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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 및 인구소멸이 진행되고 있는 비수도권 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의 공통적 고민 중 하나는 지역고용 확대 등 지역경제 회복, 출산장려정책 및 정주여건 개선 등을 바탕으로 한 인구방어 및 인구증가 전략일 것이다. 국내외 지역에서 완벽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성공모델과 성공사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각 지역의 특성과 산업기반을 감안하지 않고 그대로 벤치마킹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전국에서 우후죽순 개최된 축제의 대부분이 많은 돈을 투자하고 지역경제에 유의미한 효과를 보지 못했거나 실패했다는 사례가 많았다.

지역소멸 대응을 위한 지역고용 확대 및 지역경제 회복 전략 선택 및 성공지역 벤치마킹은 지역의 인구 및 자원, 산업특성을 충분히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그래서 도시/농촌/도농복합지역으로 나누고, 산업 유형 별로 유형화한 지역고용 및 지역경제를 활성화한 성공 사례를 제시한다.

우선 도시지역은 크게 ▲제조업 혁신 ▲서비스업 혁신 ▲재생에너지혁신 등 3가지 모델, 농촌/도농복합지역은  ▲특정산업유치형 ▲혁신도시(이전기관)연계 산업유치형 ▲농업혁신형 ▲재생에너지산업유치형 등 4가지 모델로 유형화 해보고자 한다.

🔎 도시지역 ① 제조업혁신 모델: 일본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의 산학관 연계 고용창출 전략

하마마쓰시의 기반산업은 수송용기계, 가공성형, 광기술 및 전자기술 분야다. 하마마쓰시 고용전략은 ‘하마마쓰 산업창조센터’라는 중간지원조직을 만들어 기업·대학·지자체 등 산학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벤처 라보’에 위탁해 중소기업 대상 직접 방문 ‘경영기법’ 및 ‘판로개척’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산학관 연계 ‘산업인재육성 컨소시엄’을 결성해 인재육성, 지적재산 및 창업 연결을 하고 있다.

특히 ‘사업화연구회’를 조직해 차세대 자동차·항공기·로봇·정보통신 산업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 기반 기술부터 신소재 및 신성형 기술 개발·응용 제품화 및 사업화까지 챙기고 있다.

🔎 도시지역 ② 서비스업혁신 모델: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앵커기관 지역재생 전략

클리블랜드는 1980~90년대 지역제조업 쇠퇴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지역 내 앵커조직(대학, 병원, 공공기관)과 협동조합을 연계해 지역경제를 회복했다.

지난 2005년 지역주민 조성 기금 바탕 클리블랜드재단을 설립했다. 지역 내 대학·병원· 공공기관 등 앵커조직의 수요를 공급자 즉, 지역의 사회적경제조직(지역주민/노동자 중심 협동조합, 예)에버그린세탁협동조합)과 조달 계약을 맺었다.

지역주민에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이익은 주민과 공유했다. 대부분 지역의 앵커조직은 역외조달로 자원이 유출되는데, 이를 막아 지역 내 선순환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조성했다.

🔎 도시지역 ③ 재생에너지혁신 모델: 서울시 동대문구 아파트의 태양광 자산화 전략

홍릉동부 아파트(371세대)는 외부승용차 주차비 잡수입 등으로 주민이 자부담했다. 또 서울시 보조금(설치비의 65%)과 동대문구청보조금(세대당 10만원)을 받아 전 세대에 미니 태양광(녹색드림협동조합)을 설치해 지난 2017년 서울특별시 환경상 대상을 수상했다.

휘경현대 아파트(372세대)는 세대 별 자부담 없이 장기수선충당금으로 전액을 부담했다. 홍릉동부와 마찬가지로 전 세대에 미니태양광을 설치(녹색드림협동조합)해 지난 2018년 서울특별시 환경상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홍릉동부는 세대별/공동 전기요금을 합해 약 4,536만 원(2017년 기준)이 감소한  반면, 휘경현대는 연간 11만 4,790k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약 2,200만원의 전기요금 절감효과를 누렸다.

🔎 농촌/도농복합지역 ④ 특정산업유치형 모델: 거창군 승강기밸리

거창군은 군민이 폐교 위기의 거창기능대를 존속하려는 노력 끝에 한국승강기대학으로 특성화 설립하고, 승강기기업들을 적극 유치했다. 승강기제조업을 기반산업화 하는데 성공한 거창군(민/관)·중소기업 주도 산학연관 지향형 모델이다.

현재 거창군은 37개 승강기 중소기업 입주 및 승강기안전기술원 이전 등으로 8백여개 일자리와 연 매출 2천 억 원을 달성했다. 농촌 지역인 거창군의 전략 산업이 승강기제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농촌/도농복합지역 ⑤ 혁신도시(이전기관)연계 산업유치형 모델: 나주시 빛가람 에너지밸리

전남혁신도시는 나주 빛가람혁신도시로 이전 기관 중 최대 규모의 기관은 지난 2014년 말 이전한 한국전력공사다. 이전 당시 광주·전남의 예산이 10.2조 원(2015년 기준)이었던데 반해, 한국전력은 71.8조 원이었고, 이전 본사 직원은 1,531명 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광주광역시, 전라남도, 한국전력 주도로 에너지밸리를 구축해 빛가람혁신도시와 인근 산업단지에 에너지 신산업 기업 및 연구소를 집중 유치해 261개 기업이 투자했고, 가동 중인 업체는 215개(2020년 말 기준)에 달한다.

전라남도는 ▲에너지밸리에 스타트업 200개 유치 ▲에너지전문인력 1만 5천 명 양성 ▲2030년까지 기업 1천 개 유치 ▲4.3조 원 생산 유발 ▲2만 4,700명 고용 유발 효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에너지밸리산학융합원·한국에너지공대 ·한전 에너지신기술연구소 설립(2021년 9월 준공예정 ) 등으로 산학연관 클러스터 외형도 갖춰가고 있다.

🔎 농촌/도농복합지역 ⑥ 농업혁신 모델 : 완주군 로컬푸드 전략

완주군은 소농의 소득 감소 및 고령화, 특산품 부재 등 전형적인 농촌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로컬푸드라는 아이템으로 중간지원조직(현재, 소셜굿즈센터) 설치 및 행정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로컬푸드 직매장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획생산을 접목하고 가공식품도 확대했다. 세련된 인테리어를 바탕으로 대형마트에서 로컬푸드 직매장으로 주민의 발걸음을 돌렸다.

현재 12개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고 있으며, 2012~2020년 누적 매출 약 4천 억 원이다. 주요 민간주체인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의 연 매출은 약 348억 원이다. 참여농가 1,270가구(소농 고령농 약 70%), 소비자회원 8만여 명으로, 매출 대부분이 지역농민에 재환원된다.

중간지원조직인 소셜굿즈센터의 활동 영역도 다양하다. ▲로컬푸드와 연계한 마을공동체/마을기업 형성 및 지원 ▲지역 유무형 자산(자원) 활용 상품화 지원 ▲일부 마을기업에서 주민에게 일자리 제공 ▲노인수당 지급 ▲마을기금 조성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 농촌/도농복합지역 ⑦ 재생에너지산업유치 모델: 제주도 가시리마을 풍력 자산화 전략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마을은 공동목장에 풍력발전을 유치해 수익창출과 주민배당, 주민생활 편의시설 및 관광자원 확충, 마을만들기 등에 이익 재환원 등을 하고 있다.

제주도(제주에너지공사)는 풍력발전단지 건설사업에 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난 2009년 1월 사업 부지를 공모(지역주민에 전력 판매수입의 10% 인센티브 제공)해 가시리마을 공동목장을 풍력발전단지로 선정했다.

부지면적 약 3만㎡에 조성된 15㎽ 규모의 가시리풍력단지는 한진산업 1.5㎽ 터빈 7기, 유니스·효성 705㎾ 터빈 6기가 있다. 연간 약 3.4만MWH의 전력 생산으로 30~35억 원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다. 가시리에는 500가구(1,200명)이 거주하는 데 발전 단지가 마을로부터 5㎞정도 떨어져 있어 소음 관련 민원이 없다.

가시리 주민은 제주에너지공사로부터 3억 원 가량의 임대료 명목 마을발전기금을 받고 있다. 마을발전기금은 2년 이상 거주 주민에게 가구당 월 2만 원의 전기료 및 TV수신료 지원, 학생 장학금, 노인복지기금 등에도 활용된다.

주민의 요구로 발전소 울타리는 시멘트 대신 제주의 특색을 살린 돌담으로 지었다. 풍력발전 주변에는 예전처럼 소(300마리)와 말(150마리)을 키우고 있으며, 유채꽃밭도 있어 관광 산업 연계 효과가 크다.

– 글: 고광용 연구사업본부 연구원 gygo@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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