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한 관계에서 시작하는 공동체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감염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소통과 공동체의 위축을 불러왔습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은 조심스럽게 소통과 관계를 이어오며 마을과 주변을 살펴왔습니다. 이처럼 마을공동체는 지역 주민의 자발적인 공동체 활동을 통해 사회적 연결망을 구축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글에서는 도시재생과 평생학습을 매개로 연결된 공동체 사례와 온라인이 오프라인 연결을 촉진한 새로운 공동체 모습을 살펴봅니다.

🏘️ 도시에 끊임없는 활력을 불어넣는 마을공동체, 성미산 마을
도시재생은 단순히 오래된 건물을 재건축하고 도시를 재개발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공동체에서 바라보는 도시재생이란 주민의 관점에서 지역사회의 활력과 경쟁력을 가져오는 것을 말합니다. 즉, 지속가능한 지역을 주민과 함께 만드는 것이죠. 지역 주민의 노력으로 마을 주변을 재생시키고 활력까지 더한 성미산 마을을 소개합니다.

성미산 일대의 마을공동체는 1994년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 직접 운영하는 ‘공동육아협동조합 어린이집’부터 시작했습니다. 이후 마을 주민과의 관계를 지속하고 강화하기 위해 ‘마포두레생협’을 설립합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지역구성원의 관심사가 반영되어 ‘성미산풍물패’를 비롯한 밴드·인문학·여성모임 등 다양한 동아리도 생겼습니다. 이렇게 단단하고 숙성된 공동체는 지역사회에 필요한 시설, 조합,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면서 지역사회에 끊임없는 활력과 도시 경쟁력을 불어넣는 주체로 역할을 합니다.

🏫 교실과 교과서를 넘는 교육, 참이슬마을공동체
평생교육은 아동, 교실, 교수자 중심이 아닌 개인이 겪는 전 생애 주기, 즉 평생에 걸친 교육을 말합니다. 평생교육은 우리가 상상하는 수업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연령층이 한자리에 모여 오손도손 나누는 이야기도 교육이며,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것도 교육입니다. 이렇게 지역 구성원들을 함께 배우며 성장합니다. 이러한 교육의 장이 14년째 활발히 유지되는 공동체가 있습니다. 바로 경기도 시흥의 ‘참이슬 평생학습마을학교’입니다.

참이슬마을학교는 마을 주민이 직접 학습공동체를 조성해 문화강좌, 공동육아, 마을축제, 북카페 등을 운영합니다. 아파트 이웃들과 소통하며 함께 학습할 기회를 넓히고 아파트 유휴공간을 활용해 공간을 꾸렸습니다. 마을학교는 마을에 다양한 학습기회와 공동체 회복뿐만 아니라 경제적 활력까지 가져왔습니다. 주민의 학습활동을 위해 조성한 공간은 공간 관리를 위한 인력의 필요를 만들어 마을 일자리가 창출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집니다. 이렇듯 주민 주도로 조성된 학습생태계는 지역 구성원들의 소통을 촉진시키고, 그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공동체의 효능감을 전합니다.

가깝고 따뜻한 당신의 근처를 만들어요. 당근마켓🥕
출처: 당근마켓
마을공동체는 육아, 돌봄 등 개인이 생활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공동체를 통해 충족하는 형태로 형성되었습니다. 공동체 활동을 통해 주민 일상과 밀접한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함으로써 삶의 만족도가 향상되는 거죠. 필요에 의해 공감대를 형성한 이웃은 물리적인 만남을 기반으로 함께 모임을 꾸리고 이끌어 나가는 전통적인 마을공동체 형태를 가집니다. 최근에는 새로운 형태의 마을공동체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당근마켓인데요. 당근마켓은 단순히 중고거래를 위한 플랫폼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닌 마을공동체처럼 동네에서 관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당근마켓이 어떻게 마을공동체 역할을 할 수 있는 걸까요?

코로나 19로 인해 이웃과 이웃 간의 단절은 근거리 공동체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했습니다. 더불어 기술발전으로 취향 중심, 의제 중심의 공동체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나에게 더는 필요없는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팔거나 나누는 과정에서 자원 선순환과 이웃과 이웃이 만나면서 지역 생활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었습니다. 게다가 커뮤니티는 물리적인 모임에서 온라인으로 확장되기도 합니다. 동네 생활정보를 주고받는 ‘온라인 마을회관’ 기능을 하는 ‘동네생활’ 서비스도 활발한데요. 마을 소식을 전하고, 분실물 주인을 함께 찾고, 맛집을 공유해 소상공인을 살리고, ‘한강 러닝 크루 찾아요’ 처럼 운동이나 공부를 함께할 사람을 찾으면서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모임을 꾸립니다.

당근마켓을 이용하는 이웃들은 다양한 주제로 모이게 됩니다. 다양한 활동 형태를 지닌 모임은 마을공동체로 성장하며 이웃 관계가 없는 주민도 공동체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합니다. 이는 공동체의 양적 성장을 촉진하고, 활동의 성숙에 따라 다양한 지역혁신 활동 사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불어 중고물품 거래와 생활정보 공유시 주민 간 오가는 대화 속에서 이웃 간 상호관계가 더욱 성숙해지는 계기가 됩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타인이 아닌, 내 옆집의 이웃이기 때문에 서로 존중하는 마음과 대화가 오가지요.


사회 환경의 변화와 기술발전과 더불어 마을공동체도 변화하고 다양해지고 있지만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소통과 연대입니다. 사회는 지금보다 더 불안해지고 고독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가족, 이웃과 연결의 끈이 필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할 때,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 우리 주변에 언제든지 문을 두드릴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사람을 모으고, 모임을 만들고, 운영해야 하는데, 힘든 거 아니냐고요? 팍팍한 삶 속에서 공동체 활동에 참여할 여유가 어디 있냐고요? 어쩌면 이미 당신은 중고물품 구매만으로도 이웃의 존재를 체감했다면 공동체의 시작을 경험한 것 아닐까요? 😉

– 글: 미디어팀