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HMC 모임/후기] “만안(萬安)하십니까?”

“萬安하십니까?”

안양(安養)은 고려 태조 왕건에 의해 창건된 안양사(安養寺)에서 유래되었다. 특히 안양이란 불교에서 마음을 편하게 하고 몸을 쉬게 하는 극락정토의 세계로 모든 일이 원만 구복하여 즐거움만 있고 괴로움은 없는 자유롭고 아늑한 이상향이다. 바로 그곳을 희망을 만드는 사람들이 3월에 찾았다.

호프메이커스클럽(Hope Makers’ Club, 아래 HMC) 회원이기도 한 안양 최대호 시장은 “萬安하십니까?”하면서 회원들을 밝게 맞아 주었다. 만안하다? 이런 말도 있었나? 하고 고개를 갸우뚱 하는데, “안녕하십니까?”를 극존칭해서 쓰는 말이란다. 바로 안양에서 쓰는 인사법이라는 말에 회원들도 “萬安하십니까?”라고 화답했다.

“안양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좋은 일자리가 많아야 하고 이러한 일자리를 위해 스마트 타운을 세워 국내에 우수한 기업을 유치하려고 한다. 이곳은 혁신교육특별시범구역으로 지정되어 무상급식과 혁신교육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고 설명하면서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행정 실현을 위해 전시행정이 아닌 소프트웨어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국 최초로 실시한 U(유비쿼터스)-통합상황실로 이동하였다. 회원들이 모두 “와~”하고 소리를 칠 만큼 첨단 시설에 모두 놀란 모양이다. 상황실에는 안양지역의 CCTV를 통해 실시간 대중교통수단의 움직임, 교통체증 해소, 교통감시망의 상황에 따른 산불감시 및 하천홍수 감시 그리고 피해자와 가해자가 바뀔 수 있는 교통사고 현장을 재생하고 차량절도범을 정확히 찾아내 무고한 시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면도로나 치안이 약한 지역을 중심으로 최대한 사각지대 없이 관리하여 이를 경찰서 나 소방서 등 유관기관에도 제공하고 있다.
이를 지켜 본 회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외친다.
“앞으로 교통질서는 철저히 지켜야 해, 안 그러면 딱 걸리잖아?”

문화의 예술의 고장을 찾아서

맛있고 푸짐한 한정식으로 점심 식사를 한 후 안양의 문화예술 유적지를 향해 이동했다. 안양천은 의왕시 지지대고개에서 발원하여 군포시를 경유 안양시 도심을 중앙으로 관류하여 광명, 서울시를 거쳐 한강에 유입되는 하천이다. 60년대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생활하수와 공장폐수 등 오염물질의 유입으로 병들어 80년대에는 어떠한 생물도 살 수 없는 하천으로 변했었다. 80년대 이후 안양천을 복원하는 노력으로 지금은 수질이 개선되고 풍부한 물이 흐르면서 버들치, 피라미와 백로, 해오라기 등의 조류가 찾아오는 도심 속의 생태하천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서울의 청계천은 인공천이지만 이 곳 안양천은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넉넉한 문화공간으로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안양천 주변의 아파트와 자전거도로, 흙냄새 담은 산책로 사이로 들려오는 물 소리와 갯버들 가지에 싹이 트는 모습이 봄을 재촉한다. 저 멀리에는 효성이 지극했던 조선 정조가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능을 참배하러 갈 때 행렬의 편의를 위해 만들었다는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 38호 만안교가 보인다.

특히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NYANG PUBLIC ART PROJECT 2010, APAP)의 일환으로 조성된 학운공원의 ‘새 동네’는 안양을 진정한 문화예술의 고장에서 디자인으로 세상을 보는 기회가 됐다. ‘오픈 스쿨(롯텍, 뉴욕)은 프로젝트 작가와 시민들을 위하 8개의 컨테이너 구조물이며, ’오픈 파빌리온(매스 스터디스, 서울)‘은 세미나, 원탁 토론, 워크샵을 위한 행사장으로 돔형 구조물이다. ’오픈 하우스(라움라보어, 베를린)’는 다양한 행사 공간을 갖춘 방들의 집합으로 APAP2010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산업유산은 어디에?

안양예술공원을 가기 전 공원입구에서 중초사지 당간지주와 3층석탑을 둘러보았다. 이곳을 중초사지(中初寺沚)라고 하는 것은 서쪽 지주의 바깥에 각자(刻字)한 명문(銘文)에 의한 것이며 이 지주는 신라(新羅) 흥덕왕 (興德王) 원년(元年)(826) 8월 6일에 채석하여 그 이듬해인 흥덕왕2년(827) 2월 30일에 세운 조성년대(造成年代)가 확실한 명문이 있는 국내 유일의 당간지주이기 때문이다.

고 김중업 건축가가 설계한 전 유유산업 건물은 산업유산으로 안양시에서 개발중이다. 광복 후 당간지주 주변이 논밭으로 개간되어 오다 1950년대 말 유유산업 부지가 되어 공장건물이 건립되었다고 한다. 최근 유유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고 남아 있는 옛 유유산업의 건물 일부는 고(故) 김중업 건축가가 1950년대 후반에 설계한 이력을 지니고 있는데 안양시가 이들 건물을 근대산업 유산으로 활용해 부지 일대를 예술창작공원으로 추진한다니 앞으로 무척 기대된다.

이어 안양예술공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기존의 안양유원지를 지난 2005년 11월에 국내외 작가 52명의 작품을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숲속의 산책로변, 시민이 모이는 광장 주변 등에 설치하여 일반에 개방하고 있다. 알바로 시자(포르투칼)의 전시관, MVRDV(네델란드)의 전망대 등 아름다운 작품들이 많은데, 회원들은 이 전망대를 올라 안양시를 전망하면서 안양시민을 부러워하는 눈치다.

오늘의 마무리는 서울대 관악수목원에서 진행됐다. 교장으로 정년 퇴임 후 숲해설가로 활동을 하고 있는 박유서 숲해설사는 “때 이른 방문으로 아직 꽃과 새싹이 돋지 않아 서운하지만 오랜 기간 아름답게 가꾸어 온 수목원으로서 아기자기함과 웅장함이 숲 자체에 배여 있다”고 소개했다.

이곳은 서울대 농과대학에서 우리나라 자생 식물과 북반구 식물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가진 한국 최초의 연구림으로 지난 40년동안 비밀의 정원으로 보존된 곳인데, 최근 일반인들에게 공개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수목원에 오셨으니 이거 하나는 알고 가셔야 합니다. 소나무와 리기다 소나무, 잣나무의 잎이 몇 개 일까요?” 교단에 섰던 모습으로 가르치는 모습이 재미있다.

아름드리 잣나무 잎은 5개, 북미에서 건너온 리기다 소나무 잎은 3개. 일반소나무는 2개의 잎을 가졌다. 그래서 송편을 만들 때는 잎이 2개인 소나무로 쪄야 제 맛이 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탐방로에는 눈 위에 피어 가장 먼저 봄을 알린다는 복수초가 곱게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오늘은 아름다운 산천에서 예술과 역사 그리고 도시디자인까지 두루 체험할 수 있는 최고의 봄 나들이였다.

글 : 회원재정센터 이용신 연구원
사진 : 사무국 손영목 인턴연구원, 완주군청 송용환

Commen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