 창조적 도전이 될 만한 행사를 소개하며 희망편지를 마칩니다. 민선 7기 목민관클럽 제5차 정기포럼이 충남 논산시(6/20~6/21)에서 열립니다. 각 지방자치단체장과 공무원들이 모여 자치분권의 현황과 사례를 나누고, 배우는 자리로 진행됩니다. 이밖에 시민참여를 높이는 정부혁신방안 제안 창구를 구축하는 정부혁신해커톤 대회(참여신청)도 예정돼 있으니 자치정부와 시민주권을 염원하는 시민들은 참여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날마다 행복한 날들을 빕니다.
고맙습니다.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