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든, 즐거운 일을 찾자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직업 체험 위주의 단발적 진로교육에서 벗어나 청소년이 직접 자신의 지역 안에서 창의적인 일을 기획하고 실행해보는 프로젝트입니다. 아름다운재단 지원으로 운영되었으며, 희망제작소는 협력기관으로 지역 청소년의 변화와 성장을 지원했습니다.

 

2021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성장공유회가 지난 1월 22일 열렸습니다. ‘성장’공유회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한 해의 활동 성과만 보는 게 아니라 지난 3년의 여정, 길게 6년의 발자취를 함께 돌아보고 나누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등의 상황으로 인해 온라인 공유회로 열렸지만, 참여 청소년과 지역파트너, 희망제작소와 아름다운재단 등 내일상상프로젝트를 함께 꾸렸던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 그간의 과정을 되새기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프닝🟩 내일상상, 지난 6년의 발자취를 돌아보다

지난 6년의 활동과정을 담은 오프닝 영상으로 공유회의 막이 올랐습니다. 2016~2018년까지 전주, 장수, 순창, 진안, 완주의 5개 지역, 2019~2021년 진주와 남원 등 3개 지역에서 청소년과 함께 한 시간이 스쳐 지나갔는데요.

사회를 맡은 손혜진 희망제작소 연구원과 내일상상프로젝트 참여자였던 우정헌 님은 “긴 여정에 함께 한 다양한 주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마무리할 수 있어 뜻 깊다”라는 소감으로 시작을 알렸습니다.

2016년부터 사업을 지원해온 아름다운재단의 권찬 사무총장은 “6년의 활동 속에서 청소년과 지역사회가 저마다의 변화를 만들어 온 과정이 큰 의미”라면서 “앞으로도 의미 있는 진로탐색 활동의 지속을 위한 관심을 이어가겠다”라고 소회를 전했습니다. 협력기관으로 사업을 총괄한 희망제작소 임주환 소장은 “짧지 않은 시간 진로를 탐색하는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일과 삶에서 주인이 되는 시민으로 성장하길 기원한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프로젝트를 함께 한 청소년에서 이제는 청년이 된 참여자들의 특별 축하 인사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2018년도 진안에서 활동했던 김수빈 님은 “관심사와 연결된 활동이라 지금 생각해도 의미 있는 기억”이라며, “모든 활동이 도움이 되지 않았더라도 6년의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여기까지 온 것 같다”라고 전했습니다.

🟩 세션1🟩 내일상상프로젝트가 우리에게 남긴 것

첫 번째 세션에서는 프로젝트를 통한 성장과 변화의 지점을 참여 청소년들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내일상상프로젝트의 핵심 키워드인 ‘사람책’, ‘프로젝트’, ‘동네와 지역’이라는 3가지 테마로 각각 팀을 나누어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남원에서 프로젝트 활동을 진행했던👉 김승미, 김도희 님은 ‘우리가 직접 만난 사람책’이라는 주제를 공유했습니다. 마치 책을 읽듯이 평소 궁금했던 사람들의 일과 삶을 들여다보는 활동들이 이들에게 남긴 변화가 인상 깊었습니다.

Q. 프로젝트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책이 있나요?

승미: 제가 관심이 있는 진로가 ‘캐릭터 디자이너’거든요. 또 지금 살고 있는 남원의 월매야시장 캐릭터를 직접 그리신 분이라서 사람책으로 만났는데, 여러 활동을 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Q. 사람책 활동이 학교에서 하는 진로 수업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도희: 학교에서는 보통 (진로 수업이) 한두 시간 빼서 잠깐 하는 정도라 뭔가 이어진다는 느낌이 없어요. 그냥 쉬어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애들도 있고. 근데 진로 사람책은 주기적으로 만나면서 멘토처럼 편하게 질문할 수 있어 좋았어요. 결국 함께 했던 사람책 선생님과 프로젝트까지 연결됐고요.

남원 지리산권의 참여자인👉 김진호, 김지혜 님은 ‘우리 동네, 우리 지역’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지역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프로젝트의 특성상 지역과의 연결고리를 빼놓을 수 없을 텐데요. 이런 특성이 참여자에게 어떻게 다가갔을까요.

Q.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우리 동네나 동네 사람들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게 있어요?

진호: 지리산권이 농촌이다 보니 농민 분들만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일을 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저희 벽화 그릴 때 도움을 주신 선생님, 요리 연구자, 직접 집을 지으시는 분…. 단순히 먹고 사는 것 말고도 굉장히 다양한 일들이 있고, 재미있는 삶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지혜: 지역이나 마을 안에 우리에게 관심을 갖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른이 생각보다 많았다는 거요. 프로젝트가 아니면 다른 학교 친구들이나 동네 분들과 교류할 일도 없지 않았을까 싶거든요. 활동을 같이 하자고 제안하거나, 공간을 제공하거나, 도와줄 거리를 찾는 분께 너무 감사했고, 좋았어요.

Q. 혹시 내가 사는 지역에 계속 살고 싶은 마음이 있나요.

진호: 이 곳도 좋은데, 더 큰 도시로도 나가서 많은 걸 경험해보고 싶어요. 나가야만 할 수 있는 경험이 있잖아요. 다만, 이 시기에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도 이런 풍부한 경험을 할 기회가 있었다는 게 정말 좋아요. 앞으로 이어질 활동에서도 많은 친구들에게 이런 기회가 생긴다면 좋겠습니다.

세션1의 마지막 순서는 👉 ‘직접 진행한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진행된 진주의 김유린, 조현수 님의 발표였습니다. 함께 프로젝트를 하면서 쌓였던 경험이 각자에게 무엇을 남겼는지, 진솔한 소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Q. 프로젝트를 통해 내게 일어난 가장 의미 있는 변화 한 가지를 꼽아주세요.

유린: 원래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또 막상 사람들 앞에 서면 의견 내는 게 부끄러울 때가 있어요. 잘 들어줄까 걱정도 되고. 그런데 프로젝트 안에서 팀원들이랑 서로 의견 나눴던 게 전 제일 좋았거든요. 의견을 듣고 존중하는 모습은 이전에 내게 없었던 부분인데, 대화를 통해 채워가는 과정이 새롭게 즐겁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현수: 공연 하나를 진행하는 데 팀원들이 굉장히 의논할 게 많았어요. 그래서 저도 좀 비슷하게, 의견을 내고 말하는 것에 대한 경험이 좀 많이 쌓인 것 같아요. 고등학교 단체 면접 가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이런 모습들이 좀 많이 달라진 부분이에요.

🟩 세션2🟩 내일상상프로젝트는 현재진행형!

사업을 담당했던 이시원 희망제작소 연구원은 프로젝트의 핵심 성과와 더불어 향후 프로젝트 모델의 지속을 위한 연구 활동을 간단히 소개했습니다.

첫 번째로 꼽은 성과는 프로젝트가 👉‘참여자 진로의식의 긍정적 변화’였습니다.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직업이나 전공을 직접 훈련하는 교육 활동이 아니라 저마다 다른 관심 분야를 가진 다양한 참여자들의 역량이 조화를 이루며, 협업을 통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럼에도 진로의식 관련 핵심 지표는 눈에 띄게 성장함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지요. 진로 선택의 기준이 다양화된 것, 목표 설정 및 설정의 이유가 명확해진 것 역시 눈에 띄는 지점이었습니다.

두 번째 성과는 👉지역자원을 중심으로 한 ‘진로탐색 자원 네트워크’입니다.

남원과 진주에서 3년간 발굴한 250여 개 진로 자원은 단순한 진로체험처와는 구별되는 성격을 가집니다. 일회성의 체험활동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과 연계되는 사회자본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요. 각 지역의 파트너들은 이러한 진로자원 생태계 조성을 통해 지역 청소년의 진로탐색 활동의 다양화를 꿈꾸고 있습니다.

세션2의 마지막 순서로는 앞으로의 지속가능성과 과제를 당부하는 연구 활동을 공유했습니다.

이시원 연구원은 “청소년의 변화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청소년이라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든든한 활동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마을교육 거버넌스 구축 방안을 설명했습니다. 학교에 편중되었던 교육적 책임과 권한을 지역사회가 하나씩 분담함으로써 보다 의미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최근 일련의 교육 패러다임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 마무리🟩  앞으로의 내-일을 응원하며

끝으로 온라인 참여자들과의 소통 세션인 ‘내-일쓰기’ 캠페인이 이어졌습니다. 참여 청소년뿐 아니라 지역의 파트너와 진로 멘토 모두 저마다 변화의 지점과 더불어 앞으로 꿈꾸는 ‘내-일’에 대한 솔직한 다짐을 나눴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시작한 활동을 함께 마무리할 수 있어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공유회를 끝으로 지난 6년의 내일상상프로젝트는 막을 내렸습니다. 함께 해준 청소년들, 파트너들,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내일상상프로젝트를 이끌어 준 모든 분들께 참 감사했습니다. 공유회의 캐치프레이즈였던 ‘언제 어디서든, 즐거운 일을 찾자’는 말은 지나온 활동만 의미하지 않습니다. ‘진로는 길’이라는 말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앞으로도 즐거운 일을 찾아나갈 우리 모두의 여정을 지지하고, 또 응원하겠습니다.

– 글: 이시원 연구원·lsw@makehope.org
– 사진/자료: 희망제작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