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천사: 말없는 솔선수범으로 모범을 보이신 김창국 이사장님


충무로에 있는 <친일 반민족 행위자 재산조사 위원회> 사무실에 숨 가쁘게 들어섰습니다. 맑은 얼굴로 반갑게 맞아주시는 김창국 위원장님을 뵈며 또 한 명의 천사와 이야기를 나눌 생각에 가슴이 벅찼습니다.

위원장님은 희망제작소의 이사장직을 겸임하고 계십니다. 1004클럽의 네 번째 회원이기도 하신 이사장님께서는 “이사장으로서 솔선수범한 것인데 인터뷰라니”하시며 너무 쑥스러워 하셨습니다. 그리나 이내 “더 많은 천사를 모여들게 할 수 있다면 기꺼이 도와야지” 라며 취재에 말씀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착한 사람, 정직한 사람이 노력한 만큼 대가가 얻어지는 사회, 그리고 골고루 잘 사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런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일하는 세력들이 항시 있어야하고 그런 목소리들이 나와야 한다.”며 앞으로 우리사회가 나아가야 하는 지향점을 말씀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_1L|1393281054.jpg|width=”200″ height=”15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우리사회가 건강성을 유지해가는 것은 희망제작소 같은 건전하고 좋은 생각을 가진 NPO의 힘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적인 이념을 내세우는 것도 아니고 실생활을 파고 들어가서 역동적인 사회, 건강한 사회를 만들려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습니까? 정책 개발이 관 주도가 되면 재정적 확보는 되지만 지속 가능성이나, 전 국민적 지지여부에서 취약한 면이 있고, 시민을 위한, 약자를 위한 정책 등이 소홀히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정책도 시민사회에서 나온 제안을 정부가 채택하여 실행하면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해요. 이러한 일을 희망제작소가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지요. 이 사회가 부정부패도 많고, 사회적 범죄도 많지만 그래도 이 사회가 건강성이 유지 되는 것은 사회 곳곳에 정화조의 역할을 하는 곳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


김창국 이사장님은 현재 본업인 변호사일은 잠시 휴업중이십니다. 15년간의 검사생활 경력이 있으신 이사장님은 박원순 상임이사님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으로 만나 지금까지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계십니다. [##_1R|1325300375.jpg|width=”200″ height=”15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그 뒤 ‘참여연대’ 공동대표로 ‘부패방지법 제정운동’을 하셨고, ‘국가 인권위원회’ 초대위원장을 3년 동안 지내셨습니다. (2001.11.25~2004.12.23) 그 뒤 희망제작소에 이사장으로 취임하시고 등기를 마쳤을 때 대통령 직속기구이며 한시적(4년) 기구인 <친일 반민족 행위자 재산조사 위원회>의 위원장직을 제의 받으셨습니다. 상황을 설명하고 고사했으나 청와대측에서 법적 문제를 검토한 후 희망제작소가 공익적 비영리 법인이기에 겸임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려 현재까지 4년 동안 공무원으로 <친일 반민족 행위자 재산조사 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계십니다. 친일행위를 대가로 받은 재산을 찾아 국가로 귀속시켜서 독립유공자를 위해 쓰게 하는 일을 하고 계신 것입니다. “이미 했었어야 할 일을 지금에야 하고 있다”고 밝게 웃으시는 이사장님은 곧 변호사 본업으로 복귀하실 예정이라고 하십니다.

이사장님의 모습 어디에도 권위를 내세우려는 긴장은 찾아볼 수 없었고, 사회를 위한 애정과 배려가 대화 내내 마음 속 깊이 전해져 왔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렇게 행복해지기 위해서 우리가 잃은 것도 있었지만, 하나의 방향성을 공유하며 아름다운 사람들이 이끌어가는 희망제작소는 이런 이완된 몸들에서 교류되는 에너지들이 증폭되어 힘을 발휘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영원한 청년 같은 김창국 이사장님은 박원순 상임이사님을 “신뢰감, 열정, 부지런함”이라는 세 단어로 표현하셨습니다. “박원순 상임이사님 같은 분이 열사람만 더 있어도 우리나라가 더 좋아질 것”이라며 한참 아래 연배임에도 존경의 표현을 서슴지 않으셨습니다. 이런 모습을 통해 두 분의 연대감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슴과 조화된 지능을 지성이라 한다면 두 분은 진정한 지성인임에 틀림없고 우리가 닮아 가야할 진정한 어른의 모습일 것입니다.

이사장님의 배웅을 받으며 사무실을 나섰습니다. 하늘은 아침보다 상당히 높아져 있었습니다. 한때 집에 암실까지 만들어 작업을 즐길 정도로 사진 찍기를 좋아하시는 이사장님은 은퇴 후 세상의 어디에선가 따뜻한 가슴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계시리라 기대합니다. 그리고 카메라에 담길 더욱 더 아름다워질 사회를 상상해 봅니다.



글, 사진_ 민들레사업단 강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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