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 프로그램

7월 희망탐사대가 찾은 곳은 국립중앙박물관입니다.

2005년 5월 용산 미군 헬기장이 완전히 철수한 후 같은 해 10월 경복궁에서 신축 이관한 현재의 국립중앙박물관은 구석기시대부터 근대의 사진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곳으로, 세계 박물관 중 9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 사실에 문화국민으로서 자부심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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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보고 만지는 체험 공간, 어린이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어린이박물관은 기존의 전시에만 초점을 둔 박물관과 달리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체험을 통해 문화재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길러주고 문화유산에 담긴 옛 사람들을 만나게 합니다. 여름방학을 맞아 어린이박물관은 오전부터 붐빕니다. 어린이 희망탐사대들은 이곳에 들어서자마자 눈이 휘둥그레 해 집니다. 옛 사람들의 숨결을 따라 가듯 그들만의 세상에 푹 빠져 버립니다.

이곳은 5개의 주제로, 옛 사람들의 다양한 주거문화를 체험하는 “따끈따끈, 삶의 보금자리”, 그릇과 농기구의 발전, 생활양식의 변화를 학습하는 “모락모락, 밥을 담는 그릇”, 시대별 다양한 장신구를 비롯해 의생활을 체험해 보는 “알록달록, 고운 우리 옷”, 우리 악기의 역사와 과학적 우수성을 체험하는 “마음과 영혼의 소리”, 그리고 전쟁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지혜로 문제를 해결하는 “무기와 무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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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속초에서 아버지 엄경선 회원과 참석하는 엄재연(15세)군은 “오늘 국립중앙박물관도 그렇지만 희망탐사대가 우리의 역사 문화를 주제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이 마음에 든다”면서 오는 8월 희망탐사대 1박2일 행사에서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역사에 흥미를 느끼고 그들의 호연지기를 배우기 위해 어떤 책들을 읽고 장소를 찾아다니는 지 소개해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 거기에 몰두하고 계속 탐구하는 모습은 어린이 희망탐사대에게는 큰 기쁨이자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토요일 집에서컴퓨터나 오락에 빠져 있을 이 어린이들이 무더위도 마다하지 않은 채 희망탐사대에 함께 한다는 사실! 우리나라의 미래가 결코 어둡지 않은 이유입니다.

미국, 한국 미술을 만나다

국립중앙박물관과 한국국제교류재단에 의해 개최된 특별전으로 미국의 박물관들이 한국 미술품을 소장하게 된 역사를 소개하고 미국에서 한국 미술품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조명해 봅니다. 미국 박물관에서 한국 미술품을 소장하게 된 것은 19세기 후반 무렵으로 조선이 외국에 문호를 개방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전시실 입구에 위치한 보스턴미술관 소장의 청자 꽃 새 무늬 매병은 일본 미술품을 수집했던 에드워드 모스(1838-1925)의 소장품을 미술관이 구입한 것으로 그 색감이나 새겨진 문양은 세련미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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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후반 조선 왕실에서는 외교사절에게 선물로 미술품을 하사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선교사 언더우드 집안에서 소장했다가 브루클린박물관에 기증한 청자 연꽃무늬 주전자가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필라델피아미술관의 백자 복숭아 모양 연적으로, 한국전쟁이 끝난 후 한국에서 근무한 매코믹 대령의 사후 기증품으로 이는 흔히 고려나 조선의 미술품 하면 쉽게 떠올리는 청자나 백자와는 달리 색이 다양하여, 전시관 입구에 있었지만 관람을 마친 후에도 계속 기억에 남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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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로소이다, 조선실Ⅲ에서 만난 선조들의 과학

조선실Ⅲ에서는 조선시대의 과학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전시실 입구에는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 경복궁 근정전의 닫집, 어좌의 모형이 있습니다. 닫집은 본래 존귀하고 신성한 분과 그 형상에 먼지ㆍ비바람ㆍ태양빛이 직접 닿지 않게 하기 위하거나 신성하고 위엄스럽게 보일 목적으로 건물 안에 설치한 작은 집입니다. 어좌 뒤에 위치한 일월오봉도는 절대적이고 영원한 왕ㆍ왕권ㆍ왕조를 상징합니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한글과 관련된 책들도 전시되어 있는데 세종대왕님의 친필 글씨 보이시나요? 참가자들은 세종대왕을 알현하기라도 한듯 그 분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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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고구려인! 조우관 만들기

점심식사 후 고구려 조우관 체험은 어른, 어린이 모두 가장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고구려 고분벽화를 보면 머리에 새 깃털을 꽂은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모자는 새 날개로 만들어져 조우관(鳥羽冠)이라고 하는데, 짐승을 많이 잡고자 하는 샤머니즘의 의미로 수렵시대부터 북방 유라시아 기마민족 사이에 행해져 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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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바늘에 실을 넣고 가죽을 꿰매는 어린이들은 뒤죽박죽 서툴지만 땀방울은 진지했습니다. 모형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고구려시대 선조들이 썼던 모자를 직접 만들어보는 것만으로 1500년 전 고구려인의 기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체험을 통해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희망탐사 가족들이 친해지는 기회가 됐고, 잘 되지 않는 부분은 서로 배려하고 도움을 주는 마음에서 드디어 한 가족이 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완성된 조우관을 쓴 어린이들이 강의실 앞에서 멋지게 뽑냅니다. 그들의 얼굴에는 고구려 무사가 있습니다. 김정연 회원의 자제인 이승현(11세)군은 조우관 1등상으로 희망제작소 그린티셔츠를 선물로 받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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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경치 좋다! 국립중앙박물관 조경

희망탐사의 마지막 여정은 국립중앙박물관 조경관람이었습니다. 시설과 한승호 주무관님은 “박물관에 있는 조경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 나름의 의미와 가치를 가진 것으로 그 자체로도 이미 하나의 문화재”라고 소개했습니다.

산책로를 따라 잘 어우러진 나무들을 보면서 다다른 곳은 보물 2호 보신각종이 있는 곳입니다. 매해 제야의 종으로 널리 알려진 보신각종은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치면서 훼손이 우려돼 이곳으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현재 종각에 있는 보신각종은 복제품이라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죠?

미르연못은 말 그대로 용 연못입니다. 작은 폭포가 흐르는 이 연못이 미르연못으로 불리게 된 것은 용처럼 솟아오르는 나무들 때문이라고 하는데, 새벽녘에 뿌옇게 안개가 끼면 정말로 용이 나오는 것 같은 형상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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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지막 목적지 청자정(靑瓷亭)

한국 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 상징물로 건립한 청자정은 고려 의종 11(1157)년 대권동족의 별궁에 양이정(養怡亭)을 짓고, 지붕을 청자로 덮었다는 고려사의 기록에 근거하여 건립했는데 여기에서 쐬는 바람은 박물관을 관람하면서 쌓인 피로를 말끔히 풀어주었습니다. 청자정 앞 연못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오리를 보면서, 그동안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생활에 매몰된 채, 주위를 둘러보는 것조차 어색하게 돼 버린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였습니다. 7월 희망탐사를 통해 도심 속에서 선조들의 자취를 밟아가면서 오늘을 돌아보고 내일을 그려 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글 : 회원재정센터 김나령 인턴연구원
사진 : 회원재정센터 윤나라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