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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영동군은 국내 유일 포도와인산업특구(영동포도클러스터)다.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해 포도 재배 최적지로 꼽힌다. 기업형 1개소, 농가형 43개소 등 총 44개소의 와이너리가 운영되고 있다. 영동군의 와인산업은 우리나라 농산업의 모범적 사례다.

🍷 와인뿐 아니라 부가가치 사업으로 승부수

영동포도클러스터는 지난 2005년 5월 출범했다. 영동군, 유원대학교(전 영동대학교), 영동군포도회, 와인코리아, 와인연구소, 농업기술센터 등 산·학·연·관의 10개 기관이 참여했으며, 3년 간 52여억 원이 투자됐다.

사업 방향은 포도 판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와인‧포도즙 등 가공식품 개발 ▲포도농장 관광화 등 부가가치가 높은 수익화 전략을 세웠다. 영동군 내 다양한 기관과의 유기적 네트워크는 1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지역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 산‧학‧연‧관, 와이너리 맞춤형 역할을 맡다

영동포도클러스터가 활성화된 배경은 산‧관‧학‧연의 맞춤형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먼저 영동군은 농업기술센터 내 와인산업팀을 구성해 기존 포도 농가와 귀농인이 와인산업에 진입할 수 있도록 와인창업 5단계 시스템을 운영‧지원했다.

전국에서 유일한 와인창업 지원 시스템은 와인에 관한 이해 및 제조법 등 기본 사항부터 소믈리에 교육과정, 제조설비 지원, 제조면허 취득, 관련 법 자문, 포장 지원, 홍보 및 마케팅 분야 교육까지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영동군에 위치한 유원대학교(전 영동대학교)는 지난 2007년 와인 관련 학과를 개설해 영동포도클러스터 발전의 튼튼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실제 농가형 와이너리 종사자들은 영동군에서 지원하는 와인 아카데미 외에 유원대 와인발효학과(현 와인사이언스학과) 교육과정을 이수해 전문성을 쌓아가고 있다.

충청북도농업기술원 역시 영동군에 와인연구소를 설립했다. 우라나라에 걸맞은 와인 품질 지표를 선정하고, 와인 품질의 고급화를 위해 농가를 지원하고 있다. 연구소의 적극적인 기술 이전과 지원은 와이너리의 제품을 다양화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 와이너리가 영동군에 가져온 나비효과는

영동포도클러스터는 와이너리에서 3차산업(관광) 육성으로 이어지며 농가 소득의 증가를 가져왔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에 따르면 농가 소득은 가공 겸업으로 수입이 66%가 증가한 31,500천 원을 기록했다.

포도뿐 아니라 블루베리 등 지역 과일을 활용한 농작물 및 제품 다각화로 이어졌다. 이러한 시도는 각 품평회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으며, 지난 2009년에는 지역특화발전특구 시상식 및 성과 교류회에서 영동 포도와인산업특구가 우수지역 특구로 선정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와인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조건은

하지만 과제도 남아있다. 농가형 와이너리는 품질관리 및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기후 변화에 따른 포도 수확량의 변화는 포도 와인 보다는 전통주, 과실 발효주 등으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와인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행정의 역할이 필요한 대목이다. 영동군에서는 영세 농가형 와이너리의 한계 극복을 위해 공유형 와이너리 건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소비자 수요와 가격 경쟁에 밀리지 않는 품질 다각화라는 숙제가 남아있다.

영동군에서 와인산업의 싹을 틔운 배경은 농업혁신을 주도한 농가(시민주체)와 이를 지원한 행정과 연구기관 덕분이었다. 앞으로 와이산업의 고도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협력하는 게 필수 과제다. 지역의 와이너리 간 관계도 경쟁 관계보다 상생‧협력 관계로 전환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야 한다. 지금까지 구축한 네트워크를 강화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길 희망한다.

※ 지역농업클러스터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005년 시범사업으로 실시한 사업이다. 지역의 특화된 농산업의 혁신을 위해 지역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농업인과 지방정부, 학계, 연구단체, 기업이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농산업 결집체를 뜻한다.

참고자료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퍼지는 향기처럼 불그스레, 2021.09.07., 한겨레
영동군 포도/와인산업 현황, 영동군청
지역농업클러스터 사업단 평가 영동포도 클러스터 ‘최우수’, 2006.10.15., 충청투데이
시장 창출하는 ‘농업경영인 시대’ 개막, 2012.03.16., 정책브리핑
영동군, ‘포도·와인산업특구 우수특구’로 선정, 2019.12.06., 연합뉴스

– 정리: 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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